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 가기

[ 이슈 ]

베이징 코로나19 “우한보다 빠르고 강하다, 사흘이 고비”

byKBS

KBS

대확산하는 미국을 향해 '자국 방역'에나 신경 쓰라며 목소리를 높이던 중국에 비상이 걸렸다. 다른 곳도 아닌 수도 베이징이다. 외국 항공편 베이징 직항을 모두 끊었다. 지방에서 14일 격리를 끝내고 베이징에 들어오도록 했다. 이렇게나 공을 들였는데 그 베이징이 뚫려 버렸다.


'코로나19 인민전쟁'에서 승리했다는 선언이 무색해졌다. 발생 닷새 만에 발생 확진자가 100명을 넘어섰다. 허베이 성과 쓰촨 성, 랴오닝 성에서도 베이징발 확진자가 나왔다. 중국 전문가들의 발언을 통해 현재 베이징 코로나19 상황을 진단해 보자.

KBS

중국 질병통제센터 유행병학 우쭌요(吴尊友) 수석 전문가

"폭발적 발생, 앞으로 사흘이 고비"

중국질병통제센터 유행병학 우쭌요(吴尊友) 수석 전문가는 중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베이징 환자 발생이 당혹스럽다고 밝혔다. "뜻밖이고 형세가 엄중합니다. 중국 전역에서 전염병을 거의 차단한 상황에서 베이징에서 갑자기 짧은 시간에 폭발적으로 환자가 나오고 있습니다. 더구나 유동인구가 많은 신파디(新发地) 시장에서 발생했습니다. 역학조사를 잘하는 거 그 자체도 하나의 도전입니다."


우쭌요 수석 전문가는 베이징 상황은 앞으로 사흘이 고비라고 진단했다. "다행히 감염자의 확산 범위가 비교적 좁고, 모두 초기 환자들입니다. 상당수는 임상 증상도 없습니다. 집중적인 가족 전파도 없습니다. 앞으로 3일이 베이징이 이번 사태에 직면한 가장 중요한 시간입니다. 사흘 동안 확진자가 크게 늘지 않으면 안정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베이징에서는 이틀 연속 확진자가 36명씩 나왔지만, 어제는 27명으로 9명 줄었다. 하지만 중국은 핵산 검사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돼도, 임상 증상이 없으면 '무증상 감염자'로 분류해 확진 통계에 포함하지 않는다.

KBS

우한대학교 의학부 양쟌치우(杨占秋) 교수

"전염력 우한보다 강하고 빠르다"

후베이성 우한대학교 의학부 바이러스연구소 양쟌치우(杨占秋) 교수는 베이징 바이러스가 우한 화난 시장보다 빠르고 강하다고 우려했다. "바이러스 전파력은 같은 환경에서 발병하는 환자와 시간 등을 고려해야 합니다. 우한 당국이 12월 말 전염병 발생을 공식 확인하고 1월 17일까지 발생한 확진자가 62명입니다."


양쟌치우 교수는 베이징은 나흘 사이에 이보다 많은 79명의 환자가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닷새째인 어제까지는 106명의 환자가 나왔다.


"검측 기술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이 수치는 여전히 의외입니다. 우한 전염병이 폭발할 때는 바이러스 전파에 좋은 겨울 저온기였습니다. 하지만 지금 베이징은 바이러스 확산에 불리한 여름 고온기입니다."


양쟌치우 교수는 바이러스는 진화하기 때문에 전염력이 강해지기도 하고, 때때로 약해지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베이징발 코로나19가 우한 화난 시장보다 전염력이 강한 것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KBS

중국 질병통제센터 양펑(杨鹏) 전문가

"연어는 죄가 없다."

중국질병통제센터 양펑(杨鹏) 전문가는 신파디 시장에서 검출한 바이러스 유전자 서열을 분석했더니 앞서 유럽에서 발생했던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중국에는 없었던 유전자형이라는 거다. 그러면서 그쪽에서 유입된 바이러스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중국질병통제센터 우쭌요 수석 전문가도 같은 취지로 설명했다. "베이징에서 유행했던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유전자가 다릅니다. 신파디 시장과 환자에게서 분리한 바이러스가 일치합니다. 이 바이러스 유전자를 WHO가 공개한 전 세계 코로나19 유전자와 비교했을 때 유럽에서 유행하다가 나중에 남아메리카로 넘어간 유전자와 비슷합니다."


그렇다면 유럽과 남미에서 유행한 바이러스가 어떻게 베이징에 들어온 것일까? 이에 대해 중국 당국은 근원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하지만 "연어는 죄가 없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숙주는 '포유류'에서만 번식하기 때문에 '어류'인 연어가 전염원일 수는 없다는 거다.


우쭌요 수석 전문가는 두 가지 가능성을 내다봤다. 애초에 바이러스에 오염된 해산물이나 육류가 신파디 시장에 반입됐다가 전염을 일으켰거나, 걸러지지 않은 확진자의 분비물 등이 시장에서 전염을 시켰을 가능성이다.

KBS

중국 상하이 푸단대학교 장원홍(张文宏) 교수

"베이징에 기쁜 소식 하나와 나쁜 소식 하나"

중난산(钟南山) 박사와 함께 중국에서 감염병 양대 권위자로 꼽히는 장원홍(张文宏) 상하이 푸단대 교수는 베이징 코로나 사태와 관련해 지난 14일 글을 올렸다. 기쁜 소식 하나와 나쁜 소식 하나가 있다는 거다.


"기쁜 소식은 모든 환자가 신파디 시장과 관련 있다는 겁니다. 전파 경로가 확인되지 않는 환자가 없습니다. 이것은 질병 확산이 초기 단계라는 겁니다. 통제 가능합니다. 나쁜 소식도 있습니다. 신파디 시장의 유동인구가 놀랍습니다. 연이어 새로운 폭발이 일어날 가능성 누구도 모릅니다."


신파디 시장은 1988년 개장했다. 면적이 101헥타로, 여의도 면적의 1/3에 해당한다. 하루 드나드는 차량이 3만여 대, 유동인구가 5만 명이 넘는다. 중국 최대 시장이자, 아시아 최대 시장이다. 우한 화난 시장의 20배 규모다.


베이징시 당국은 지난 14일 사이 이 신파디 시장을 다녀간 20만 명을 1차적으로 확인했다. 이들에 대한 핵산 검사도 시작됐다. 중국이 신파디 시장발 코로나 확산을 잡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안양봉 기자 (beebee@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