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피 제품 10개 DNA 검출해보니…3개가 개·고양이”

[이슈]by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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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유통되는 모피 가운데 상당수가 개와 고양이 모피를 사용한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동물보호단체 케어의 박소연 대표는 16일 오후 방송된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주장하며 “중국에서는 고양이가 해마다 최대 500만 마리, 개는 최대 2000만 마리가 모피를 위해 도살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모피 생산지 중 하나로 꼽히는 중국 허베이(河北)성 쑤닝(肅寧)에 최근 현지조사를 갔다 왔다는 박 대표는 “(그곳에 가보니) 개·고양이 모피가 쉽게 눈에 띄었다”며 “개·고양이 모피가 한국에 얼마나 들어오는지는 확인된 바 없으나 (그곳에서) 전체 모피의 최대 고객 국가는 터키와 한국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후 서울 인사동 등에서 개와 고양이 모피로 의심되는 제품 10개를 사들여 DNA 조사해보니 그 결과 3개 제품이 개와 고양이 모피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그는 “10개에서 무려 3개가 나왔다는 것은 (개·고양이 모피가) 굉장히 많이 유통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옷뿐만 아니라 액세서리에도 개나 모양이 모피는 많이 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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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표는 “소비자들이 (모피 제품에 대해) 어느 동물의 털인지 물어봐도 판매 상점들은 완제품을 파는 것이기 때문에 전혀 모른다”며 “개는 늑대나 라쿤으로 속여서 판매되고 있고, 고양이는 토끼털로 오인되기 쉽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정미 정의당 의원과 케어는 15일 오후 국회에서 ‘개·고양이 모피 수입 금지법 통과를 위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케어에 따르면 쑤닝의 모피 유통단지에서 발견한 고양이 모피는 색깔, 두께, 도축된 시기에 따라 가격이 결정돼 질에 따라 마리당 1200~1300원 정도로 팔렸다. 코트 하나를 만드는데 들어가는 고양이는 약 40마리로 도매가 약 9만원, 소매가 약 16만원에 판매됐다. 큰 개 가죽은 마리당 1만4000원~4만8000원, 작은 개는 8000원~1만3000원에 판매됐다.


이 의원은 “이러한 모피의 가장 큰 고객이 한국 사람이라는 것은 충격적인 사실”이라며 “해외 명품들이 더는 모피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가운데 이제 대한민국도 진짜 명품이란 ‘인간과 동물이 공존하고 자연과 생명을 사랑하는 제품’이라는 인식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시민 인식을 개선하고 소비자·기업이 함께 협력할 수 있는 방안들을 논의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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