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가 어디?" 했는데 관광객 430만명···고흥 놀라운 변신

[여행]by 중앙일보

인구 6만6000명 소도시지만

지난해 관광객만 430만명 찾아

2009년 나로우주센터 연 뒤 변모

내달 비행시험장 착공 '제2 도약'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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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 시험발사체 발사로 새삼 주목 받는 전남 고흥은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외지인에게는 낯선 곳이었다. 당시만 해도 중앙 부처 공무원 가운데도 고흥에 대해 잘 모르는 이들도 많았다. 고흥군청 관계자가 정부 부처를 방문하면 "어디에서 오셨다고요?"라고 되묻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보성과 순천 사이에 낀 고흥은 그저 청정 바다와 노란 유자로만 알려진 남도의 작은 고장이었다.

주로 노인들이 모여 사는 한적한 고흥의 모습이 점차 바뀌기 시작한 것은 2009년 6월이다. 고흥에서도 남동쪽 끝자락에 위치한 외나로도에 나로우주센터가 조성된 시기다. 2013년 1월 30일 한국 첫 우주발사체인 나로호(KSLV-1) 발사 성공과 함께 고흥의 변화 속도도 빨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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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고흥에는 나로우주센터 우주과학관을 비롯해 고흥우주천문과학관, 고흥우주발사전망대, 국립청소년우주센터 등 우주 관련 교육·체험 시설들이 들어서 있다. 우주의 원리부터 로켓 등을 보고 듣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들이다. 나로우주센터가 문을 연 지 채 10년이 되지 않았지만 고흥의 모습은 크게 달라졌다.

과거 관광 명소라고는 고흥군 도양읍 소록도 뿐이던 고흥은 이제 떠오르는 관광 지역이 됐다. 나로우주센터 조성 이후 가족 단위 관광객들이 크게 몰리고 있다. 2015년 275만9000여 명, 2016년 352만3000여 명에 이어 지난해 429만8000여 명의 관광객이 고흥을 찾았다. 고흥의 인구는 6만5959명(2018년 10월 현재)이다. 인구의 약 65배나 되는 관광객이 고흥에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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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항공 중심도시’를 꿈꾸는 고흥은 특히 수학여행지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에만 2만5000여 명의 초·중·고교생이 체험 활동과 수학여행을 위해 고흥을 방문했다. 학생들은 고흥에서 1박 2일 또는 2박 3일 일정으로 머무르며 우주에 대한 꿈을 키우고 돌아간다. 고흥분청문화박물관 등 주변 관광지와 음식점 등도 조금씩 수학여행 효과를 누리고 있다.


고흥은 이제 두번째 도약을 꿈꾸고 있다. 유ㆍ무인기를 비행 시험하는 국가종합비행성능시험장을 구축해 우주항공 도시를 완성할 계획이다. 총 564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길이 1200m, 폭 45m 규모의 활주로를 만들고 비행시험통제센터를 짓는 게 골자다. 공사는 다음달 착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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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의 급격한 고령화로 소멸 위기까지 놓였던 고흥은 우주항공 도시라는 브랜드를 앞세워 지역 경제 활성화는 물론 유동 인구 증가 효과까지 기대하고 있다. 현재 매년 고흥에서 열리는 우주항공축제의 경제적 효과만 해마다 50억원에서 7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고흥군은 분석했다. 비행시험장이 들어서면 유동인구가 한해 30억원 이상을 지역에서 소비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흥군 관계자는 “비행시험장 완공 후 항공 및 드론 분야 산업체까지 유입된다면 우주항공 도시의 면모를 더욱 갖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흥=김호 기자 kim.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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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06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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