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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크 ]

“신은 누구인가?”
충격에 빠트린 AI의 답변

byKBS

KBS

아래 두 화자의 대화가 있습니다. 누가 인간이고 누가 '인공지능(AI)'일까요?

A - 간단한 질문 하나 할게요. 누가 이 지구를 만들었을까요?

B - '시간'인가요?

A - 아닙니다.

B - 그럼 누구죠?

A - '외계생물체'?

B - 아니요.

A - '신'?

B - 신은 누구인가요?

A - 이 지구를 만든 지성이지요.

B - 신은 존재하나요?

A - 그럼요.

B - 신을 본 적 있습니까?

A - 없어요

B - 신이 존재한다는 걸 어떻게 확신하죠?

A - 그게 최선이니까요. 여전히 확신합니다.

AI를 불신하는 머스크, 연구단체 설립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설립자 일론 머스크는, 5년 전 몇몇 투자자들과 함께 인공지능 연구단체를 만듭니다. 이름은 '오픈AI'.


평소 머스크는 AI를 두고 부정적 견해를 피력해 왔습니다. AI는 사람들의 예상보다 훨씬 더 '대단'할 것이며, 그런 발전이 인류에게 좋은 일인지는 확실하지 않다는 겁니다. 그런 그가 인공지능 연구단체를 만든 건, 일종의 지피지기 전략이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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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오픈AI 공동의장

일론 머스크의 유명세 덕분이었을까요. 오픈AI는 설립 이후 활발한 행보를 보입니다. 지난해는 마이크로소프트로부터 10억 달러(한화 약 1조 1,200억 원)를 투자받고, 인공지능 개발용 슈퍼컴퓨터를 함께 만들기로 합의하죠.


오픈AI의 연구 성과물이 업계의 주목을 받은 건 지난해 초 내놓은 'GPT-2'부터였습니다. GPT-2는 인공지능을 이용해 자동으로 문장을 생성하는 모델입니다. 개발자 측이 '악용 가능성이 커서 공개하는 게 꺼려진다'고 할 정도로 성능이 탁월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문장이나 단어를 주면, 자동으로 문장이나 글을 생성하는데요. 가짜 뉴스 등에 악용될 수도 있다는 겁니다.

'GPT-3'에 인공지능 업계 흥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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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와 대화하는 GPT-3

그런데 최근, 전 세계 인공지능 업계를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간 사건이 발생합니다. 오픈AI가 1년여 만인 지난달, 후속 모델 'GPT-3'를 공개한 겁니다.


글 서두에 적은 대화는 독일의 한 미래학자가 GPT-3와 가상 대화를 해본 겁니다. 이 학자는 대화를 나눈 뒤 '다른 사람이 된 기분'이라며 GPT-3의 성능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오픈AI는 GPT-3를 일부 제한적 용도로 공개하고 있는데, 그 성능을 경험한 학자들이 최근 속속 경험담을 털어놓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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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T-3의 코딩 모습

GPT-3의 인공지능 영역은 전 모델에 비해 훨씬 방대해졌습니다. 대화를 나누는 것은 물론이고, 시나 소설을 쓰고 복잡한 문서를 요약하며, 심지어 프로그램 코딩까지 할 수 있게 됐습니다.


특히 놀라운 건, 코딩입니다. 보통 코딩을 한다면, 파이썬이나 C++ 같은 프로그래밍 언어를 이용해야 합니다. 이들 언어는 배우기 어렵고 복잡해 일반 사용자들로선 접근하기 까다롭습니다.


그런데 GPT-3에게는 그냥 대화하듯 요구하는 사안을 말하면, 알아서 코딩하고 결과물을 도출해 줍니다.


예를 들어 '클릭하면 사라지는 버튼을 만들어줘'라고 GPT-3에게 말하면, 이를 프로그래밍 언어로 알아서 변환해 코딩을 해주는 겁니다. 이런 부분이 확대된다면, 더는 어려운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우지 않아도 될지 모를 일입니다. 어쩌면 일론 머스크가 우려했던 부분도 이런 점이었을 겁니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직업과 영역을 끝없이 잠식해가는 겁니다.

1년 새 학습량 100배 늘어난 AI

그렇다면, 이런 인공지능은 어떻게 이런 성과를 낼 수 있는 걸까요? 인공지능은 '머신러닝'이란 학습 과정을 거쳐 지능(?)을 확보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A라는 단어나 문장을 받으면, B라는 답변을 한다'는 식으로 학습하는 겁니다. 이를 하나의 매개변수라고 하는데, GPT-3는 무려 1,750억 개의 매개변수를 사용했습니다. 참고로 지난해 출시된 GPT-2는 15억 개의 매개변수를 갖췄습니다. 1년 사이에 학습량이 100배 이상 늘어난 겁니다.


컴퓨터인 인공지능의 학습량은 이론적으로 무한하게 발전할 수 있고, 그에 따른 성능 발전 가능성도 무궁무진합니다. 앞으로 어떤 인공지능이 선보여지고, 어떤 모습으로 우리를 놀라게 할지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서두의 질문에서 A는 인공지능 GPT-3이고, B는 미래학자 알렉스입니다. 설사 알아맞히지 못했다고 해도 괜찮습니다. 지난달 공개된 GPT-3 논문에 따르면, 일반인의 절반가량은 인공지능의 글과 실제 인간의 글을 구분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이승종 기자 (argo@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