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컷 세계여행] 지구의 속살 같은 비경, 반년째 닫혀있는 사연

[여행]by 중앙일보


미국 앤털로프 캐니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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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경이로운 사진. 지구의 속살에 들어와 있는 듯한 장면.


미국 애리조나주의 앤털로프 캐니언(Antelope Canyon)입니다. 앤털로프 캐니언은 의외로 작습니다. 길이 600m, 깊이 37m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안으로 들어가면 바위가 춤추는 듯한 형상에 입이 쩍 벌어집니다. 횃불, 사자 머리, 하트 모양 바위도 있습니다. 정오 즈음에는 머리 위 바위틈에서 섬광 같은 빛줄기가 쏟아집니다. 오랜 시간 이어진 홍수가 이 모든 절경을 빚었다는 사실이 놀랍습니다.


앤털로프 캐니언은 아메리칸 원주민 나바호(Navajo)족의 성지입니다. 원주민 가이드 투어를 이용해야만 입장할 수 있습니다. 이 천하의 비경이 3월 13일 이후 폐쇄 상태입니다.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입니다. 나바호족은 미국에서도 코로나 감염·사망률이 무척 높습니다. 9월 8일 현재 나바호족 17만 명 중 9903명이 감염됐고, 527명이 숨졌습니다. 여러 세대가 함께 사는 생활방식을 고수하는 데다 나바호 자치구의 의료·보건 시설이 취약하기 때문입니다.


나바호족은 우리하고도 인연이 각별합니다. 800여 명이 한국전쟁에 참전했습니다. 우리 정부와 민간단체가 나바호족에게 마스크와 방역 물품을 지원한 까닭입니다. 앤털로프 캐니언의 비경도 그립지만, 우리를 닮은 그들의 안녕도 걱정입니다.


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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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07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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