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안가” 트럼프 회담 취소 통보에…덴마크 '부글'

[이슈]by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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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덴마크 국빈 방문 일정을 취소해 덴마크가 들끓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그린란드 매입 희망 의사를 일축한 덴마크 총리 발언을 문제삼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르그레테 여왕의 초청에 따라 다음달 2~3일 덴마크를 국빈방문할 예정이었다.


21일(현지시간) 덴마크 일간지 '폴리티켄' 등 외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국빈 방문 취소 통보에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가 "화나고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프레데릭센 총리는 "이번 국빈방문 취소가 통상협력이든 외교, 안보 정책이든, 우리가 내리는 결정에 영향을 줘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다만 "미국은 여전히 덴마크의 가까운 동맹국 중 하나로, 트럼프 대통령 초청 문제는 아직 열려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덴마크 정치권도 '충격'에 휩싸였다. 극우 성향 덴마크 인민당의 외교 담당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은 그를 초대한 마르그레테 덴마크 여왕에 대한 큰 모욕"이라며 "매우 충격적"이라고 비난했다. 모르텐 오스테르고르 덴마크 사회자유당 대표도 "트럼프 대통령은 예측할 수 없다. 현실이 상상을 초월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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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이 20일 "이런 일은 하지 않을 것을 약속한다"며 트윗에 올린 가상 합성 사진. [트위터]

이번 사태는 지난 15일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참모들에게 덴마크의 자치령인 그린란드 매입 방안에 대해 검토할 것을 요청했다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서 시작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보도가 사실임을 인정했다.


이에 프레데릭센 총리는 18일 그린란드를 방문한 자리에서 "터무니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불쾌한 심경을 내비쳤다. 이어 "그린란드는 판매용이 아니다. 나는 그린란드 매입 검토가 진지한 의미를 둔 것이 아니기를 강력히 희망한다"며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는 "그린란드는 덴마크 것이 아니다. 그린란드는 그린란드의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이 20일 트위터를 통해 9월 2~3일로 예정됐던 덴마크 국빈방문 일정을 연기하겠다고 통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덴마크는 훌륭한 사람들이 사는 매우 특별한 나라지만, 그린란드 매입 논의에 관심이 없다는 메테프레데릭센 총리의 발언에 근거해 나는 2주 뒤로 잡혀 있던 우리의 회동을 다른 때로 연기하겠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단도직입적인 프레데릭센 총리 덕분에 미국과 덴마크 두 나라 모두 엄청난 비용과 노력을 아낄 수 있었다"며 "그에게 감사드리며 추후 또 다른 일정을 잡을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방문 일정이 취소돼 비용을 절감했다는 조롱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몇시간 뒤 미 백악관도 트럼프 대통령의 덴마크 방문이 모두 취소됐다고 밝혔다. 칼라 샌즈 주덴마크 미국 대사도 트위터를 통해 "덴마크를 존중하며, 우리의 강력한 상호관계에 관한 많은 중요한 이슈들을 논의하기 위해 미래에 방문하기를 고대한다"고 알렸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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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06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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