[커버스토리] 침대에 사우나까지 갖춘 한옥 … 이리 오너라~ 하룻밤 어때?

[여행]by 중앙일보

l 호텔 못지않은 한옥 숙소 9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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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전통 여관 료칸(旅館), 스페인의 고성(古城) 호텔 파라도르(parador), 이탈리아 농촌 주택 아그리투리스모(agriturismo). 모두 각 나라의 전통 건물이 여행 숙소로 활용되고 있는 성공 사례다. 우리에게도 매력적인 전통 숙소가 있다. 한옥이다. 그러나 한옥은 잠자리로서 춥고, 낡고, 불편하다는 선입견이 있는 게 사실이다. 그 선입견이 깨지고 있다. 21세기형 한옥 숙소는 일반 호텔 못지않게 안락하고, 세련되고, 편하다. ‘한옥’ 호텔·리조트·유스호스텔·레지던스 등 여행자의 집으로 변신한 전국의 한옥 숙소 9곳을 소개한다.


유서 깊은 고택에서의 하룻밤


구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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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계 이황의 10대손 이휘면(1807~58)이 건립한 칠곡고택, 조선 후기 정3품 벼슬을 지낸 이지(1560~1631)가 세운 박산정 등 200~4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전통 한옥 7채가 숙소로 쓰이고 있다. 경북 안동시 곳곳에 흩어져 있던 고택은 안동댐 건설로 수몰 위기에 몰리면서 1975년부터 2003년까지 차례차례 성곡동으로 이전됐다. 안동시와 SK그룹이 힘을 합쳐 방치돼 있던 고택을 개조했고, 2014년 고택 리조트로 개장했다. 고택 7채는 구조가 제각각이다. 양반가의 별장이었던 정자, 묘소를 지키기 위해 마련한 재사(齋舍) 등 집의 용도가 달랐기 때문이다. 한 채에 적게는 3명, 많게는 16명까지 묵을 수 있다. 모든 객실에 현대식 욕실이 딸렸다. 냉장고는 있지만 TV는 없다. 백반이 조식으로 제공된다. 1박 12만원부터. 경북 안동시 민속촌길 190. ☎ 054-823-9001.


첨단 도시의 한옥 호텔


경원재 앰배서더 인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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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최기영(71) 대목장이 지은 한옥 호텔이다. 인천을 대표하는 영빈관을 만들 목적으로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약 5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지난해 5월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문을 열었다. 2만8000㎡ 부지에 들어선 호텔 주변으로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높은 건물인 동북아타워(305m)를 비롯해 송도의 마천루가 펼쳐진다. 마당을 포함해 면적이 150㎡에 이르는 로열 스위트룸은 호텔이 자신 있게 선보이는 객실이다. 침실 2개와 욕탕, 사우나 시설도 갖추고 있다. 욕조에 누워 창 너머로 송도 센트럴파크의 경치를 즐길 수 있다. 호텔 체인 앰배서더가 위탁 경영한다. 매일 오전 10시 호텔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객실 미니바 무료 이용. 1박 33만원부터. 인천시 연수구 테크노파크로 200. ☎ 032-729-1101.


특급호텔 한옥 스위트룸


씨마크호텔 호안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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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강릉 씨마크호텔은 지난해 1월 호텔 등급제가 개정 시행된 이후, 호텔신라와 그랜드인터컨티넨탈서울파르나스에 이어 최고 등급 ‘별 5개’를 받은 ‘5성 호텔’이다. 지난해 6월 개관 때부터 경포 해변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입지와 세련된 외관으로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씨마크호텔의 백미는 호텔 본관이 아니라 별관에 있다. 독채 한옥 ‘호안재’를 별채로 두고 있어서다. 해송으로 둘러싸인 호안재에서는 바다와 하늘이 어우러진 전경을 감상할 수 있다. 객실 등급은 ‘스위트룸’이지만 호안재는 ‘저택’에 가깝다. 안채·별채·사랑채로 구성됐는데 면적이 275㎡에 달한다. 안채와 별채가 침실로 사용되며 최대 8명이 숙박할 수 있다. 사랑채는 소규모 연회장으로 사용할 수 있다. 5성 호텔 최상위 등급 객실인 만큼 숙박 가격이 비싸다.


1박 1300만원. 강원 강릉시 해안로406번길 2. ☎ 033-650-7000.


수목원 안의 한옥


천리포수목원 가든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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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태안 천리포수목원은 미국 태생의 귀화 한국인 고(故) 민병갈(1921∼2002) 선생이 1970년부터 조성한 국내 최초의 민간 수목원이다. 수목원에 독채 숙소 9개와 유스호스텔이 있어 숙박도 가능하다. 독채 숙소 중 5채가 한옥이다. 전국 곳곳에서 옮겨온 한옥도 있고, 직원 숙소로 쓰기 위해 새로 지은 한옥도 있다. 2009년 수목원을 완전 개방한 뒤 여행객 숙소로 활용되고 있다. 한옥마다 특징이 다르다. ‘해송집’은 바다가 훤히 보이는 전망이 인상적이고, 민병갈 선생이 어머니를 위해 지은 ‘목련집’은 서양식 내부 시설을 갖추고 있다. 수목원 뒷문과 가까운 ‘배롱나무집’은 해변을 드나들기 쉬워 인기가 높다. 1박 10만원부터. 수목원 입장료 별도. 다음달 말까지 어른 6000원 어린이 3000원. 충남 태안군 소원면 천리포 1길 187. ☎ 041-672-9982.


한옥에서 노천탕의 정취를


라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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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경주의 역사체험 테마파크 신라밀레니엄파크 안에 들어선 한옥호텔로 2007년 5월 개장했다. ‘신라의 궁’을 뜻하는 라궁은 왕이 연회를 베풀었던 ‘동궁과 월지(안압지)’와 분위기가 비슷하다. 밤이 되면 은은하게 조명을 밝힌 한옥이 라궁을 감싼 연못에 비친다. 라궁에는 한옥 16채가 있는데 모두 회랑으로 연결돼 있다. 비를 맞지 않고도 100m가 넘는 회랑을 따라 걸으면서 운치 있는 산책을 즐길 수 있다. 객실마다 야외욕조가 딸려있다는 점도 특별하다. 지하 600m에서 끌어올린 알칼리성 온천수를 받아 사용한다. 노천탕을 ‘ㅁ’자 한옥이 두르고 있어 목욕을 할 때 밖에서 보일 염려가 없다. 숙박 가격에 신라밀레니엄파크 이용권과 아침·저녁 식사권이 포함됐다. 1박 33만원부터. 경북 경주시 엑스포로 55-12. ☎ 054-778-2000.


순천만을 품은 한옥


순천만에코촌유스호스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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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순천의 순천만국가정원 인근에 있는 한옥형 유스호스텔이다. 2013년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개최에 맞춰 개장했다. 순천만국가정원까지 걸어서 10분, 순천만생태공원까지 자동차로 20분이면 닿는다. 한옥 호스텔이 들어선 해룡면 일대는 원래 순천시 분뇨처리장이 있던 자리다. 순천시는 저렴한 숙박시설을 늘리고자 분뇨처리장을 한옥 체험시설로 탈바꿈하는 사업계획을 세웠다. 2009년 9월 환경부 에코시티 시범사업으로 선정돼 국고 40억원을 지원받고 총 96억원을 투입해 한옥 호스텔을 지었다. 4개 동에 모두 43개 객실이 있다. 모두 침대가 없는 온돌방이다. 한식 뷔페로 차린 조식(어른 7000원)이 제공된다. 특히 김치가 맛있다. 저렴한 숙박료도 장점이다. 1박 5만원부터. 전남 순천시 해룡면 대안마산길 180. ☎ 061-722-0800.


한옥형 레지던스


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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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초반의 미술학도 3명이 합심해 만든 한옥 독채 숙소다. 방 한 칸이 아니라 집을 통째로 빌려준다. 서울 북촌 한옥마을에 있는 면적 23㎡의 한옥을 현대식으로 개조해 2014년 문을 열었다. 크기는 작지만 천장을 2.5m까지 높여 개방감이 든다. 툇마루와 마당이 딸려 있어 한옥 고유의 멋을 느끼기에도 부족함이 없다. 식기·다기·화병 등 젊은 예술가가 만든 공예품으로 집안 곳곳을 채웠다. 고이에는 상주하는 직원이 없다. 대신 일반 호텔과 달리 부엌과 세탁실을 갖추고 있어 장기 체류에 유리하다. 투숙객의 70%가 외국인이고 그 중 절반이 3박 이상을 머무른다. 고이의 콘셉트도 ‘외국인 친구에게 소개하고 싶은 서울집’이다. 어른 2명과 어린이 1명이 함께 입실할 수 있다. 1박 22만원. 서울 종로구 북촌로 11길 13-12. ☎ 070-4116-8633.


99칸 황족의 고택


조선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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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명륜동에 있던 99칸 고택을 경기도 연천으로 옮겨 고쳐 지은 한옥 호텔이다. 76년부터 극동그룹의 영빈관으로 활용됐던 고택을 2008년 남권희(56)씨가 매입했고, 고택의 기와·대들보·서까래·주춧돌을 하나하나 뜯어내는 해체작업을 실시하는 도중 고택 안에서 집의 내력이 적힌 상량문을 발견했다. 붉은 비단에 먹으로 적은 상량문에는 이 집이 고종황제 손자의 것이며, 건물의 이름이 ‘염근당’이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25t 트럭 300대 분량에 달하는 고택 자재를 경기도 연천으로 옮겨와 2011년 16개 객실을 갖춘 한옥 호텔을 개장했다. 풍등 날리기(1개 5000원), 한방비누 만들기(1개 7000원) 등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캠핑장과 수영장도 갖췄다. 1박 17만6000원부터. 경기도 연천군 연천읍 현문로 339-10. ☎ 031-834-8383.


절절 끓는 아랫목의 추억


공주한옥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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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한옥마을(충남 공주)을 방문하면 사람 키 높이로 쌓여 있는 땔나무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한옥마을에서 겨우내 사용하는 참나무 장작이다. 공주시는 당일 여행지로만 여겨졌던 공주를 머무는 여행지로 만들기 위해 2010년 한옥마을을 개장했다. 그리고 한옥 22채 모두에 아궁이와 온돌(구들장)을 설치했다. 하루에 사용하는 참나무 장작만 1t에 달하고, 난방비로만 1년에 6000만원을 쓴다. 한옥마을 직원이 하루 두 번 아궁이에 불을 지펴준다. 한옥마을에서 걸어서 5분이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무령왕릉과 국립공주박물관에 닿는다. 한옥마을에서 자전거를 타고 가도 좋다. 무인 자전거 대여소에서 무료로 빌릴 수 있다. 숙박객이 이용할 수 있는 야외 바비큐 시설도 있다. 1박 5만원부터. 충남 공주 관광단지길 12. ☎ 041-840-8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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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고즈넉한 400년 고택, 고품격 힐링이 절로~


글=양보라 기자 bora@joongang.co.kr


사진=임현동 기자 hyundong30@joongang.co.kr, 각 업체


양보라.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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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06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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