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다가 이가 빠졌어요" 빨리 치과 가져가면 이식 가능

[테크]by 중앙일보


[더,오래] 전승준의 이(齒)상한 이야기(10)

20년 이상을 한 곳에서 소아치과 환자 아이들을 돌보다 보니 정말 다양한 치과 방문 이유를 접하게 됩니다. 아무 이상이 없어도 정기적으로 체크를 받으러 오는 아이, 약간의 초기 충치 등의 이상으로 심하게 진행되기 전에 관리받기 원해서 오는 경우, 내원하였을 때 이미 심하게 이상이 생겨서 꽤 아픈 치료를 오랫동안 치료받아야 할 아이들 등 다양합니다.


그중에서 가장 보호자들과 아이들이 놀라기도 하고, 또 이어지는 치료과정도 쉽지 않고 오래 이어지는 경우는 아이가 다쳐서 치과를 방문하게 되는 경우입니다. 충치는 누구나 생길 수 있다고 예상을 할 수도 있고(평소에 칫솔질을 잘 안 하거나 단것을 많이 먹는다면), 또 생기더라도 당장 아파하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게 이미 알고 있었지만, 차일피일 미루다가 오는 때도 있는데 아이들이 놀다가 넘어지거나 부딪혀서, 또는 높은 곳에서 떨어져서 심하게 다친 경우는 이야기가 다릅니다.


이가 부러지고 피를 철철 흘리게 되면 당한 아이가 놀라는 것은 물론이고 어떤 경우에는 아이의 부모님(어머님)께서 더 놀랍니다. 앞으로 아이에게 주어질 치료의 과정에서 아이가 힘들어할 것을 걱정하게 되고, 그리고 또한 그 후유증으로 앞으로 아이가 당할 불이익에 대해서도 우려가 많이 되기 때문에 어떤 경우는 아이도 어머님도 함께 우는 경우도 많습니다. 어떤 경우는 아이들끼리 놀다가 일어난 일인데도 보호자들끼리 감정이 상해서 향후 치료비 관련하여 법정 소송까지 가는 경우도 생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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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로 연조직과 치아 모두 손상된 경우. [사진 전승준]

다쳐서 오는 유형도 다양합니다. 입술이나 잇몸 등에만 얕게 상처를 입고 피가 나서 간단한 지혈 및 소독만 해주면 해결되는 간단한 경우도 있지만, 찢어진 정도가 꿰맬 정도로 깊은 경우도 종종 접하게 되며, 이러한 연조직의 상처보다 오랫동안 치료가 필요하고 성인이 되어서도 계속 후유증이 따라다니게 되는 경우는 치아의 부러짐(파절)입니다.


활동적인 아이들은 운동하다가 뼈가 부러지는 골절상을 당할 때가 많은데 이러한 뼈가 부러지는 외상은 물론 놀라게 도는 엄청난 상황이긴 하지만 성장 중인 아이들에 있어서는 초기 진료만 잘 이루어진다면 일정 기간의 깁스(고정) 기간 후에 뼈가 다시 단단하게 붙어서 이전의 상태와 다르지 않은 완전히 치유된 정상적인 상태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영구치아의 파절은 상황이 다릅니다. 치아는 부러진 뼈가 붙는 것처럼 이전 상태와 똑같이 붙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대표적인 외상의 양상과 대처법, 그리고 치료법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연조직의 외상


치아 주위의 잇몸이나 입술이 날카로운 것에 찔려서 찢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에는 일단 피가 많이 나게 되어서 놀라게 됩니다. 일단 지혈을 하는 것이 중요하고 꿰맬 정도인지를 치과에 방문해서 상의하시면 되겠습니다. 이때 중요한 것 중의 하나는 몸의 다른 부위가 찢어져서 피가 날 때와는 다르게 입안의 출혈은 생각보다 실제적인 피의 소실량이 적을 수 있다는 것을 아시고 너무 놀라지 않는 것입니다.


입속에는 항상 침이 있고, 다치면 놀라서 그 양이 증가하는데 그 침에 피가 섞여서 실제 출혈량의 2~3배 이상 되는 것처럼 보입니다. 병원에서도 놀라신 보호자에게 그것을 알려주고 안심시켜주는 것이 제가 가장 먼저 하는 것입니다.


2. 유치의 외상


아직 영구치가 나오기 전에 다치는 것은 그래도 영구치가 손상되는 것보다는 나은 상황이겠습니다. 하지만 유치가 다쳤을 때 이미 어머니 뱃속의 태아처럼 유치 뿌리 끝에 위치하는 영구치배가 충격 때문에 손상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것은 나중에 영구치가 나왔을 때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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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가 외상으로 밀려 들어간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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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의 외상이 영구치 머리 부분에 충격을 주는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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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받은 영구치 머리가 나중에 나왔을 때의 양상.

3. 영구치의 치관(머리부분)파절


위에서 언급했듯이 치아는 파절되면 다시 스스로 붙지 않기 때문에 치과에서 레진 등의 재료를 이용해서 붙여봅니다. 하지만 부러지기 전의 상태처럼 튼튼하지는 않기 때문에 조심해서 사용해야 하며 자꾸 떨어지게 되면 크라운(이를 완전히 씌우는 치료법)을 해야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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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구치 치관 파절 및 치료 후. [사진 전승준]

4. 치근(뿌리 부분) 파절


이 상황은 눈에 보이지 않고 치조골(잇몸 속)에서만 일어난 상황이기 때문에 방사선사진에서 감별됩니다. 치근의 어느 부위이냐에 따라서 예후가 달라지며 운이 나쁘면 발치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성장 중인 청소년 시기까지는 최대한 유지해서 나중에 성인이 되었을 때 임플란트 등의 시술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성장이 완료되는 때까지 기능하도록 노력하게 됩니다.


5. 치아의 위치변화


치아가 부러지지는 않았지만, 충격 때문에 위치가 변화되는 경우가 매우 많습니다. 성인은 치아 주위를 지지하는 치조골이 단단해서 주로 파절양상이 많은데 성장 중인 소아, 청소년은 주위조직이 유연해서 이러한 변위 양상이 매우 흔합니다. 이럴 때는 치아를 다시 재위치 시켜주는 고정술이 시행됩니다.


6. 치아의 탈락


이 또한 아이들이 성장 중인 유연한 조직을 가지고 있어서 많이 발생합니다. 치아에 순간 가해진 충격의 반작용으로 치아가 잇몸에서부터 완전히 빠져서 마치 치과에서 치아를 뽑아준 것처럼 입 밖으로 나오는 일도 종종 있습니다. 이럴 때 미리 꼭 알아두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이렇게 튀어나온 치아는 다시 제 위치에 심을 수 있으며 그 성공률이 꽤 높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런 상황에서는 꼭 바닥에 떨어진 치아를 찾아서 치과에 최대한 빨리(입 밖에서 있는 시간에 반비례해서 심어서 사용할 수 있는 성공률이 높아집니다) 치과에 방문하는 것이 중요하며 또 한가지는 빠진 치아를 마른 티슈나 수건에 감싸서 이동하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반드시 수분을 유지하도록 해주어야 다시 심었을 때 인체에 붙을 수 있기 때문에 생리식염수나 우유 등의 액체에 담아서 움직여야 한다는 것을 잊으면 안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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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상으로 빠진 치아와 다시 심은 모습. [사진 전승준]

인생의 모든 일이 그렇듯이 갑자기 우리 아이에게 닥친 이러한 외상을 당했을 때 놀라고 당황하게 되면 상황이 더 나빠지게 됩니다. 옛말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빠져나올 수 있다’라는 속담이 이 경우에 딱 걸맞습니다. 다쳐서 놀란 아이를 안심시켜주시고, 피가 난다면 차분하게 지혈, 혹시 치아가 빠져나왔다면 액체에 담가서 최대한 빨리 치과를 방문하는 사전지식과 차분한 대처가 기왕에 다친 상황에서 최상의 치유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분당예치과병원 원장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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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06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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