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서초구만 한 도시에 서울~부산 거리 자전거도로가…

[여행]by 중앙일보


자전거 천국 덴마크 코펜하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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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펜하겐은 작다. 면적이 88㎢로,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를 합한 정도다. 도시가 아담한데다 완벽한 평지여서 웬만하면 걸어 다닌다. 걷기에 먼 거리는? 자전거를 탄다. 코펜하겐은 그야말로 자전거 천국이다. 자전거 전용도로만 375㎞에 달한다. 시민 62%가 자전거로 학교와 직장을 다니고, 매일 평균 자전거로 3㎞(덴마크 평균 1.6㎞)를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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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부터 주차장까지 도시 인프라 전체가 자전거 이용에 최적화돼 있어 관광객도 어렵지 않게 자전거를 탄다. 3년 전, 전 세계에 ‘휘게(편안함, 아늑함을 뜻하는 덴마크어)’ 열풍을 일으킨 『휘게 라이프』 저자 마이크 비킹도 말했다.


“코펜하겐을 찾은 여행자라면 반드시 자전거를 타보길 권한다. 드라마틱한 풍광은 없을지라도 소소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을 보면 덴마크가 왜 행복한 나라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완벽한 인프라, 관광객도 이용 편해


가이드와 함께하는 자전거 투어에 참여했다. 다운타운을 벗어나 서쪽으로 달렸다. 20분 만에 프레데릭스버그(frederiksberg)라는 소도시로 들어섰다. ‘광역 코펜하겐’에 속하는 부촌이다. 소형 해치백 차만 가득하던 다운타운과 달리 고급 세단이 많이 보였다. 1651년 프레데릭 3세가 만든 ‘왕의 길’을 지나 코펜하겐 과학대를 관통했다. 캠퍼스를 벗어나도 초록빛 공원이 많았다. 가이드 로먼은 “시민 누구나 걸어서 15분 안에 공원을 갈 수 있도록 하는 게 코펜하겐 시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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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바리스타 챔피언이 운영하는 ‘커피 컬렉티브’에서 커피를 마시며 숨을 골랐다. 근처 아시스텐스(Assistens) 묘지로 들어갔다. 철학자 키르케고르와 작가 안데르센이 여기 잠들어 있다. 미루나무가 100m가량 도열한 풍광이 전혀 공동묘지 같지 않았다. 소박한 안데르센 비석 앞에 유독 사람이 많았다. 꽃은 없고 볼펜 몇 자루가 놓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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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없으면 스트레스도 없다


관광객 붐비는 항구 뉘하운(Nyhavn)을 지나 크리스티안스하운(Christianshavn) 섬으로 들어갔다. 운하를 따라 달렸다. 기온이 27도까지 올랐던 늦여름 한낮, 바다에서 카약·수영을 즐기는 사람이 많았다. 지난 7월 완공된 자전거‧도보 전용 다리 ‘릴레 랑게브로(Lille Langepo)’에 닿았다. 물결 모양 다리와 운하 건너편 수백 년 묵은 건물, 현대적인 덴마크 건축센터가 어우러진 모습이 기묘했다. 2시간 30분짜리 투어가 끝났다. 기어 3단짜리 자전거였는데 기어를 바꿀 일이 아예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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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코펜하겐 시민이 자전거를 많이 타는 이유가 또 있다. 자동찻값이 너무 비싸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에 따르면, 아우디 A6를 덴마크에서 사면 1억원(세금 포함)이 훌쩍 넘는다. 한국보다 약 3000만원 비싸다. 고급 차일수록 더 비싸다. 자가용 구매를 억제하려는 정부 정책 때문이다. 덕분에 시민 90% 이상이 자전거를 갖고 있지만 자동차 보유율은 26%에 불과하다. 코펜하겐 시민은 대체로 차 없는 생활에 만족한다고 한다. 코펜하겐 관광청 주세페 리베리노 홍보 매니저는 “차가 없으면 스트레스도 없다”고 말했다.


코펜하겐(덴마크)=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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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06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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