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도끼로부터 53명 원아 지킨 보육교사의 대처…본인은 머리 부상

[이슈]by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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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 어린이집 앞에서 40대 남성이 손도끼를 휘둘러 3명이 부상당하는 일이 발생한 가운데 난동 당시 어린이집 교사의 빠른 대처로 원아들이 무사할 수 있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하지만 이 교사는 괴한이 휘두른 도끼에 머리를 다쳤다.

14일 서울 성동경찰서에 따르면 손도끼를 휘둘러 3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 한모(47)씨는 지난 13일 오전 10시23분쯤 길이 30cm 손도끼 2개를 들고 성동구 한 어린이집 앞에 나타났다.


한씨는 이 어린이집에 다니는 손녀에게 약을 가져다주고 나오던 위모(65·여)씨와 마주치자 손도끼를 휘둘렀다. 어린이집 옆 문화센터 강사 김모(33·여)씨도 공격했다. 보육교사 문모(30·여)씨는 위씨가 쓰러져 있는 것을 보고 어린이집 밖으로 나왔다. 한씨는 문씨에게도 손도끼를 휘둘렀다. 위씨는 머리를 크게 다쳐 인근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김씨와 문씨도 머리 등을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동아일보는 이날 경찰과 어린이집 관계자 등의 말을 빌어 "어린이집 밖으로 나온 문씨는 난동을 부리는 한씨와 눈이 마주치자마자 어린이집 출입문을 잠갔다"며 "당시 어린이집 안에는 3세 이하 어린이 53명이 있었고 원장을 포함해 9명의 보육교사도 있었다"고 보도했다.


문씨 어머니(51)는 "딸이 평소에도 아이들을 끔찍이 아끼는데 그 순간에도 '애들을 지켜야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고 하더라"며 "딸이 이번 일로 충격을 많이 받아 당분간 일을 쉬어야 할 것 같다"고 걱정했다고 동아일보는 전했다.


경찰은 한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으며 살인미수 혐의로 한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이날 신청할 방침이다. 한씨는 범행동기 등에 대한 진술을 거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한씨의 난동 장면 등이 찍힌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 당시 한씨가 술을 마신 상태는 아니었다"며 "한씨가 정신질환과 관련해 병원 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지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한씨는 범행 당일 어린이집과 같은 건물에 있는 교회에서 일하는 친형을 만나기 위해 그곳을 찾았다. 한씨 형은 경찰에 "동생이 돈을 빌려 달라고 한 적이 있는데 내가 거절한 적이 있다"며 "이 일 때문에 나를 찾아온 것 같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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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06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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