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썰명서] “나 대신에 백화점 환불 좀” 기상천외 호텔 컨시어지 활용법

[여행]by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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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처에 아침 식사 되는 맛집이 없을까?’ ‘아이 놀이방이 있는 식당은?’ ‘담배 냄새 안 나는 택시를 부르고 싶은데’…. 구글이나 인스타그램에서도 찾기 힘든, 살아있는 여행정보가 필요할 때 어떻게 해결하시나. 호텔에 머물고 있다면 답은 간단하다. 호텔 컨시어지의 도움을 받으시라.



‘컨시어지(Concierge)’가 뭐길래?


‘투숙객을 위한 집사 혹은 비서’라고 이해하면 쉽다. 4성급 이상 특급호텔이라면 컨시어지가 있게 마련이다. 한국컨시어지협회에 따르면 ‘수화물 보관 및 전달’ ‘우편배달’ ‘항공권 예약 및 변경’ ‘시내 관광 안내’ ‘식당 예약’ ‘주변 공연‧전시 안내’ 등이 주요 업무다.


투숙객의 편의를 위한 것이라면 ‘무엇이든’ 서비스하는 게 컨시어지의 원칙이다. 고객 불편 사항도 도맡아 처리한다. 영화 ‘귀여운 여인’에서 콜걸로 일하던 비비안(줄리아 로버츠)은 호텔 컨시어지의 도움으로 명품 숍에서 쇼핑하고, 테이블 매너도 배운다. 드라마 ‘미스터 굿바이’의 호텔 컨시어지 최영인(이보영)은 맞선을 보러 온 손님을 위해 단추까지 달아준다.



고객이 진짜로 원하는 게 뭐야?


예나 지금이나 투숙객 최대의 관심사는 시내 관광 정보다. 특히 맛집 문의가 많단다. 요즘처럼 식당 리뷰부터 메뉴판 정보까지 모든 걸 검색할 수 있는 스마트한 시대에도 컨시어지의 도움은 꽤 유용한 편이다. 웨스틴조선호텔 최혜정 컨시어지는 “주변의 최신 맛집 트렌드는 기본이고, 테마별 맛집 리스트까지 꾸준히 업데이트하고 있다”고 말한다. 하여 ‘비건 푸드’ ‘해장’ ‘가성비’ ‘노키즈존’ ‘흡연실 완비’ 등 키워드만 던져주면 취향에 맞는 식당 정보를 얻을 수 있단다. 컨시어지들은 투숙객의 까다로운 입맛을 맞추기 위해 다른 호텔의 컨시어지와도 맛집 리스트를 수시로 공유한다.



황금 배지를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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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킷 옷깃에 열쇠 모양의 황금 배지를 단 컨시어지를 만났다면 믿고 맡겨도 좋다. 세계컨시어지협회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 자격을 인정받은 베테랑이란 의미다. 이른바 ‘레끌레도어(Les Clefs d'Or)’로 통하는 이들이다. 레끌레도어는 국내 단 19명뿐으로 웨스틴조선호텔, 파라다이스 부산 호텔 등 5성급 특급호텔에서 만날 수 있다.



환불‧교환 심부름까지?


‘백화점에서 산 물건이 불량품이어서 교환하고 싶다고 했을 때 그런 것도 대신 처리해준다.’


‘나무위키’ 컨시어지 페이지에는 다음과 같은 글도 보인다. 사실일까. 5성급 A호텔의 한 컨시어지는 “간혹 있는 일이다. 일종의 심부름 서비스인데, 우리가 직접 처리할 수 없는 일은 퀵서비스에 대행을 맡기기도 한다”고 말했다.


컨시어지가 해줄 수 있는 일은 생각보다 많다. 호텔 주변의 관광지를 묶어 데이트 코스도 짜주고, 네일숍‧야구장‧미용실‧고속버스 등 가리지 않고 예약‧변경 업무를 도와준다.



노하우는 스마트폰에 있다


고객이 가는 곳은 날씨가 궂어도, 차가 막혀도 안 된다. 기상 예보는 물론이고 교통 상황도 살펴야 한다. 집회 여부도 필수 체크 사항이다. 하여 컨시어지는 경찰청과 시청 홈페이지를 수시로 확인한다. ‘친절한 택시 기사님’ ‘외국어에 능통한 택시 기사님’ ‘일 처리가 빠른 퀵서비스 업체’ 등 컨시어지의 스마트폰에는 별별 연락처가 다 저장돼 있다.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다


컨시어지는 투숙객이 원하는 모든 서비스를 해결해주는 존재다. 단 법적, 도덕적으로 문제가 없어야 한다. 예를 들면 ‘매진된 BTS 공연 암표 구하기’ ‘공적 마스크 대리 구매’ 등의 요청은 불가능하다. ‘객실로 배달 음식 주문’처럼 호텔 규정에 어긋나는 일도 요청할 수 없다.



팁을 내야 할까?


공연 예매, KTX 기차 편 예약처럼 별도 비용이 발생하는 경우, 그 돈은 당연히 투숙객의 몫이다. 하나 팁 개념의 서비스 비용을 컨시어지에 낼 필요는 없다. 국내 호텔은 객실 이용료, 레스토랑 등의 이용료에 이미 서비스 비용이 부과돼 있다. 팁 문화가 발달한 미국이나 유럽 등지에서는 호텔 컨시어지를 이용할 때 팁을 주는 게 매너다.


백종현 기자 baek.jo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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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07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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