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병 환자 고속道 역주행···예비신부 참변, 차엔 청첩장 20장

[이슈]by 중앙일보

사고 차량 안에서 22일 결혼식 청첩장 발견돼

경찰 "라보 화물차 2차로 역주행 중 정면충돌"


4일 오전 공주시 당진-대전고속도로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로 숨진 피해차량 운전자가 결혼은 앞둔 예비신부로 알려져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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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34분쯤 고속도로에서 역주행하던 박모(40)씨의 라보 화물차와 2차로로 정상 운행하던 최모(29·여)씨의 포르테 승용차와 정면으로 충돌했다. 사고로 박씨와 라보에 타고 있던 아들(3), 최씨 등 3명이 모두 숨졌다.


경찰은 고속도로 2차로를 역주행하던 박씨 차량을 최씨가 발견한 뒤 이를 피하려고 갓길 쪽으로 핸들을 틀었지만, 충돌을 피하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최씨는 이날 오전 5시쯤 경남의 한 도시에서 출발, 직장이 있는 충남의 한 회사로 가던 중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직후 차 안에서는 청첩장 20여장이 발견됐다. 청첩장에는 22일 부산의 한 결혼식장에서 최씨가 결혼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결혼을 불과 18일 앞두고 변을 당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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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박씨가 경부고속도 남양산 톨게이트를 빠져나와 대전을 거쳐 당진 방향으로 가던 중 차량을 돌려 역주행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차량을 돌린 구간은 당진-대전고속도로 유구IC와 신양IC 구간 사이로 추정된다.


앞서 오전 7시 19분쯤부터 충남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에 “역주행하는 라보 트럭이 있다”는 신고가 12건 접수됐다. 첫 역주행 신고는 당진-대전고속도로 대전방향 41㎞ 지점에서 처음으로 접수됐다. 처음 신고부터 사고 때까지 최소 24.5㎞ 구간에서 역주행이 이뤄진 것이다.


당진-대전고속도로 유구IC 부근 폐쇄회로TV(CCTV) 영상에는 라보 화물차가 1차로에서 역주행하는 모습이 담겼다. 화물차 등이 이를 피하기 위해 속도를 늦추고 차선을 변경하는 장면도 남아 있었다. 경찰은 오전 7시 30분쯤 박씨 화물차를 발견, 갓길로 추적했지만 사고를 막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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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관계자는 “박씨가 무슨 이유로 차량을 돌려 역주행을 했는지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유가족을 조사한 뒤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공주=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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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06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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