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정소도 놀랐다…이렇게 새까만 먼지필터

[이슈]by 중앙일보

역대 최고 농도 기록한 지난 5일

“도시 지역은 중금속 많아 까맣고

시골은 누렇게 필터 색깔 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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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오후 경기도 광주시 송정동의 대기오염 측정소. 2층 건물 옥상에 위치한 이 측정소는 미세먼지(PM10)와 초미세먼지(PM2.5) 등의 대기오염 물질을 실시간으로 측정하는 곳이다.

이날 오후 5시 이곳에서 측정한 초미세먼지 농도는 ㎥당 112㎍(마이크로그램, 1㎍=100만분의 1g)이었다. ‘매우 나쁨’ 기준인 76㎍/㎥를 한참 초과했다. 실제로 측정소가 있는 옥상에서는 건너편 산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시야가 흐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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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정소 내부에서는 외부에서 공기를 빨아들여 분석하는 장비가 들어차 있었고, 필터로 걸러 초미세먼지를 측정하는 장비도 있었다.

길게 띠처럼 생긴 테이프 필터는 한 시간마다 일정하게 움직였고, 그때마다 필터에는 초미세먼지가 도장처럼 까맣게 찍혔다. 초미세먼지가 쌓이는 동그란 부분의 색이 진할수록 미세먼지 농도도 그만큼 높다는 뜻이다.


측정기는 한 시간 단위로 필터에 쌓인 미세먼지의 농도를 자동 측정해 한국환경공단 본부로 전송한다. 과거 미세먼지 농도가 낮았던 날의 필터와 비교해 보니 색이 확연히 구분됐다. 최악의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렸던 최근 며칠간은 까만 초미세먼지 도장이 수없이 찍혀 있었다.


박병근 한국환경공단 대기관리팀 차장은 “도시와 시골 지역이 비슷한 수준의 고농도를 기록하더라도 도시 지역은 중금속 성분이 많아 초미세먼지가 까맣게 찍히지만 시골은 상대적으로 누런색이 두드러진다”고 설명했다.










측정망을 관리하는 이나경 한국환경공단 대기관리팀 대리는 지난 5일 하룻동안 측정기를 통해 포집한 별도의 초미세먼지 필터를 보여줬다. 실시간 초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하는 것과는 별도로 성분 분석을 위해 초미세먼지를 걸러낸 필터였다.


24시간 동안 걸러진 공기 속의 초미세먼지로 인해 원형 필터가 새까맣게 변해 있었다. 사용하지 않은 새 필터와 나란히 놓으니 초미세먼지의 오염도가 뚜렷이 구별됐다.


5일에는 서울의 초미세먼지 일평균 농도가 135㎍/㎥를 기록했는데, 이 수치는 2015년 서울에서 초미세먼지를 공식 관측한 이래 일평균치로는 역대 최고치였다. 경기도 역시 141㎍/㎥로 기존 기록을 갈아치운 날이었다.


이 대리는 “오랫동안 미세먼지를 관측해 왔지만 필터가 이 정도로 새까만 건 처음 본다”고 말했다.


환경공단은 이렇게 포집한 초미세먼지 샘플을 통해 무게를 측정하고, 중금속 등 미세먼지의 성분을 분석할 예정이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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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06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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