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바닥 공부방서 열공하는 中7세…그 모습이 착잡한 당국

[이슈]by 중앙일보

코로나로 학교 못 가 인터넷 수업하게 되자

시장 반찬 파는 매대 아래 공부방 차려

노트북 구입해 온라인 학습에 매진

엄마는 장사하는 틈틈이 공부 봐 줘

코로나로 올 여름 대졸자 절반 미취업

中, 취업 지원 ‘100일 스퍼트’ 작전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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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홍역을 앓은 후베이(湖北)성 서남부에 위치한 우펑(五峰)현은 소수민족인 투자(土家)족자치현이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뒤를 이을 수도 있는 차세대 지도자 후춘화(胡春華, 57) 부총리의 고향으로도 유명하다.


후춘화는 16세 때 우펑현 문과(文科) 수석의 성적으로 베이징대학 중문과에 입학했다.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이래 우펑현이 배출한 첫 베이징대학 합격생이다. 후는 우펑고교 재학시절 ‘지식이 운명을 바꾼다’는 글을 학교 잡지 ‘문심(文心)’에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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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 있고 지식이 있으며 실천할 용기가 있다면 그 사람은 희망이 있다”고 그는 적었다. 역경 속 배움을 강조한 것이다. 그런 후춘화 정신이 40여 년이 지난 지금도 고향에 살아있는 듯 시장 한복판에서 공부에 매진하는 한 꼬마의 사진이 중국서 큰 화제다.


중국 신화사와 인민일보 등은 최근 우펑현위양관(漁洋關)진 시장에서 공부하는 7세 소녀 커언야(柯恩雅)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보도했다. 초등학교 1년생 커언야의 공부방이 시장에 차려진 건 지난 4월 3일 코로나 상황이 안정되며 생산 활동이 재개되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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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 고기와 야채 등 반찬거리를 파는 커언야의 부모는 코로나로 인해 등교하지 못하고 인터넷 수업을 해야 하는 딸의 학업을 돌보기 위해 고육지책으로 시장 매대 아래를 개조해 공부방을 만들었다.


매대 삼면에 철판을 두른 뒤 그 아래 책상을 놓고 책상 위엔 온라인 수업이 가능하도록 비록 중고이긴 하지만 노트북을 구입해 올렸다. 장사하는 틈틈이 엄마 자오웨이웨이(趙瑋瑋)가 공부를 봐 주며 숙제 검사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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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공부하기를 이미 한 달이 지났다고 한다. 얼마 전 학습 지도 방문을 나온 선생님 위원옌(余文艶)은 “성적과 글쓰기, 암기 능력 모두 향상됐다”며 커언야를 칭찬하기도 했다.


가끔 아무 생각 없이 일어서다가 머리가 매대 아래 부딪히는 걸 빼곤 공부하는 데 별문제가 없다고 커언야는 웃는다. 신화사는 “매대 위는 생활, 매대 아래는 미래”라는 제목으로 이를 보도했다. 중국 네티즌은 커언야의 공부 모습이 장하고 귀엽다고 칭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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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렇게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을 보는 중국 당국의 최근 심정은 착잡하다. 뜻밖의 코로나 사태로 구직 문이 대폭 좁아졌기 때문이다. 올여름 847만 명의 학생이 대학 문을 나서지만, 이들 중 아직도 절반 정도가 일거리를 찾지 못했다.


이에 지난 6일 중국 당국은 교육부와 인력자원사회보장부, 공업정보화부 등 모두 6개 부문이 공동으로 오는 5월부터 8월 중순까지 ‘100일 스퍼트’ 작전을 시행해 진학과 취업을 지원하는 10대 행동에 돌입한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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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행동에 따르면 대학 졸업 후 취직이 어려울 경우 공부를 더 하도록 하기 위해 석사 연구생을 예년보다 18만 9000명을 더 뽑는다. 또 전문대 졸업생의 4년제 대학으로의 편입을 유도하기 위해 그 입학 정원을 지난해보다 무려 32만 2000명이나 더 늘렸다.


또 대졸자 40만 명을 선발해 유치원과 초등학교, 중학교 교사로 우선 일하게 하기로 했다. 국유기업에 대해선 올해와 내년에 가능한 많은 신입 사원을 뽑도록 촉구했으며 중소기업엔 신규 직원 채용 시 각종 보조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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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당국은 각종 창업 행사를 열어 대학 문을 나서는 이들의 혁신적인 창업을 지원한다는 방침이기도 하다. 코로나 영향으로 지방 정부의 위생 부문에도 많은 일자리를 만들기로 했다. 또 입대의 문도 활짝 열겠다고 했는데 이는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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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07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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