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크림보다 순한 로션…마스크로 문제 생긴 피부 관리법

[라이프]by 중앙일보

코로나19로 마스크는 생활 필수품을 넘어 ‘생존 필수품’이 됐다. 마스크 수급 상황이 점점 나아지고 있다곤 하지만, 마스크를 오랜 시간 착용해 생기는 피부 트러블로 고통받는 사람이 늘고 있어 이 또한 문제다. 실제로 화장품 시장은 마스크 착용으로 색조 화장품의 인기는 떨어진 반면, 피부 진정·여드름 관리 제품 인기는 올라가는 중이다. 올리브영만 해도 2월 1일~3월 23일 피부 트러블 관련 화장품이 전년 동기간 대비 59% 증가했다. 올리브영 측은 "트러블 관련 제품은 일반적으로 미세먼지가 극심한 4월이나 과도한 피지 분비를 일으키는 여름철이 특수로 꼽히지만, 올해는 2월부터 수요가 높아진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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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역시 피부 트러블로 인한 방문 환자가 많은 상황이다. 피부과 전문의 이하은 원장(포레피부과)은 "최근 병원을 찾는 환자 중 대다수가 마스크 착용으로 인한 피부 문제를 호소하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마스크를 안 쓸 수도 없는 일. 마스크 장기착용으로 일어나는 피부 문제,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원인은 마찰과 높은 습도


마스크로 인한 피부 문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가장 많은 것은 접촉성 피부염이고, 그 다음으로 많은 증상이 모낭염이다. 접촉성 피부염은 폴리에틸렌·폴리에스터 등 합성섬유로 만든 마스크와 피부가 마찰하면서, 혹은 마스크를 귀에 거는 고무줄과 코 받침으로 사용하는 금속 때문에 생긴다. 특히 코 받침은 직접 피부에 닿지는 않아도 땀이나 입김에 의해 금속 성분이 배어 나오면서 코와 코 주변이 붉어지고 각질이 일어나는 원인이 되고 있다.


모낭염은 민감한 피부의 경우 더 잘 발생하는데, 오랜 마스크 착용으로 피부 장벽이 약해진 상황에서 화장품 성분이나 피부 노폐물이 제대로 배출되지 못하고 모공에 쌓여 생기는 경우가 많다. 또 마스크 내부 온도와 습도가 올라가고, 마스크가 피부를 눌러 피지선이 자극받아 평소보다 피지준비량이 늘어난 데도 원인이 있다.


이하은 원장은 "특히 어린이들이 마스크 착용 후 모낭염이나 입 주위 피부염으로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며 "침·입김으로 축축해진 마스크를 계속 끼고 있으면 뾰루지가 생기기 쉽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마스크 안쪽에 침이나 음식이 묻지 않도록 조심하고 식사 후 입 주변을 청결하게 닦은 후 마스크를 착용하는 습관을 들이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가장 중요한 관리법은 보습


마스크로 피부 문제가 일어났다면 진정·보습 관리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그 중에서도 보습은 약해진 피부를 다시 건강하게 만드는 데 가장 중요한 관리법이다. 피부과 전문의 김홍석 원장(와인피부과성형외과)은 "평소보다 보습 단계에 사용하는 화장품 개수를 줄일 필요가 있다"며 "세안 후 사용하는 보습 화장품도 유분이 많은 것보다는 산뜻한 느낌이 나는 로션 타입을 사용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보습제 중에서는 피부 재생 효과와 진정 효과가 있는 성분이 들어간 화장품을 선택하는 게 도움이 된다. 안인숙 한국피부과학연구원 원장은 "대표적인 게 병풀에서 추출한 센텔라아시아티카, 아시아틱애시드, 마데카식애시드 등 성분이다. 여기에 피부 장벽을 건강하게 만들어주는 세라마이드, 나이아신아마이드, 판테놀 등의 성분과 피부 진정에 효과적인 녹차잎추출물 성분이 들어있는 스킨케어 제품을 선택하면 트러블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피부에 영양을 듬뿍 주겠다고 오일이나 고체형 밤 타입 제품을 사용하면 문제가 생길 위험이 있다. 특히 여드름이 문제라면 오일형 제품이 모공을 막아 오히려 여드름을 더 악화시킨다. 알레르기성 피부라면 색소와 향료를 첨가하지 않은 저자극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


마스크로 인해 접촉성 피부염이 생긴 사람은 진정 효과가 좋은 성분이 함유된 것이라 해도 시트 마스크는 사용하지 않는 게 낫다. 시트 마스크에 사용하는 섬유 역시 합성섬유인 경우가 대부분이라 피부에 더 자극을 줄 위험이 있다. 이하은 원장은 "평소에 사용했을 때 아무 문제가 없었던 보습제를 선택하는 게 가장 좋다"고 강조했다.


화장 후 베이비 파우더로 마무리하면 보송


화장을 해야 한다면 마무리 단계에 베이비파우더를 사용하는 것도 전문가가 추천하는 방법이다. 안인숙 원장은 "화장할 때는 끈적이는 제품을 가급적 피하고, 마스크 안 환경을 보송한 상태로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며 "파운데이션이나 BB크림을 바른 뒤 성인용 콤팩트나 파우더 대신 아기들이 쓰는 베이비파우더를 살짝 발라주면 효과가 좋다"고 귀띔했다. 성인용 파우더는 유분이 많아 모공을 막지만, 아기용 파우더는 수분을 흡수하는 식물성 성분으로 마스크 안을 보송하게 유지시켜주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아예 화장을 안 하는 것보다는 가볍게 메이크업을 하는 게 트러블 예방에 더 좋다는 의견도 있다. 습기로 축축해진 피부에 외부 먼지나 유해물질이 직접 닿도록 보호막을 씌우는 차원에서다. 이때도 최대한 끈적이지 않는 화장품을 쓰고 베이비 파우더를 사용하면 피부에 자극이 덜 간다.


위생 위해 너무 열심히 씻는 습관은 오히려 독


외출 뒤 위생 관리를 위해 깔끔하게 씻는 것은 중요하지만, 마스크로 한껏 민감해진 피부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특히 스크럽, 진동클렌저 등 억지로 각질을 벗겨내는 각질 제거는 절대 금물이다. 깨끗하게 씻겠다고 피부에 기름기를 하나도 남기지 않을 정도로 강한 클렌징 제품을 사용하면 민감해진 피부는 더 민감해질 수 있다. 약산성의 순하고 부드러운 질감의 클렌징 제품 하나만 사용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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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07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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