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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프 ]

승객도, 기관사도
‘지옥철’ 고통…이유는?

byKBS

앵커


서울 중심을 관통하는 지하철 9호선의 연관 검색어는 '지옥철' 입니다. 개통 9년째지만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승객뿐 아니라 기관사들 사이에서도 공포의 지옥철로 불린다는데요. 나아질 방법은 없는 걸까요? 김채린 기자입니다.


리포트


오늘도 비좁은 차안에서 손잡이를 붙들고 버텨봅니다. 많게는 정원의 두 배 이상을 태워 달리는 '지옥철' 9호선 풍경입니다. 출퇴근 때마다 반복되는 일상.


차예슬·도혜지/9호선 이용 승객 : "키 큰 사람들이 앞에 있으면 숨쉴 구멍도 잘 없더라고요."


이동진/9호선 이용 승객 : "특히 더 퇴근 시간에 겹칠 때 붐비고 이래서 (아이가) 많이 힘들어하거든요."


괴로운 사람들은 또 있습니다. 새벽 3시 반. 이 9호선 기관사는 이미 출근 중입니다.


A씨/9호선 기관사/음성변조 : "출근 시간의 압박 때문에 (알람 울리기) 1시간 전에 먼저 깬다든가. 3시간, 4시간 이 정도만 (자고 나오죠)."


거의 모든 기관사가 사흘에 한 번 꼴로 새벽 6시 전에 나와야 합니다. 화장실 갈 시간이 없어 비닐 봉지에 볼일을 보는 게 다반사. 기관사의 12%는 법정 최소 휴게시간인 1시간도 쉬지 못합니다.


A씨/9호선 기관사/음성변조 : "밥 먹는 거보다도, 너무 피곤하니까. (휴게시간에) 잠깐이라도 눈을 붙이려고 하고 있습니다. 아니면 간단하게 편의점에서 컵라면 정도 사 먹는 수준으로."


피로가 누적되다 보니 사고 위험도 커집니다.


B씨/9호선 기관사/음성변조 : "(운전하는 기관사들을 보면) 걱정될 정도로 몽롱해 하고 있다거나. 조금만 지났는데 막 3개 역이 지나가 있을 때가 있어요."


서울시도 이런 실태를 알고 있지만 개선될지는 불투명합니다.


서울시 관계자/음성변조 : "(노동조건 개선은) 저희가 일방적으로 할 수 있는 성질은 아니기 때문에. 노사 합의가 필요한 부분이고."


모든 문제는 9호선이 민간회사라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운영사 대주주 프랑스 회사에 9년 동안 지급된 배당금이 300억 원. 다단계 위탁 운영으로 발생하는 비용만도 한해 100억 원이 넘는 걸로 추산됩니다. 그만큼 시민 편의와 노동조건 개선에 소홀한 겁니다.


노종화/변호사·9호선 운영구조 연구 참여 : "지금이라도 서울시가 다단계 위탁 구조를 없애거나 민간 자본을 축소시키는 등 공공성을 강화하는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매일 아침 저녁 이어지는 승객들의 고초. 그사이 기관사 절반은 회사를 떠났습니다. KBS 뉴스 김채린입니다.


김채린기자 (dig@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