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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즈 ]

빈라덴도 떨게 했던…
비밀기업 은밀히 상장 추진

byKBS

'빈 라덴을 찾아낸 회사', '실리콘밸리서 가장 비밀스런 기업'

KBS

코로나19 국면 속에서 이달 말을 목표로 조용히 뉴욕 증시 상장을 준비 중인 곳이 있습니다. 신규 주식을 발행하지 않아 일반 투자자는 소식조차 자주 접할 길이 없습니다. 그러나 시장에선 특히 주목하는 곳입니다.


바로 빅데이터 분석 업체, '팔란티어'입니다.

대테러·첩보가 주력..각종 범죄 예방하고 추적

팔란티어는 일반 투자자에겐 생소한 이름입니다. B2C(소비자거래) 매출이 없고, B2G(정부거래)와 B2B(기업거래)가 각각 매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합니다.


시장에서 이 회사에 주목하는 건, 회사 상품의 특수성에 있습니다. 팔란티어의 주요 상품은 '고담'과 '메트로폴리스' 2가지인데 모두 빅데이터 분석 도구입니다. 고담은 정부기관이 주요 고객으로 범죄정보 분석을 담당합니다. 테러조직 검거나 자금세탁 방지, 밀수 추적 등에 쓰입니다.


메트로폴리스는 민간 기업에서 주요 쓰이는데 금융 관련 분석에 용이합니다.

사진출처: 팔란티어

팔란티어의 핵심은 고객사가 의뢰한 부문의 대규모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관련성과 패턴을 찾아내는 데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NGO 현장보고서, SNS 정보, 범죄기록 등 관련된 수천, 수만 건의 데이터들을 샅샅이 훑어냅니다. 마치 반지의 제왕에서 사루만이 수정구슬(팔란티어)로 보는 것처럼 말입니다. 실제로 팔란티어는 반지의 제왕에서 사명을 따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활용도는 무궁무진합니다. 사이버범죄나 내전 등 문제 해결에 쓰이기도 하고, 보험료 책정, 슈퍼마켓 재배치 등에 활용되기도 합니다.


그중에서도 팔란티어의 주력은 대테러, 첩보 분야로, 각종 범죄를 예방하고 추적하는 겁니다.


이런 성격은 앞서 설명한 팔란티어의 상품명에도 나타나 있습니다. 고담과 메트로폴리스는 각각 배트맨과 슈퍼맨이 사는 도시 이름이기도 합니다. 만화 속 슈퍼히어로처럼 현실 속 범죄를 추적하는 자신들을 반영한 듯합니다.

페이팔마피아 대부, 9·11 테러에 자극받아 설립

팔란티어를 2004년 창업한 건 실리콘밸리의 전설로 불리는 '피터 틸'입니다. 그는 인터넷 지급 결제기업 페이팔을 만든 인물로, 소위 페이팔 마피아의 대부로 불립니다. 페이팔에서 나와 창업한 페이팔 마피아로는 일론 머스크(테슬라, 스페이스X), 리드 오프먼(링크드인), 스티브 천(유튜브) 등이 있습니다.

피터 틸

당시 페이팔은 사기방지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있었는데요. 피터 틸은 이 알고리즘을 이용하면 테러리스트 탐지에 이용할 수 있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2001년 일어난 9·11 테러는 피터 틸에게 범죄정보 분석 업체의 필요성을 더욱 불어넣게 됩니다.


팔란티어의 초기 투자자는 다양한 벤처 캐피탈이 속해있는데, CIA 산하 투자기관인 인큐텔도 포함됐습니다. 이후 CIA는 2005년 팔란티어의 첫 고객이 됐고 초기 소프트웨어 개발에 큰 영향을 끼칩니다.


현재 팔란티어의 주요 고객사로는 CIA와 FBI, JP모건, NYPD(뉴욕경찰), 미 국방부 등 다양합니다.


이런 특별함으로 팔란티어는 애초 주식시장 상장에 부정적이었습니다. 비밀유지가 필요한 정부기관과의 계약 내용 등이 유출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그러나 초기 투자자들의 수익 실현 필요성 등이 대두되며 팔란티어는 이번에 상장 신청서를 제출하기에 이릅니다.


최근 팔란티어가 미국 당국에 제출한 상장 신청서에 따르면, 일반적인 주식 공모형이 아닌 직상장(direct listing) 방식을 선택했습니다. 신규 주식을 투자자에게 발행하지 않고, 기존 주식만으로 바로 상장하는 방법입니다. 이렇게 하면 기존 투자자들이 상장 직후 주식을 바로 매도할 수 있습니다.


팔란티어는 지난해 7억 4천만 달러(약 8,790억 원)가량의 매출을 올렸지만, 5억 8천만 달러(약 6,880억 원)가량 순손실을 기록했습니다. 아직 연간 기준 순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승종 기자 argo@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