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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 ]

이인영 청문회 키워드…평양특사·사상검증·아들 군 면제

byKBS

KBS

오늘(23일) 국회에서 열린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대북 정책 구상부터 아들 병역 문제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여야 의원들의 질의가 쏟아졌습니다. 이 후보자의 사상을 검증하겠다면서 '주체사상을 신봉하느냐', '공개 전향 선언을 한 적이 있느냐'라는 질문이 나왔고, 후보자 아들의 군 면제 과정에 의혹을 제기하면서 40kg짜리 물 양동이가 청문회장에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뜨거운 논란들에 다소 가려졌지만 이 후보자가 생각하는 남북관계 돌파구, 정책 구상에 대한 검증도 이어졌습니다.


청문회 주요 내용을 ' 평양 특사', ' 사상 검증', ' 아들 군 면제' 세 가지 키워드로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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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특사

"특사로 평양을 방문하는 게 남북관계에 도움 된다면 백번이라도 주저하지 않겠다"


이 후보자는 남북관계를 풀기 위해 특사로 평양을 방문할 의사가 있는지를 묻는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습니다.


특사로 평양을 방문하게 되면 가장 먼저 무엇을 제안하고 싶으냐는 질문에는 "전면적 대화 복원부터 제안하고, 즉각적인 인도적 교류협력 문제를 이야기하고 싶다"며, "조금 더 신뢰를 회복한다면 그동안 남북 간에 합의하고 약속했던 것들을 이행하는 과정으로 지체 없이 들어가자고 하겠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후보자가 생각하는 대북 정책 구상이 고스란히 담긴 답변입니다.


"평양에는 대표부를, 신의주에는 교역대표부를"


이 후보자는 앞서 인터뷰나 서면답변을 통해 밝힌 정책 내용에 대해서도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했습니다. 연락사무소를 '대표부'로 격상해 평양에 설치하고, 신의주나 나진·선봉으로 교역대표부, 무역대표부를 확대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입니다. 부지 비용 문제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개성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폭파에 대한 배상 문제도 해법을 찾아갈 수 있지 않겠느냐고 제안했습니다.


"작은 것부터 큰 것으로 시도해 보겠다"


이 후보자는 구체적인 대북 정책 방향을 '작은 것부터 시작해 큰 것으로' 라고 설명했습니다. 하기 쉬운 것부터 하고 어려운 것을 나중에 하는 게 전통적인 접근법이라면, 이번에는 약간 다르게 소규모로 시작해 대규모로 가보겠다는 것입니다. 백두산 물, 대동강 술과 남한의 쌀, 약품을 물물교환하는 작은 교역을 시도해보겠다는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나온 말입니다.


"이순신 장군이 12척의 배로 해전에 뛰어들었듯이"


통일부의 역할, 통일부 장관으로서의 자세에 대한 생각도 밝혔습니다. 이 후보자는 '강한 통일부', '통일부 주도의 대북정책'을 역설하면서도, 지금 당장 제도적 뒷받침을 요구하기보다는 일단 뛰어들어보겠다고 말했습니다. 통일부 장관이 NSC 상임위원장을 겸해서 남북관계를 견인하는 게 어떤지 건의하고 싶다는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말에 이 후보자는 "이순신 장군이 12척의 배로 바로 해전에 뛰어들었듯이 저도 그럴 생각"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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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검증

" 주체사상 버렸다고 공개선언 했나?" vs "민주주의 이해 떨어져"


오늘 청문회에서 가장 주목받은 한 장면을 꼽으라면 태영호 미래통합당 의원의 오전 질의일 것입니다. 태 의원은 본인 이력과 이인영 후보자의 이력을 비교해 정리한 표를 들고는 "태영호와 이인영, 두 김일성 주체사상 신봉자의 삶의 궤적"이라고 말했습니다.


태 의원은 "북한에서 듣기로는 전대협 조직 성원들이 김일성 초상화 앞에서 충성 맹세 하고 주체사상을 신봉한다더라"라며 사실인지를 물었고 이 후보자는 "북쪽에서 잘못 알고 있었던 것이고 그런 일 없었다"라고 반박했습니다.


태 의원은 이어 "저는 첫 기자회견에서 '대한민국 만세'를 했다"며 이 후보자를 향해 "주체사상 버렸다고 공개 선언한 적 있느냐", "아직도 주체사상 신봉자인가 아닌가"라고 물었습니다. 이에 이 후보자는 주체사상 신봉자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겠다면서 "북에서는 전향이 명시적으로 강요되는지 모르지만 남에서는 사회정치적으로 사상을 강요하지 않는다", "아직 남쪽의 민주주의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것"이라고 맞받았습니다.


"국부는 이승만 아닌 김구"


박진 미래통합당 의원은 "이승만 정권은 괴뢰 정권입니까" 라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이 후보자는 "괴뢰 정권이라고 단정하는 것에는 여러 가지 의견이 남아있다고 볼 수 있다"라면서, "이승만 정권 그 자체가 일정한 의미에서는 독재정권으로서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한 비판이 많다"라고 했습니다.


박 의원이 이승만은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이자 건국 대통령이라는 것에 동의하는지를 묻자 이 후보자는 "이승만 대통령을 우리의 국부라고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 조금 다르게 생각한다"라며, "저는 우리의 국부는 김구 주석이 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아들 군 면제

청문회장에 등장한 40.96kg 물 양동이


오후 청문회장에는 물이 든 양동이가 등장했습니다. 무게는 40.96kg. 양동이가 나타난 사정은 이렇습니다.


이 후보자의 아들 이모 씨는 척추관절병증, 경직성 척추염으로 5급 전시근로역 판정을 받았는데 이것이 합당한지에 야당 의원들의 문제 제기가 쏟아졌습니다. 야당 측에서 이 후보자의 아들이 맥주 상자와 물이 가득 든 양동이를 옮기는 장면을 두고 허리가 진짜 아픈 게 맞느냐고 압박했고 이 후보자는 "물통이 무슨 수십kg이나 되느냐"며 "여기 가져와서 들어보자"라고 반박했는데 오후 질의 때 결국 물 양동이가 등장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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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 진료기록 일체 제출하라" vs "병무청 CT 외엔 공개 못 해"


양동이를 들인 김석기 미래통합당 의원은 "정상적인 성인도 들기 어렵다"면서 "이걸 들고 이동할 정도면 군대 생활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병무청 판단이 적절했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아들의 관련 진료기록 일체를 제출하라고 거듭 요구했습니다.


이 후보자는 진료기록 제출에 대해서는 "아버지 된 입장에서 동의하기가 쉽지 않다"며 단호히 거절했습니다. 양보해서 병무청에서 찍은 CT 기록 제출까지는 동의하겠다면서도 민간 병원에서 진료 받은 것과 투약 내역을 제출할 수는 없다고 했습니다. 아들의 개인정보일뿐 아니라, 이번에 관련 기록을 제출하면 잘못된 선례를 남길 수도 있다고도 했습니다.


이 후보자는 다만 아들이 어떻게 강직성 척추염이라는 병을 진단받게 됐고, 군 면제를 받게 됐는지는 날짜까지 들어가며 과정을 상세히 설명했습니다.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본인의 질의 시간을 활용해 이 후보자의 아들이 재검 과정에서 '현역을 희망하나 안 된다면 사회복무라도'라고 쓴 자필까지 공개하며 방어전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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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보자는 청문회 모두발언에서 "멈췄던 한반도 평화의 시계를 다시 움직일 수 있기를 희망한다"면서, "'북미의 시간'을 이제 '남북의 시간'으로 돌려놓기 위해 주도적으로 대담한 변화를 만들어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습니다.


이 후보자의 생각부터 가족 문제까지 면밀히 들여다본 여야 외통위원들, 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해 이 후보자의 행보에 힘을 실어줄지 주목됩니다.


윤봄이 기자 (springyoon@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