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하몽식당, 사장님이 호날두…다섯끼 먹는 나라 맛집 5

[푸드]by 중앙일보


스페인 마드리드 여행 ② 식도락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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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CNN이 꼽은 세계 10대 음식 강국에서 스페인은 4위에 올랐다. 이탈리아, 중국, 프랑스 다음이었다. 식탐 순위를 매기면 어떨까. 스페인이 1위에 오를 것 같다. 하루 다섯 끼를 먹는 국민이니까. 스페인 사람을 보면 먹기 위해 사는 것 같다. 편견은 마드리드에 가보고 깨졌다. 이 나라, 이 도시에 살면서 맛깔난 음식을 일상으로 접한다면 누구라도 먹는 일에 진심일 수밖에 없다는 걸. 마드리드에서 인상적이었던 음식과 식당 5곳을 소개한다. 어지간한 가이드북에 안 나오는 곳들이다.



4년 숙성한 하몽 맛 '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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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드리드 살라망카 지구에 2014년 문 연 '타텔(Tatel)'은 셀러브리티가 투자해 유명해진 식당이다. 살아 있는 테니스 전설 라파엘 나달, 전 NBA 농구선수 파우 가솔, 가수 엔리케 이글레시아스 그리고 포르투갈 축구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1920년대 분위기로 내부를 꾸민 식당에서는 라이브 공연을 감상하며 음식을 먹는다. 15~30유로 사이의 전채 요리도 맛이 출중하다. 송로버섯 넣은 토르티야, 간장에 졸인 참치 회, 저민 새우 등이 맛있었다. 압권은 이베리코 지역 돼지 뒷다리로 만든 '하몽'이었다. 군내는 전혀 없었고 대신 고소한 풍미가 감돌았다. 식당 한편에서 하몽 자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플라멩고 공연하는 미쉐린 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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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왕궁 근처에는 식사하면서 플라멩코 공연을 보는 식당 ‘코랄 데 라 모레리아(Corral de la moreria)’가 있다. 짬짜면처럼 이도 저도 아닐 것 같아 큰 기대를 안 했는데 오해였다. 공연도 음식도 훌륭했다. 입장하고서야 알았는데 이 식당은 올해 미쉐린 1스타를 받았다. 전채로 나온 토마토 수박 수프는 시원한 맛이 도드라졌다. 주식인 이베리코 돼지 목살 구이는 입에서 녹을 듯 부드러웠다. 음식 맛이 여느 스페인 식당보다 덜 짜고 정갈했다. 플라멩코 공연은 몰입감이 대단했다. 집시의 설움을 담은 가락이 한국의 창을 연상하게 했다. 3코스 음식과 공연 감상을 포함한 가격은 98유로(약 13만7000원).



마드리드 역사와 맞먹는 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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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요르 광장 뒤편에 자리한 식당 '포사다 데 라 빌라(Posada de la villa)'는 내·외관이 모두 독특하다. 1642년에 지은 여관 건물을 개조한 식당이다. 펠리페 2세가 1561년에 마드리드로 천도했으니 도시 역사와 맞먹는 셈이다. 아랍 문화권의 분위기도 느껴진다. 식당 운영은 1980년대에 시작했다. 이 식당은 장작 뗀 화로에서 구운 어린양 고기가 유명하다. 주식인 양고기가 나오기 전에 일본식 고로케를 연상시키는 크로켓, 한국의 피순대를 꼭 닮은 블랙 푸딩 소시지, 고등어와 구운 야채 등을 먹었는데 모두 친근한 맛이었다.



새로 떠오른 타파스 성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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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국에도 '타파스 바'가 많이 생기고 있다. 맥주나 와인에 한입 크기 음식을 곁들여 먹는 게 타파스다. 친구와 수다 떨면서 바를 옮겨 다니며 먹는 문화가 스페인에서 흔하다. 이런 분위기를 느끼고 싶다면 산 미겔(San miguel) 시장이 제격이다. 1916년 문 연 전통시장인데 2018년 세계 각국의 요리를 맛볼 수 있는 푸드마켓으로 재탄생했다. 해산물 볶음밥 '빠에야'부터 스페인식 만두 '엠파나다' 뿐 아니라 아시아 요리까지 두루 맛볼 수 있다. 스페인 사람은 저녁 식사를 늦게 한다. 오후 9시가 보통이다. 산 미겔 시장은 자정까지도 북적북적하다.



든든한 3.5유로짜리 오믈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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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프로그램 '필이 좋은 여행, 한입만'에 나온 식당 '카사 다니(Casa dani)'는 서민 분위기를 느끼기 좋다. '데 라 파즈(De la paz)' 시장 안에 자리한 식당인데 오전 7시 문을 연다. 아침과 점심에는 3.5유로(약 5000원)짜리 토르티야를 먹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토르티야는 스페인식 오믈렛이라 불리는데 계란과 감자, 바짝 졸인 양파 맛이 조화를 이룬다. 다만 간이 좀 세다. 문어 요리 '폴포'나 삼겹살 튀김, 새우구이 같은 음식을 맥주에 곁들여 먹는 사람도 많다.


마드리드(스페인)=글·사진 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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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07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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