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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 ] [특파원리포트]

‘美 명문대 역대 최대 입시비리’…美 유명 스타들도 뒷돈

byKBS

‘美 명문대 역대 최대 입시비리’…美

▲[사진 출처 : abc]

미국 ABC 방송의 인기드라마 '위기의 주부들'을 보면 주부 르넷이 등장한다. 할 말은 곧바로 내뱉어야 하고, 다섯이나 되는 애들을 휘어잡기 위해 잔꾀도 부리지만, 직장에서는 전문직 여성으로 알아주는 한마디로 똑 부러지는 여성이다.

 

그런데 이 강인한 주부 르넷 역을 한 TV 스타 펠리시티 허프먼이 이번엔 '위기의 학부모'가 됐다.

‘美 명문대 역대 최대 입시비리’…美

[사진 출처 : CNN]

美 보스턴 검찰, TV 스타들 연루된 대형 입시비리 적발

미국에서 유명인사들이 브로커에게 뒷돈을 주고 자녀를 명문대에 입학시킨 대형 입시비리 사건이 터졌다. 보스턴 연방지방검찰청은 입시브로커에게 거액을 주고 자녀를 예일, 조지타운, 스탠퍼드, 웨이크포레스트, UCLA 등 명문대학에 체육특기생으로 입학시킨 학부모와 브로커, 대학 입시 관계자 등 미 전역에서 50여 명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적발된 사람은 입시비리를 조직한 브로커 3명과 시험 감독관, 코치, 대학 직원 등 입시 관계자 13명, 그리고 33명의 학부모다.이들의 범행은 지난 2011년부터 올해까지 8년 동안 지속했다. 그동안 브로커를 통해 오간 뒷돈의 규모만 283억 원에 달한다. 연방검찰이 기소한 입시비리 사건 가운데 최대 규모라고 검찰 관계자는 밝혔다.

대리 시험 공모…코치에게 뒷돈 주고 프로필 조작

연방검사가 밝힌 이번 입시비리의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학부모들이 대학입시 준비를 도와주는 조직, 즉 브로커들에게 돈을 주고 자녀들 대신 시험을 보게 하거나 SAT, ACT 점수를 조작했다고 한다. 두 번째는, 이들 브로커를 통해 대학 코치들에게 뇌물을 주어 자녀들이 실력과 상관없이 원하는 스포츠팀에 들어가도록 만들었다. 이 경우는 아예 학생의 운동 관련 프로필을 조작해 가짜 운동 경력을 만들어 입시생들이 유망한 운동선수인 것처럼 보이게 만든 경우도 있다.


예들 들어 입시 조직의 한 브로커는 학생의 얼굴을 포토샵으로 조작해 다른 운동선수 학생과 합성하는 방법으로 가짜 프로필을 만들었다. 그는 입시 대가로 부모들에게 2천5백만 달러를 받았다고 한다.


연방검찰은 이번에 적발된 학부모들은 "부유층과 특권층" 부류라면서 여기엔 TV스타, 배우, 기업체 CEO, 패션 디자이너, 국제법률그룹 부회장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허프먼과 러프린 같은 유명 배우들뿐만 아니라 뉴욕에 있는 법률사무소 공동대표인 고든 캐플런 변호사, 포장업체 대표 그레고리 애벗 등 기업체 CEO도 상당수 포함됐다. 검찰은 "이번 사건은 계속 커지는 명문대 입시와 이들 자본과 비리가 만나는 부패의 확산"이라고 강조했다.

‘美 명문대 역대 최대 입시비리’…美

[사진 출처 : Getty Images]

'위기의 주부들' 출연 펠리시티 허프먼 '위기의 학부모'돼

적발된 학부모 가운데 할리우드 배우, 유명 TV 스타, 기업체 CEO 등 유명 인사들이 많다. 인기 드라마 '위기의 주부들'에 출연한 펠리시티 허프먼도 입건된 학부모 명단에 있다. 허프먼도 수만 달러의 뒷돈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허프먼의 남편인, 연기자 윌리엄 H 메이시는 기소되지 않았지만, 법원자료를 보면 허프먼과 남편의 대화가 녹음된 증거 자료가 제출됐다. 이들 부부는 작은 딸이 대학 입시 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게 하려고 1만 5,000달러를 언급하는 내용이 있었다. 하지만 이들 부부는 작은딸은 결국 입시비리에 가담시키지 않기로 했고, 그래서 남편은 기소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에 앞서 큰딸을 수만 달러를 기부하는 방식으로 브로커를 통해 입시비리에 가담한 허프먼에 대해서만 검찰이 기소한 것이다.

‘美 명문대 역대 최대 입시비리’…美

[사진 출처 : Getty Images]

'풀하우스' 출연 로리 러프린, 두 딸을 USC 보내려 거액을...

유명 시트콤 '풀하우스'에 나온 배우 로리 러프린도 적발됐다. 러프린은 패션 디자이너인 남편과 함께 두 딸을 USC 서던캘리포니아대학 조정팀에 넣어주는 대가로 입시 브로커에게 찬조금으로 가장한 사례금 50만 달러를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USC에 들어간 러프린의 딸 올리비아 제이드 지아눌리는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에 수백만 명의 구독자와 팔로워가 있는 소셜미디어 스타로도 유명하다. 이름의 첫 글자를 따 OJ로 알려진 그녀는 대학입학 체험기와 일상생활을 소셜미디어에 올려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언론을 통해 이 같은 입시비리 사실이 알려지자, USC 서던캘리포니아대학 학생들은 충격에 빠졌다. 한 학생은 방송 인터뷰를 통해 "명문대에 그토록 입학하고 싶어 50만 달러의 뇌물까지 줬다니 창피할 따름입니다. 혐오감까지 듭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은 "우리 대학에 입학할 충분한 자격이 있는 학생들이 이런 일로 인해 입학을 못 했다는 것에 대해 화가 나고 슬프기도 합니다."라며 분노했다.


검찰은 학부모 가운데 최대 650만 달러까지 뇌물을 제공한 사례가 있다고 밝혔다. 대부분은 수십만 달러의 뇌물을 썼고, 이들은 사기 공모,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최대 징역 20년에 처할 수 있는 중범죄를 저질렀다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잊을만하면 터지는 것이 입시 비리다. 특히 이른바 명문대학에 자녀를 필사적으로 보내려는 학부모들의 마음은 세상 어디나 마찬가지인 듯하다. 하지만 삐뚤어진 마음으로 불법을 저지르다가는 자녀들의 인생까지 망치는 수가 있다. 보스턴 지방검찰청 한 검사는 "이들 부유층을 위한 별개의 대학 입시 시스템은 없습니다. 또 이들에게 적용되는 형사법도 예외는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스탠퍼드, UCLA 등 일부 대학은 비리가 드러난 코치를 해고하고 자체적으로 진상 조사를 벌이고 있다.


최동혁 기자 (vivadong@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