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쇼야, 홈쇼핑 방송이야…상하이 패션위크의 새로운 실험

[비즈]by 중앙일보

세계 최초, 150개 브랜드 패션쇼 디지털로 생중계

영상보며 실시간 댓글 달 수 있고

쇼 끝나면 바로 주문, 2시간 만에 배달


최초의 디지털 패션위크를 선언하며 지난 24일 개막한 ‘2020 AW 상하이 패션위크’가 30일 막을 내렸다.


상하이 패션위크는 중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패션행사다. 원래 3월 26일 열릴 예정이었지만 지난달 11일 코로나19가 확산됨에 따라 잠정 연기를 결정했다. 그리고 27일 잠정적으로 연기한 상하이 패션위크를 디지털로 공개한다는 깜짝 발표를 했다. 상하이 패션위크 스페셜 에디션으로 ‘티몰 클라우드 패션위크’라는 이름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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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패션위크는 알리바바 그룹과 손잡고 지난 24일부터 2020 가을·겨울 패션쇼를 전자 상거래 플랫폼 ‘티몰’과 ‘타오바오 라이브’를 통해 중계했다. 시청자들은 실시간으로 패션쇼를 보면서 댓글을 달고, 티몰에서 즉시 상품을 구매할 수 있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오프라인 행사를 열지 않는 대신 패션쇼와 프레젠테이션을 디지털로 공개해 바이어와 미디어, 일반 대중이 쇼를 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DVF‧컨버스 등 글로벌 브랜드부터 앤젤 첸(Angel Chen)· 슈슈 통(Shushu Tong) 등의 중국 디자이너 브랜드까지 150개 이상의 브랜드가 참여했다. 지금까지 일부 브랜드가 유튜브 등 SNS 채널을 통해 패션쇼를 실시간 라이브로 공개한 적은 있지만, 패션위크 전체를 디지털로만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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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브랜드는 사전에 고지한 시간에 맞춰 실시간으로 패션쇼를 선보였으며, 패션쇼가 끝난 후에는 진행자가 등장해 옷에 관해 설명하고 매칭 노하우 등 정보를 전달하는 쇼가 이어졌다. 패션쇼로만 끝내는 게 아니라, 해당 쇼에 등장한 옷에 대해 자세한 설명과 입는 방법까지 정보로 전달해 바로 구매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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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패션위크 조직위원회는 홈페이지를 통해 “이번 시즌 상하이 패션위크는 클라우드 패션 쇼와 클라우드 라이브 방송을 조합해 구성했다”며 “관객들은 화면 앞에서 오프 쇼의 맨 앞줄에 앉은 것처럼 쇼를 관람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쇼 직후 펼쳐지는 라이브 방송에서 최신 트렌드와 스타일링 노하우 등의 정보까지 얻어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브랜드는 패션쇼를 녹색 배경에서 진행해 VR(증강현실) 기술을 활용했다. 디지털 기술로 배경을 바꿔가며 브랜드의 특성을 살린 것이다. 상하이 패션위크 주최측은 “풍부하고 다채로운 쇼 분위기를 만들어 브랜드가 더 잘 표현될 수 있도록 첨단 증강 현실 렌더링 기술을 투입했다”고 설명 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티몰의 패션 책임자 마이크 허(Mike Hu)는 “알리바바의 최첨단 기술을 통합해 소비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 것”이라고 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한 업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이번 클라우드 패션위크는 전통적인 패션쇼와 비교할 때 매우 혁신적”이라고 보도했다. 사람들이 모이는 것을 막아 바이러스 확산을 피할 수 있음은 물론, 장소 대관비나 진행비 등을 절약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또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패션쇼를 중계함으로써 젊은 층이 보다 많은 관심을 갖게 한 것도 장점이다. 쇼를 보면서 실시간 채팅을 할 수 있었던 것도 색다른 재미다.


특히 전자 상거래 시스템과 연결해 쇼와 프레젠테이션에서 본 상품을 즉시 주문할 수 있게 한 것은 주목할 부분이다. 상하이 거주자는 타오바오에서 쇼핑을 하고 2시간 이내에 ‘SF 익스프레스’로 제품을 배송받을 수 있었다. 실시간 쇼를 보기 전에 일부 제품은 선 주문도 가능했다. 이번 온라인 패션쇼는 오프라인 매장의 디지털화는 물론, 앞으로 브랜드가 제품을 출시할 때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디지털 형식을 탐색할 기회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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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패션 매체 징 데일리에 따르면 베이비 고스트(BABY GHOST) 등 현지 유명 브랜드는 생방송 후 몇 시간 만에 해당 제품 조회수가 3000건을 넘었다고 한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패션쇼의 현장감을 살려 모델이 직접 런웨이를 걸어 나오는 형식의 쇼도 있었지만, 일부 브랜드의 경우 매장이나 스튜디오에서 소규모로 진행돼 패션쇼라기보다 홈쇼핑 방송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징 데일리 역시 “디지털 쇼는 너무 빠르게 정신없이 진행됐고, 중국에서만 접속할 수 있어 잠재적 글로벌 고객에게 브랜드를 알릴 기회가 없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다만 징 데일리는 “온라인 패션위크가 탄소발자국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가능성이 큰 것을 발견했다”며 “상하이 패션위크가 (지속가능한 패션과 패션위크에 관해) 새로운 주도권을 잡았다”고 주장했다.


유지연 기자 yoo.jiyo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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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07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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