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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 ] 팩트체크K

대통령 긴급명령으로 중국동포 투표권 줬다고?

byKBS

KBS

아래 갈무리된 화면은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 블로그 등에 도는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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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중국동포들에게 투표권 부여했다’는 내용의 허위정보 갈무리 사진

'연합뉴스' 로고, '긴급 속보'라는 말머리와 함께 '2020년 3월 7일 0시를 기점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긴급행정명령으로 조선족은 1개월만 거주하면 주민증, 선거권 발급(종합2보)'라는 제목이 달려있습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정부는 2020년 3월 7일 0시부터 조선족임이 확인되면 1개월만 대한민국에서 체류하면 곧바로 대한민국 국민으로 편입시키고 곧바로 선거권과 주민증을 곧바로 발급해주기로 긴급행정명령을 내렸다. 이로써 다가오는 김일성 생일과 겹치는 날짜인 4.15 총선에서 조선족이 선거 당락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변수가 되었다.'


네이버에 '긴급 행정명령'을 검색해보니, 연관검색어로 '조선족 투표권', 조선족 선거권', '연합뉴스 긴급속보' 등이 나옵니다. 해당 '허위 기사'를 본 누리꾼들이 추가로 검색해본 흔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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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해당 기사 나간 적 없어"


일단 연합뉴스 측은 이런 내용의 기사가 나간 적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또 갈무리 화면에 등장하는 '노미현'이라는 기자도 연합뉴스 직원이 아니라고 확인했습니다.


■행전안전부 "중국 동포에 주민증 발급?…완전히 허위 정보"


행정안전부 주민과에 문의해봤습니다. 행안부 주민과 관계자는 "중국 동포들에게 선거권과 주민증을 발급해주는 대통령의 '긴급행정명령'이란 것은 없었으며 금시초문"이라면서 "해당 내용은 완전히 허위 정보"라고 못 박았습니다.


■허위정보 사진 출처는 2014년 연합뉴스 기사


해당 '허위 정보'에 나온 사진은 '재한중국동포들 "지방선거서 존재감 보이겠다"'라는 제목의 2014년 실제 연합뉴스 기사에 등장합니다. 그 해 6월에 실시된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내 중국동포들의 조직인 '재한중국동포유권자연맹'이 조직을 정비했다는 내용의 기사입니다. 중국동포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만 첨부해 허위 정보를 추가한 것입니다.


■"코로나19 확산이라는 '위기 상황'이 허위정보 개연성 높여"


여기에 등장하는 대통령의 '긴급행정명령'이라는 것은 '대통령 긴급명령'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헌법 76조 ①항은 '대통령은 내우·외환·천재·지변 또는 중대한 재정·경제상의 위기에 있어서 국가의 안전보장 또는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하기 위하여 긴급한 조치가 필요하고 국회의 집회를 기다릴 여유가 없을 때에 한하여 최소한으로 필요한 재정·경제상의 처분을 하거나 이에 관하여 법률의 효력을 갖는 명령을 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국회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는 데도 불구하고 대통령이 헌법적 권한을 동원해 입법 과정을 생략한 것으로 오인할 수 있게 만드는 이런 허위 정보가 확산하는 이유는 뭘까요?


김헌식 문화평론가는 "대통령의 긴급명령이 발동됐다는 허위 정보의 개연성이 코로나19 확산이라는 위기 상황에서 더 높아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정보와 관련해선 "코로나19 확산이라는 상황을 활용해 만든 전형적인 인포데믹(정보전염병)"이라고 규정했습니다.


■'중국인에 총선 투표권 부여한다'는 허위정보 꾸준히 유통


최근 '정부와 여당이 코로나19 확산에도 중국인 입국 전면 금지를 하지 않는 것은 총선 표 때문'이라는 허위 정보도 확산됐습니다. 앞서 KBS 팩트체크팀은 이같은 주장이 사실이 아님을 확인했는데요.( 관련기사:중국인 입국 허용은 총선 표 때문?…선거법 찾아보니) 현행 선거법상 외국인 거주자들은 지방선거에서는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지만, 국회의원 선거와 대통령 선거에서는 투표권이 없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습니다.


국회의원 선거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이번엔 정부가 중국 동포들에게 아예 대한민국 국적을 부여하고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게 한다는 허위 정보가 '기사'의 형태로 돌고 있는 것입니다.


해당 정보, 사실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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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민 기자 (freshmin@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