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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 ]

‘만삭의 위안부’ 영상 첫 발굴…구출되자 “만세, 만세”

byKBS


[앵커]


전 세계에 일본군 위안부의 참상을 알렸던 '만삭의 위안부' 사진의 주인공, 박영심 할머니가 중국 윈난성 쑹산에서 구출되는 영상을 KBS가 발굴했습니다.


앳된 모습의 박 할머니가 연합군에게 구출된 뒤 만세를 외치는 모습 등 당시의 상황이 생생히 담겨있습니다.


김경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앳된 얼굴로 카메라를 응시하는 여성.


머리는 잔뜩 헝클어졌고, 표정은 어리둥절해 보입니다.


전투에서 이겨 신이 난 듯한 중국군 병사가 여성의 팔을 양쪽에서 치켜 세웁니다.


여성도 두 팔을 든 채 연거푸 '만세'라고 외칩니다.


바로 '만삭의 위안부'로 알려진 박영심 할머니입니다.


박 할머니는 열일곱 살에 일본군에게 끌려가 5년간 고통을 겪었고, 구출된 이후 북한에서 일본군의 만행을 고발하는 데 앞장서다 2006년 평양에서 돌아가셨습니다.


[박정애/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 : "옷차림하고 머리 모양하고 그리고 배의 모습을 봤을 때 박영심 할머니로 보입니다. 아, 되게 가슴이 벅차네요."]


당시 박 할머니와 함께 일본군에 잡혀 있던 다른 위안부 여성도 나옵니다.


기력이 다해 일어서지도 못하고, 얼굴도 심하게 다쳤습니다.


영상은 1944년 9월 7일 촬영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미군과 중국군으로 구성된 연합군이 중국 서남부 윈난성 쑹산에서 일본군 진지를 함락한 날, 가까스로 진지를 탈출한 위안부들이 연합군에게 발견된 겁니다.


촬영을 한 사람은 미군 사진병 에드워드 페이 병장으로 보인다는 관측입니다.


2017년 서울대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발굴했던 18초짜리 영상을 찍었던 인물입니다.


2017년 영상은 구출된 이후의 상황이었던 것에 반해, 이번 영상은 구출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일본군 위안부들의 처참했던 모습이 더 생생히 담겨 있습니다.


박영심 할머니의 모습도 이번에 공개된 영상에만 있습니다.


구출 직후 사산을 해서 치료를 받고 있었기 때문에, 나중에 찍은 영상엔 나오지 않은 겁니다.


[한혜인/아시아평화와역사연구소 연구위원 : "움직이는 영상 속에서 겁남, 두려움 같은 것을 읽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할머니들의 고통에 더 가까이 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전문가들은 이번 영상이 조선인들이 자발적으로 위안부에 참여했다는 일본 학계의 주장을 반박하는데 큰 역할을 하는 중요한 사료라고 평가했습니다.


KBS 뉴스 김경진입니다.


김경진 기자 (kjkim@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