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부인 이순자 여사, 이희호 여사 조문 후 말없이 떠나

[이슈]by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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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전 대통령 부인 이순자 여사가 장례 이틀째인 12일 오전 고 이희호 여사의 빈소를 찾았다. 전 전 대통령은 신군부의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 조작'으로 고인과 악연이 있다.

이희호 여사의 차남 김홍업 전 통합민주당 의원과 삼남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국민통합위원장은 이날 오전 8시 52분쯤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한 고인의 빈소에서 이순자 여사를 맞았다.


이순자 여사는 고인의 영정에 헌화하고 묵념했다. 김 전 의원과 짧은 대화를 나누고 다른 유족들과 인사도 했다. 빈소를 지키던 설훈 민주당 의원은 이순자 여사와 악수한 뒤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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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자 여사는 이 여사의 빈소 방명록에 글을 남기지 않고 떠났다. 유족과 나눈 대화 등을 물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장례식장을 빠져나갔다.

전 전 대통령의 신군부는 1979년 12·12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했다. 1980년 5월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으로 김 전 대통령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김 전 대통령의 장남인 고 김홍일 전 민주당 의원도 신군부의 중앙정보부에 끌려가 혹독한 조사를 받았다. 이희호 여사는 당시 신군부에 끌려간 남편과 아들의 수의를 미리 만들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은 당시 전 전 대통령을 직접 찾아가 남편의 석방을 청원하기도 했다. 이희호 여사는 2011년 언론 인터뷰에서 "(전두환을 만나) 빨리 석방되도록 해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더니 자기 혼자서 결정하는 문제가 아니라고 했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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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김 전 대통려은 전 전 대통령에게 정치보복을 하지 않았다. 김 전 대통령은 1998년 집권한 뒤 전 전 대통령과 신군부의 또다른 실세였던 노태우 전 대통령을 사면복권했다.

고인은 김 전 대통령 재임 시절부터 명절과 생일마다 전 전 대통령과 이순자 여사에게 선물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순자 여사는 자서전 『당신은 외롭지 않다』에서 이희호 여사의 온화한 성품에 대한 존경과 감사를 표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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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06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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