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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 ]

추미애 장관, 여당만의 법사위에서 ‘발끈’한 까닭은?

byKBS

KBS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2020년 6월 18일)

오늘(18일) 오전 국회에서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렸습니다. 법무부와 산하기관의 업무를 국회에 보고하는 이 자리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비롯해 법사위 소속 위원들이 참석했습니다.


통합당 의원 전체가 상임위를 '보이콧' 한 탓에 회의에 참석한 법사위원들은 모두 범여권 의원들이었습니다.


여당 의원들과 장관이 모인 자리였기에 비교적 훈훈한 분위기에서 회의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실제는 반대였습니다. 추미애 장관은 질의응답 도중 불쾌한 기색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법사위, '검찰개혁' 논의하다 설전

회의에서는 한명숙 전 국무총리 불법 정치자금 사건 수사팀의 위증 등 부적절 행위에 대한 진정 사건을 감찰부서가 아닌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에 배당된 것과 관련한 질의와 응답이 이어졌습니다.


범여권 법사위원들은 "검찰의 자체조사가 될 우려가 있지 않느냐"고 지적했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대검찰청) 스스로 (감찰을) 무력화하는 관례를 만들어선 안 된다"며 "지금이라도 시정돼야 하고, 그런 조치를 밟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통합당이 상임위 일정을 보이콧하면서 범여권 법사위원들만 참석한 회의였음에도 '장관이 검찰 눈치 보는 것 아니냐,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한다'는 질타가 이어지면서 회의 내내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습니다.


검찰개혁과 관련해 '(몇 달 있으면서) 검사들에게 순치된 것 아니냐'는 발언까지 나왔고 이에 대해 추 장관은 "모욕적이다"라고 발끈하기도 했습니다.

"취임했을 때 기대했지만"…발언 수위 높아져

법사위원들은 추 장관에게 취임 때 걸었던 기대에 비해 검찰개혁 속도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며 발언 수위를 높이기 시작했습니다.


취임 6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감찰권 독립 논란, 검찰 셀프 조사 논란 등의 문제가 터지고 있고, 이에 대한 조치가 신속하지 못하다는 비판이었습니다.


열린민주당 김진애 의원은 추 장관에게 "취임했을 때 상당히 기대했던 바가 크다. 그에 비해 여전히 이런 (감찰권 독립) 문제 반복이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검찰 출신인 민주당 소병철 의원은 "검찰총장과 감찰부서장이 서로 싸우는데, 이게 무슨 봉숭아 학당이냐"며 "장관으로서 감찰부서의 감찰을 왜 간섭하느냐, 감찰 독립을 지키라고 말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질책까지 했습니다.


소 의원이 "검찰에 대해서 국민들이 봤을 때 법무부 장관이 눈치 보지 않는다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주문했고, 추 장관이 "검찰을 옹호하거나, 주저하지 않는다"며 "눈치 보지 않고 잘 일 하고 있다"고 받아치면서 긴장은 더 고조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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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들에 순치됐나"…추미애 "굉장히 모욕적"

긴장감은 민주당 송기헌 의원 차례에서 최고조를 찍었습니다. 송 의원이 "장관 같은 분도 검사들과 일하다 보면, 검사들에게 순치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한 겁니다.


송 의원은 검언유착 사건 수사에서 압수수색이 지연에 된 점에 대해 비판했고, 추 장관이 근거에 따라서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지켜보고 있다며 "지나치다고 생각한다, 업무의 진지성을 폄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받아쳤습니다.


추 장관은 송 의원의 질타성 질의에 안경을 벗더니 굳은 표정을 짓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관련 질책이 이어지자 추 장관은 "(소병철, 송기헌) 의원도 검사였고, 검찰개혁 책임이 다 있다"고 까지 목소리를 높이면서, "단정 짓지 말라, 굉장히 모욕적이다"라고 쏘아붙였습니다.


회의가 급속히 냉각되자 다음 질의자인 민주당 신동근 의원은 "유감스럽게도 여당 의원끼리만 있는데 이렇게 긴장감이 넘친다"고 분위기를 바꿔보려 하기도 했습니다.

추미애 "대검찰청의 감찰 무력화 시정돼야"

질책이 이어지고 이에 대해 발끈하는 와중에도 추 장관은 이번 감찰 무력화 논란에 대한 시정 의지를 확고히 하며 윤석열 검찰총장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대검찰청이 징계 시효가 지나 감찰부 소관이 아니라고 했다"며 "(그러면서) 서울중앙지검에 보낸 건 문제가 없다고 (대검찰청이) 반박했다. 감찰부는 수사할 수 없나?"라고 묻자 추 장관은 "할 수 있다"고 답한 겁니다.


추 장관은 그러면서 '한 전 총리 사건 위증 교사' 의혹은 "정확한 감찰 사안이다. 인권 감독 차원의 문제로 변질시켜선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회의가 끝난 이후 여당의 한 법사위원은 KBS와의 통화에서 "사전에 회의 분위기와 관련해 따로 이야기가 오간 것은 없었는데 본인도 오늘 놀랐다"며 "여당만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던 것 같았다"고 말했습니다.


계현우 기자 (kye@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