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서 입담 푸는 전유성 "청도? '청바지' 입기도 싫다"

[연예]by 중앙일보

11년 살던 경북 청도 떠난 전유성 인터뷰

27일 국립민속국악원 '토크콘서트' 게스트

공연 이름 '남원으로 이사 온 전유성입니다'

"청도 '개나소나 콘서트' 전주서 할 수도…"

이영자 등과 데뷔 50주년 기념 공연 준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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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요? '청바지' 입기도 싫어요."

11년 넘게 살던 경북 청도를 떠난 지 5개월 만에 전북 남원에서 공연하는 원로 개그맨 전유성(70)씨는 18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거기(청도군) 얘기는 하고 싶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청도에서 본인이 기획한 '개나소나 콘서트'도 여러 경로로 도움 요청이 왔지만, 그는 "안 한다"고 선을 그었다. 대신 "이왕 이쪽(전북)으로 왔으니 (개나소나 콘서트를) 전주에서 하게 될지도 모른다"며 여운을 남겼다.


전씨는 지난해 9월 22일 전북 남원시 인월면 지리산 자락으로 이사했다. 그해 '청도세계코미디아트페스티벌(코아페)' 준비 과정에서 청도군과 갈등을 빚은 직후다.


2015년 시작한 코아페는 청도군이 주최하고 전씨가 축제조직위원장을 맡았지만, 지난해 청도군이 전씨를 배제한 채 별도의 기획사를 선정하면서 관계가 틀어졌다. 당시 청도군은 "행사에 연출 외에도 보안·홍보 등 다양한 예산이 들어가다 보니 올해(2018년)부터 예산을 좀 더 수월하게 집행하기 위해 다른 기획사에 맡겼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씨는 "선배의 부름에 (출연료도 거의 받지 않고) 달려왔던 후배들에게 미안할 뿐"이라며 "더는 청도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선언했다.


이런 전씨가 오는 27일 오전 11시 남원에 있는 국립민속국악원이 마련한 국악콘서트 '다담'에 게스트로 출연한다. 공연 이름은 '남원으로 이사 온 전유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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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분간 전씨 혼자 무대에 올라 관객들과 얘기를 나누고, 중간중간 실내 국악단이 연주하는 토크콘서트다. 이 공연은 국악원이 2016년부터 3~11월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에 열어 온 무료 공연이다.

남원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전씨 딸(전제비)이 이 공연을 자주 관람한 게 인연이 돼 국악원 측에서 딸을 통해 전씨 섭외를 부탁했다고 한다. 전씨 공연 소식에 소극장(예음헌) 100명 좌석은 금세 예약이 찼다. 전씨는 "관객이 물어보는 대로 대답하지만, 곤란한 얘기를 물어보면 '대답하기 싫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씨가 남원을 택한 건 딸 때문이다. 딸 부부는 수년 전 남원에 귀촌해 인월면에서 커피숍('카페 제비')을 운영하고 있다. 전씨는 "(딸과) 따로 살지만, 딸 커피집은 매일 간다"고 했다. '주민들과는 왕래하냐'고 물으니 "공식적인 활동은 아무것도 안 한다. 지금은 자주 가는 커피집이 '은달래'인지, '금달래'인지 하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올해 연예계 데뷔 50주년을 맞아 후배들과 기념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오는 5월 서울을 시작으로 전주·제주에서 한다. 최양락·이영자·주병진·임하룡·심형래·전인권·이문세 등이 번갈아 가며 무대에 오른다. 전씨는 "'데뷔 5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같은 건 안 하겠다"고 했다. 대신 "박중훈이 객석에서 자리를 안내하는 도중 반주가 나오면 그 자리에서 노래를 부르거나 조혜련이 골룸 분장을 하고 객석을 돌아다니면 재미있을 것 같다"고 했다.


전씨는 '스탠드업 코미디'를 할 계획이다. "어차피 연기는 못하니, 혼자 (무대에) 나가 살아온 얘기를 하려 한다"고 했다.


'개그맨들이 설 무대가 없다'고 하자 그는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이 생겨 '옹알스' 등 팀을 만들어 공연하는 개그맨이 많이 늘었는데, 굉장히 바람직하다. 스탠드업 코미디 쪽에서도 스타가 나올 것"이라고 했다.


꿈을 물었다. 그는 "그날(남원 공연) 오면 '악' 하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했다. '궁금하다'고 하자 "이게 다 '삐끼(미끼)'"라며 마지막까지 '뼈그맨(뼛속까지 개그맨)'다운 입담을 잊지 않았다.


남원=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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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06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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