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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 ]

신격호 1조 재산 상속인은 4명···어떻게 나누든 국세청이 최다

by중앙일보


개인 소유 재산 가치 1조원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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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조원의 자산을 보유하고 연간 90조원 어치의 제품을 판매하는 롯데그룹. 이 대규모 기업집단의 시작은 단돈 83엔이었다.


고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은 1942년 83엔을 들고 일본으로 건너가 한·일 양국을 오가며 국내 5위 대규모 기업집단으로 키웠다. 이 과정에서 그가 축적한 개인 자산도 최소 1조원은 훌쩍 뛰어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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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상장사 지분가치 약 2230억


일단 신 명예회장은 롯데지주(보통주 3.10%, 우선주 14.2%)·롯데쇼핑(0.93%)·롯데제과(4.48%)·롯데칠성음료(보통주 1.30%, 우선주 14.15%) 등 국내 4개 상장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19일 종가 기준 보통주·우선주 가치를 도합하면 이 지분의 가치는 약 2228억6000만원이다. 당장 현금화가 가능한 재산이 2229억원 정도 된다는 뜻이다. 또 인천시 계양구에 시가 4500억원 상당의 골프장 부지(166만7392㎡)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비상장 주식인 롯데물산의 지분도 6.87%를 보유 중이다. 비상장 주식의 현재 가치를 정확히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지난 2010년 롯데그룹 계열사가 신 명예회장이 소유하고 있던 특수목적법인(SPC)로베스트로부터 사들인 롯데물산 지분 거래 가격으로 기준으로 계산하면, 신격호 명예회장이 보유한 롯데물산 지분 가치는 1592억1000만원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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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세상을 떠나면서 신 회장이 남긴 개인 재산은 이뿐만이 아니다. 사업을 처음 시작한 일본에서도 다수의 비상장 지분을 보유 중이다. 일단 호텔롯데의 최대주주인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을 0.45% 보유 중이다. 또 롯데그룹 전체 지배구조의 최정점에 있는 비상장기업 광윤사 지분도 0.83%도 보유 중이다.


롯데그룹은 광윤사가 지분의 28.1%를 보유한 롯데홀딩스를 통해 일본에서 롯데 계열사를 대부분 지배하고 있다. 따라서 신 명예회장이 보유한 광윤사·롯데홀딩스의 지분도 최소 수천억원대로 추정된다. 이밖에 일본에서 사업 중인 크리스피크림도넛재팬(20.0%)·패밀리(10.0%)·롯데그린서비스(9.26%)·LSI(1.71%) 등 계열사 지분도 보유 중이다. 이처럼 6개 일본 기업 지분 가치까지 감안하면 신격호 명예회장이 개인적으로 보유한 자산의 가치는 1조원을 훌쩍 뛰어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유언장 없어…상속인은 4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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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막대한 신격호 명예회장의 지분을 어떻게 상속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통상 고인의 상(喪) 중에는 고인의 유산 배분 문제를 논의하지 않는 것이 관례다.


신격호 명예회장 일가 관계자는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신격호 명예회장이 유언장을 남기지 않았기 때문에, 법이 정한 절차·기준 안에서 상속인들이 협의해서 상속을 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격호 명예회장은 생전 세 명의 부인이 있었다. 신영자 전 롯데복지재단 이사장의 모친인 고(故) 노순화 여사와 신동주·신동빈 회장의 모친인 시게미쓰 하쓰코 여사, 그리고 신유미 롯데호텔 고문의 모친인 서미경 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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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전자가족관계 등록시스템에 따르면 19일 사망 시점에서 신격호 명예회장의 법률혼 배우자는 고(故) 노순화 여사다. 노 여사는 1951년 사망했기 때문에 상속을 받을 수 없다. 시게미쓰 하쓰코 여사와 서미경 씨는 배우자로 등록돼 있지 않다. 따라서 국내법상 상속권을 부여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신격호 명예회장의 개인 재산에 대한 상속권은 신 명예회장의 직계비속이 보유한 걸로 봐야 한다는 게 법조계의 분석이다. 가족관계등록부상 직계비속으로 등재된 자녀를 뜻한다. 대법원 전자가족관계 등록시스템에 따르면, 신 회장은 신영자 전 롯데복지재단 이사장과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유미 롯데호텔 고문 등 4명이 자녀로 등재되어 있다. 이들은 모두 동등하게 25%씩 상속받을 법적 권리를 보유한다. 다만 상속인 4명이 상속분을 합의·조정한다면 일부 재산을 사실혼 배우자에게 증여하거나 상속분을 조정할 수 있다.



세금 고려하면 지배구조 변화 없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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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명예회장이 거액의 유산을 남겼지만, 상속 과정에서 롯데그룹의 지배구조가 다시 흔들릴 여지는 낮은 편이다. 막대한 상속세 때문이다.


일단 신격호 명예회장이 남긴 재산을 1조원으로 가정할 때, 단순 계산으로 4인의 자녀는 각각 2500억원 정도의 재산을 상속받을 수 있다. 국내법상 30억원 이상 상속·증여시 세율은 50%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상속받은 재산을 전액 투자해 롯데지주 지분을 사들이더라도 롯데지주 주식 5% 안팎을 매입하는데 그친다. 현재 신동빈 회장은 11.71%, 신동주 회장은 0.2%의 롯데지주 지분을 보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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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언장이 부재한 상황에서 신 명예회장 소유 지분은 4인의 가족에게 분할 상속할 가능성이 높다. 확률적으로는 가능성이 낮지만 만약 신 명예회장의 광윤사(0.83%)·롯데홀딩스(0.45%) 지분 전부를 신동주 회장이 매입하고 별도 재원으로 상속세를 납부하는 상황을 가정할 수 있다.


이 경우 신 명예회장의 지분을 모두 상속받더라도 신동주 전 부회장의 롯데홀딩스 지분율은 2.07%에 그친다. 지난 2018년 신동빈 회장이 일본롯데홀딩스 지분을 매입하면서 지분율이 4%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진다.


또 신동주 전 부회장은 이미 우호지분 등을 통해 이미 광윤사의 지분 50%+1주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서 신 명예회장이 보유했던 0.83%의 지분을 신동주 전 부회장 명의로 확보하더라도 상황이 달라질 건 없다는 뜻이다. 결국 거액의 유산 상속에도 불구하고 현재 롯데그룹 지배구조는 당분간 지금 형태로 유지될 전망이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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