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뒷담화' 딱 걸린 트뤼도…트럼프는 "그는 위선자" 비난

[이슈]by 중앙일보

NATO 회의 英·佛·캐나다 정상 대화 공개

트럼프 돌출행동 때문에 늦었다고 이야기

트뤼도 총리 "트럼프 언급 맞지만 주제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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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현지시간)밤 영국과 프랑스, 캐나다, 네덜란드 정상이 전날 영국 런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서 벌인 ‘뒷담화’의 대상이 밝혀졌다. 영국 언론들의 예상대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었다.


미 CNN에 따르면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4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자신을 비롯해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정상이 전날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대화를 나눈 것을 인정했다. 트뤼도 총리는 “어젯밤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전에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이 있었다는 점을 말하겠다”며 “내가 이 회견의 일부였던 점이 기쁘다”라고 말했다. 다소 농담섞인 말로 정상들과 대화를 나눈 것을 인정한 것이다.


다만 트뤼도 총리는 "내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개최할 것이라고 ‘깜짝 발표’를 해서 놀라워했다는 점을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도 이날 기자들을 만나“그런 영상이 어디서 찍혔는지 모르겠다”며 당황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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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에 따르면 캐나다 공영방송 CBC는 3일 트위터에 영국 버킹엄 궁에서 열린 행사 영상을 올렸다. 버킹엄 궁에서는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주재로 NATO 70주년 기념 정상회의 환영식이 열렸다.


25초 분량의 동영상엔 환영식에 참석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트뤼도 총리, 마르크 뤼테 네덜란드 총리의 모습이 담겼다. 정상들은 음료를 들고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었다. 엘리자베스 여왕의 딸인 앤 공주도 이들과 이야기를 했다.



존슨 총리가 마크롱 대통령에게 “그게 당신이 늦은 이유냐”고 묻자 옆에 있던 트뤼도 총리가 “그가 40여분 동안 즉석 기자회견을 하는 바람에 그(마크롱 대통령)가 늦었다”고 대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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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도가 다시 “정말이다. 그가 발표를…”라고 말하던 중 마크롱 대통령이 말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다만 마크롱 대통령은 카메라를 등지고 있어 정확한 발언 내용은 영상에 담기지 않았다. 트뤼도 총리는 또 뤼테 총리와 영국 앤 공주 등 다른 이들을 향해 “‘그’의 팀원들조차 매우 놀라워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면서 ‘그’의 돌출행동을 지적했다.


정상들은 누구에 관해 말하는지 이름을 얘기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영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일 것으로 추정해왔다. 다만 CNN은 각국 정상들이 자신들의 대화가 촬영되는지 모르는 것처럼 자연스럽고 크게 이야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이 대화 후 트뤼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회담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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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동영상이 공개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불쾌함을 숨기지 않았다. CNN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4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기자들이 동영상 관련 질문을 하자 “그(트뤼도 총리)는 두 얼굴의 위선적인 사람(two faced)”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그가 멋진 남자인 것을 안다”면서도 “그에게 (캐나다는) 2%(나토 회원국들은 2024년까지 국내총생산 대비 방위비 지출을 2%까지 늘리기로 했음)를 지불하지 않는다고 말했고, 그는 매우 행복해하지 않았다는 것이 진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반드시 이를 부담해야 한다. 캐나다는 돈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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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06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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