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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 ]

설치했더니 사상자 33% 줄었다···1564개 '회전교차로' 마법

by중앙일보

[숫자로 본 회전교차로]

10년 전부터 전국에 본격 설치

경기 297개 최다, 대전은 10개

사상자 설치 전보다 33% 감소

"회전 중인 차량에 양보가 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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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해남군에 설치된 회전교차로인 남창교차로. [사진 국토교통부]

'회전교차로.'


중앙에 있는 원형 교통섬을 중심으로 차량이 반시계방향으로 회전하면서 통과하는 교차로를 말합니다. 국내에선 차량 통행량이 많은 대도시보다는 지방 도로에서 자주 볼 수 있는데요.


로터리(Rotary)와는 구분되는 개념으로 영어로는 ‘Roundabout’이라고 표기합니다. 회전교차로는 1920년대 영국에서 그 개념이 생겼고, 이후 60~70년대 본격 도입됐다는 게 정설입니다. 프랑스 파리의 개선문 주변이 대표적인 대형 회전교차로입니다.


국내에선 이전부터 운영 중인 곳이 일부 있긴 했지만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설치된 거로 봅니다. 당시 국토교통부가 회전교차로 설계지침을 마련하면서 국도와 지방도 등에 회전교차로를 만들기 시작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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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선문을 도는 회전교차로는 파리의 명물 중 하나다. [위키백과]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국에 모두 1564개가 설치됐습니다. 도로등급별로 보면 시도(道)가 554개로 가장 많고, 이어서 지방도(408개)·군도(313개)·구도(111개) 순입니다. 국도는 110개, 특별·광역시도는 68개입니다.


또 지역별로 보면 경기도가 297개로 최다이고, 강원(173개)·경남(151개)·전남(132개)·전북(126개) 등 순입니다. 대전이 10개로 가장 적고, 서울은 69개가 설치됐습니다. 규모로는 1차로형이 1065개로 전체의 68%를 차지했고, 다소 규모가 큰 2차로형이 346개, 소형이 153개입니다.


이렇게 설치한 뒤 효과는 어땠을까요. 한국교통연구원이 분석한 데 따르면 교통사고 건수는 설치 전 817건에서 설치 뒤에는 615건으로 24.7%가 줄었습니다. 사상자 수도 1376명에서 921명으로 33.1%가 감소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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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선 한국교통연구원 도로교통본부장은 "교통사고 분석이 가능한 회전교차로 476개소에 대해 설치 전 3년 평균 데이터와 설치 후 1년 데이터를 비교한 결과"라고 설명합니다.


교차로 규모에 따른 사상자 수 변화를 보면 소형 회전교차로가 72%로 가장 많이 감소했고 1차로형이 51.5%, 2차로형은 3.3%로 조사됐습니다. 차선을 변경할 필요가 없는 작은 규모의 회전교차로일수록 효과가 큰 셈입니다.


통행시간은 회전 교차로 설치 전에는 평균 25.2초가 걸렸으나 설치 후에는 19.9초로 5.3초(21%) 단축된 걸로 나타났습니다. 회전교차로는 신호등이 없어 전기요금 등 유지비가 적게 든다는 장점도 있다고 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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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익산의 오룡사거리. [사진 국토교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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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전교차로로 바뀐 오룡사거리. [사진 국토교통부]

이처럼 회전교차로의 효과가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나면서 정부는 이를 더욱 확대할 방침입니다. 주현종 국토부 도로국장은 "교통안전과 차량흐름 개선에 효과가 검증된 회전교차로를 지속적으로 늘려갈 계획"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회전교차로는 증가하고 있지만, 운전자들이 아직 통행요령을 제대로 모르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회전교차로의 통행원칙은 간단한데요. 교차로 진입 전에 회전 중인 차량이 있으면 일단정지하고, 그 차량에 양보해야 합니다. 또 시계 반대방향으로만 돌아야 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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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전교차로 통행방법. [자료 행정안전부]

하지만 상당수 운전자가 이를 모르거나 무시하고 회전 차량이 있는데도 멈추지 않고 그냥 진입하는 사례가 종종 눈에 띕니다. 이럴 경우 자칫 충돌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통행요령을 숙지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입니다.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kksk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