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신림동 강간미수남 과잉수사?···"성추행 전력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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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신림동 강간미수’ 사건의 피의자인 30대 남성이 과거 성추행으로 벌금을 낸 적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이 해당 남성에게 주거침입 외 강간미수 혐의까지 적용한 것을 두고 한쪽에서는 ‘과잉 수사’ 논란이 일고 있는데 과거 처벌전력이 결국 추가 혐의 적용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2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A씨(30)는 길을 지나던 여성을 성추행한 혐의가 인정돼 2012년 법원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경찰이 동종전과 이력까지 고려해 (이번 수사 과정에서) 강간미수 혐의를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서울 관악경찰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한 여성을 따라 집에 들어가려는 듯한 행동을 한 A씨를 추적해 체포했다. 체포 하루 전 SNS에 ‘신림동 강간범 영상 공개합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온 뒤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됐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통해 A씨의 동선을 확인한 뒤 그가 사는 원룸 건물을 특정해 탐문수사에 나섰다. 이를 알게 된 A씨는 112신고를 통해 자수 의사를 밝혔다. 경찰은 지난달 30일 A씨의 행동을 주거침입 및 강간미수로 보고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는 결국 다음 날 구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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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장실질심사를 맡은 신종열 부장판사는 “행위의 위험성이 큰 사안으로 도망염려 등 구속 사유가 인정된다”며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A씨의 구속 결정이 발표되자 온라인을 중심으로 “경찰이 여론을 의식해 과잉수사를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주거침입 혐의로 체포됐던 A씨의 혐의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저항 없이 자수한 A씨는 경찰의 1차 조사에서 “새벽까지 술을 마셨고 취해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취지의 진술을 하며 성범죄 의도는 부인했다고 한다.


A씨의 구속 결정을 다룬 관련 기사에는 “이제 물증은 없이 심증만으로 재판할 수 있게 되나? 왠지 여론에 휩쓸리는 느낌이 (든다)”, “쟤가 흉악범이 될 수도 있고 나쁜 X인 것은 당연하지만, 여론에 따라 잣대가 바뀌는 건 싫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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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이 커지자 서울 관악경찰서는 지난 1일 “SNS에 공개된 행동 외에도 CCTV 영상을 보면 피의자는 10분 이상 말과 행동으로 피해자가 문을 열지 않으면 강제로 열고 들어갈 것처럼 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을 종합해 볼 때 피해자가 공포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강간죄의 수단인 ‘협박’이 있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어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법리를 검토했고 범죄의 중대성과 위험성 등을 고려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며 “법원도 이를 인정해 영장을 발부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A씨가 과거 성범죄 전과가 알려지면서 구속을 요청한 경찰의 판단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익명을 요구한 법조계 관계자는 “요즘은 불구속 수사 원칙이 자리 잡았기 때문에 어설프게 구속영장을 신청하면 기각된다”고 말했다.


경찰이 A씨의 범죄 이력에 대해 공개하지 못한 이유는 개인정보 때문으로 보인다. 경찰은 피의자 A씨의 전과 여부, 동일 범죄 전력, 정신병력 등에 대해서는 “개인정보이기 때문에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답변한 바 있다.


이태윤·김정연 기자 lee.tae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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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06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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