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고가도로 밑 ‘빨간 컨테이너’…이색 도시재생 실험

[여행]by 중앙일보

유휴 공간에 복합문화시설 조성

부산 ‘B’ 첫글자 딴 ‘비콘그라운드’

6개 구간 51실…창작공간 등 다양

중앙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부산의 영문 앞머리 ‘B’자와 담다란 뜻의 단어(Contain) ‘Con’을 합친 ‘비콘 그라운드’. 부산 수영구 망미동 수영고가도로 아래에 조성된 복합문화시설 비콘그라운드가 정식 개장한다.


부산시는 “다음 달 2일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과 신상해 부산시의회 의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현장에서 개장식을 한다”고 27일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지난 8월 일부 시설을 먼저 개장한 후 석달만의 전체 개장이다.


비콘그라운드는 ‘부산의 감성과 문화를 담는 공간’이자 ‘부산 컨테이너’라는 두 가지 의미가 담겨 있다. 부산항의 상징인 컨테이너로 조성한 것이 특징이다. 소음과 공해 문제로 방치돼 온 고가도로 아래 빈터에 도시재생 사업을 벌여 주민에게 즐길 거리, 관광객에게 볼거리를 제공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꾀하려는 의도다. 부산시는 문체부의 ‘지역관광 개발사업’에 공모해 확보한 국비 45억원에 시비 45억원을 더한 90억원으로 2018년 공사를 시작해 2020년 2월 시설물을 완공했다.


바닥면적 1990㎡에 전체 건축면적 4635㎡인 복합문화시설은 주제별로 6개 구간으로 구분된다. 주민 회의실과 휴게실로 사용되는 커뮤니티그라운드, 예술창작공간과 패밀리 레스토랑이 입주하는 패밀리 데크, 운영사무실과 이벤트 공간이 있는 비콘스퀘어, 소매점·식음료 상가가 입주하는 쇼핑 그라운드, 야외이벤트 공간인 플레이그라운드, 청년소셜 벤처 기업이 입주하는 아트갤러리 등이다. 이 6개 구간에는 특성에 맞게 총 51개 실이 갖춰졌다. 문화시설 8개 실, 청년창업시설 11개 실, 상업시설 27개 실 등이다. 2층짜리 시설도 들어서있다.

중앙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 가운데 11개 청년창업기업이 입주한 공간에선 매주 2개 기업이 번갈아가며 50분~2시간씩 수업을 진행한다. 무드등 제작과 재봉틀 사용법 등 실생활에 쓸모있는 기술 등을 가르쳐준다. 모상미(51·모이다아트협동조합 대표) 청년창업시설 회장은 “코로나19 때문에 수업 당 참여 인원을 8명으로 제한했더니 대기인원이 계속 늘어나는 등 기대 이상의 관심을 보인다”고 말했다. 모이다아트는 무드등을 제작 판매한다.


지난 8월 입주한 올다라이프 김미정(40) 대표는 “임시개장 후 코로나19 확산과 홍보 부족으로 찾는 사람이 많지 않았으나 정식 개장하면 방문객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올다라이프는 컵· 그릇 등 주방용품에 자신만의 추억이 담긴 그림이나 사진을 새겨넣는 기술을 가르쳐 주거나 제품을 판매한다.


부산시는 인근 폐공장을 활용해 조성한 복합문화공간 ‘F1963’, 수영 팔도시장, 수영사적공원, 망미단길과 연계해 비콘그라운드를 관광객과 주민이 즐겨 찾는 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다.


비콘그라운드에 사람들이 찾기 시작하면서 주민들 사이에선 인근 상가의 임대료 상승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부산시 관계자는 “코로나19 때문에 3개월간 임대료를 인하해주고, 내년부터는 매년 감정평가를 해 인근 상가보다 최대한 싸게 임대료를 책정해 인근 상가의 임대료 상승도 막겠다”고 말했다.


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22.08.07원문링크 바로가기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Copyright © ZUM internet Cor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