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충하초 설명회' 코로나 안걸린 딱 1명 "KF94 쓰고 있었다"

[이슈]by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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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폐공간' 의자 한 개정도 거리두고

두툼한 마스크 쓴채 음식 먹지 않아



'27명 중 26명 확진', 감염 안 된 딱 한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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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오후 대구시 북구 한 빌딩 지하 1층. 건강식품인 동충하초의 효능과 수익성 등 동충하초 판매 사업을 전반적으로 소개하는 설명회가 열렸다. 대구·경북·충북·경남 등 5개 시·도에 거주지를 둔 50대~80대 주민 27명이 모였다.


20평 남짓 지하 공간에서 진행된 설명회는 3시간 정도 이어졌다. 중간중간 쉬는 시간 커피를 마시고, 설명회를 마칠 때쯤엔 수박을 나눠 먹기도 했다.


설명회가 끝나고 며칠 뒤 '대구 동충하초 설명회 발(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나오기 시작했다. 참석자 27명 중 26명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97%의 감염률이다. 당시 설명회가 열린 지하 1층은 밀폐된 공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일정 시간 가득 차 있었던 셈이다.


딱 1명,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퍼진 밀폐된 공간에서 3% 확률로, 자기 몸을 지켜낸 이가 있었다. 경북 상주에 사는 60대 A씨다. 그는 최근 자가격리 기간을 거치며 3차례 코로나 검사에서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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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회 중 한마디도 하지 않아


어떻게 코로나에 혼자 감염되지 않은 걸까. 15일 대구시와 경북 상주보건소, A씨의 말 등을 종합하면 그는 당시 통풍이 되는 비말 마스크가 아닌 두툼한 KF94 마스크를 착용했다. 무더운 날씨였고, 대구·경북에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던 때가 아니어서 대부분 얇은 비말 마스크를 한창 착용할 때였다.


A씨는 KF94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로 지하 1층 설명회 자리에 참석했다. 설명회 자리에 있던 손 소독제로 손을 두어 차례 닦고서다.


그는 "상주에서 같이 설명회에 간 지인 3명과도 의자 한 개 정도 거리를 띄우고 앉았다. 설명회 참석 중에 말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하에 있는 동안 커피를 마시지 않았고, 수박을 나눠 먹을 때, (나는) 먹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보건소 역학조사 결과, 그는 수박을 나눠 먹을 때 혼자 1층 건물 밖으로 나가 서성이며 흡연을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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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밖에 나가 시간 보내기도


A씨는 지하 1층에 머무는 동안 단 한 차례도 KF94 마스크를 벗지 않았다. 즉, 바이러스가 가득한 공간에서 마스크 쓰기, 최대한 혼자 있기, 거리두기 등 기본적인 방역 수칙을 지킨 덕분에 자신의 몸을 지켜낼 수 있었던 셈이다.


최근 스타벅스 파주 야당점 집단감염 사례에서도 두툼한 KF94 마스크 착용 효과는 알려진 바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스타벅스 파주 야당점 관련 환자는 지난달 24일 낮 12시 기준 65명에 달한다. 전파경로 중 하나로 에어컨 바람이 주목됐다. 실내에서 마스크를 벗은 손님이 줄줄이 바이러스에 노출되면서다. 반면 직원 가운데 확진자는 단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원들은 근무시간 내내 KF94를 썼다고 한다.


올 2월과 3월 코로나19 대유행을 겪은 대구시민들은 마스크 쓰기가 최선의 코로나19 확산 방지책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에 대구에선 범시민 운동으로 ‘마스크 쓰GO 운동’이 한창이다. ‘먹고 마실 때는 말없이, 대화할 때는 반드시 마스크 착용하고 하자’는 게 범시민 운동의 주요 내용이다.


15일 대구지역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0명이다.


대구=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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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07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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