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갑생의 바퀴와 날개] 지구 5만바퀴, 승객 300억명...광역철도 46년 성적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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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철도, 일반철도, 광역철도, 도시철도.


우리나라의 철도를 기능별로 구분짓는 큰 분류입니다. 고속철도는 열차가 주요 구간을 시속 200㎞ 이상으로 주행하는 철도를 말하는데요. 흔히 KTX를 생각하면 시속 300㎞를 떠올리겠지만 국제적 기준은 시속 200㎞이상이 고속철도로 간주됩니다.


일반철도는 고속철을 제외하고 ITX-새마을이나 무궁화호 등 일반 열차가 다니는 철길을 생각하면 됩니다. 도시철도는 말그대로 일정한 도시교통권역에서 도시 내의 원활한 교통을 위해 만들어진 철도인데요. 서울과 부산, 대전, 인천,광주 등의 지하철이 대표적입니다.



고속·일반·광역·도시철도 4가지 분류


광역철도는 법적 규정(대도시권 광역교통관리에 관한 특별법)에 따르면 둘 이상의 시·도에 걸쳐서 운행되는 도시철도 또는 철도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요건에 해당하는 도시철도 또는 철도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나름 규정이 명확한 다른 철도에 비해 광역철도는 사실 운영 측면에서 보면 그리 간단치 않습니다. 운영상 광역철도로 간주하지만 실제로는 광역철도와 도시철도, 일반철도가 뒤섞여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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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전철 1호선을 운행하는 전동차. [연합뉴스]

대표적인 것이 수도권전철 1호선인데요. 소요산~신창, 소요산~인천 등을 연결하는 총 길이 200.6㎞의 만만치 않은 연장입니다. 이 중에 소요산~신창만 따져도 166.7㎞나 되는데요. 조금 과장하면 서울~평양(195㎞) 간 거리에 맞먹는 길이입니다.


수도권 전철을 담당하는 코레일은 이 구간을 대부분 광역철도로 분류해서 운영하는데요. 서울교통공사가 담당하는 서울역~청량리역(1호선), 지축역~오금역(3호선), 당고개역~남태령역(4호선) 구간을 제외하면 다 코레일 소관입니다.



두개 이상 시·도 운행은 '광역철도'


여기서 법적규정을 엄밀히 적용하면 코레일이 광역철도로 분류하는 구간 중 여러 곳이 사실상 광역철도가 아닌 경우가 생깁니다. 법적으로 광역철도는 해당 권역에 해당되는 철도인데다 특정 지점을 중심으로 반지름이 40㎞이내여야 한다는 조건이 있는데요.


서울을 예로 들면 서울시청이나 강남역이 그 기준이 됩니다. 수도권지하철 1호선을 여기에 대입하면 사실 전구간이 광역철도에 해당할 수가 없습니다. 예외적으로 일반철도나 도시철도 구간이 포함된건데요.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법 규정에 들어맞지는 않지만 일반철도 구간에 일반 전동차를 넣어서 운영하는 경우 편의상 광역철도로 분류한다"며 "수도권 전철 1호선만 해도 법적으로 따지만 도시철도와 광역철도, 일반철도가 뒤섞여 있는 셈"이라고 설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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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광역철도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건 1974년 8월에 개통한 수도권전철 1호선입니다. 서울역과 청량리역 사이 서울지하철 1호선과 경부선, 경원선, 경인선을 서로 연결해서 운행한 건데요.



광역철도, 누적 승객 300억명 돌파


이후 수도권 주변을 비롯한 광역철도는 괄목할 만한 성장을 합니다. 무엇보다 광역철도 이용객이 급증했다는건데요. 수도권전철 개통 당시 하루평균 7만 8000명에 불과했던 승객이 현재는 326만명에 달한다고 합니다.


누적 승객도 1999년 100억명 돌파에 이어 최근에는 300억명을 넘어섰습니다. 광역철도 역도 초기 29개에서 현재는 263개로 급증했는데요. 1974년부터 최근까지 광역철도의 운행거리를 계산하면 지구를 5만 370바퀴나 돌 정도라고 합니다.


광역철도를 개별 노선별로 보면 수도권 전철 1호선이 최장이지만 신창~소요산 구간은 직결이 안되고 환승을 해야하기 때문에 사실상 직결 운행으로 가장 긴 구간은 경의중앙선(문산~용문)입니다. 연장은 128㎞에 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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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광역철도 역 중에서는 영등포역이 승차인원이 가장 많다고 하는데요. 하루 평균 7만여명에 달합니다. 물론 서울교통공사가 관할하는 도시철도 구간까지 합하면 수도권전철 1호선 중에서는 서울역이 승차 인원이 최다라고 합니다.



지역 민원 탓 운행 구간 더 길어져


이처럼 지난 46년간 운영기관의 노력 속에 많은 성장을 거듭한 광역철도이지만 사실 문제도 적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운영 구간이 너무 길다는 건데요. 수도권 지하철 1호선만 해도 과거에는 온양온천의 경우 일반열차를 타고 가야 했지만 지금은 전동차(전철)이 다니는 상황이 됐습니다.


경춘선이나 경의·중앙선도 마찬가지인데요. 예전에는 무궁화호 등 일반열차를 타고 다니던 구간이 광역철도로 편입돼 전동차가 운행하는 상황입니다. 일반철도가 광역철도로 바뀌면 전동차가 운영되고, 운행 간격도 상당히 줄어들고 교통비 부담도 감소하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지역과 정치인들의 민원이 쏟아졌고, 광역철도도 점점 더 길어지게 된겁니다. 하지만 운영기관 입장에선 반가운 상황은 아닙니다. 광역철도 연장이 길어지면 운행 간격을 맞추기 위해 더 많은 열차와 인력을 투입해야 하는 부담이 있습니다. 또 광역철도로 분류되다보니 환승할인도 적용돼 수입은 별로 늘지 않는데요.


승객, 그것도 지역 주민입장에서는 광역철도의 확장이 반가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무분별한 민원에 따른 확장은 운영기관에 상당한 부담을 안길 가능성이 높습니다. 앞으로 광역철도를 확장하는 논의에서는 이같은 문제점을 고려한 합리적인 방안이 도출되길 기대해봅니다.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kks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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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07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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