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읍이 가장 많은 곳은 어느 군일까? 울주군을 돌아다니면서 든 생각이다. 울주군은 참으로 넓었다. 이름도 비슷한 언양읍에서 온양읍까지는 차로 30분 족히 걸렸다. 어느 방향으로 가나 ‘읍’ 표지판이 보이기에 궁금함이 밀려왔다. 지도를 찾아보니 언양읍 주변으로 범서읍과 삼남읍이 있다. 온양읍은 온산읍과 청량읍과 마주하고 있어 울주군에만 6개의 읍이 있다. 보통 군 단위에는 많아야 두서너 개다. 여섯 개의 읍이 있으니 사방팔방 교통 표지판에 읍이 보이는 게 당연했다. 울주군과 같은 숫자는 달성군이 있다. 인구 숫자도 앞서거니
“야~옹 야~옹…우다다다~” 지난달 26일 아침, 경남 통영시 한산면의 섬인 용호도에 자리 잡은 ‘고양이 학교’에 들어서자, 뒷다리가 불편한 ‘코봉이’와 한쪽 눈을 잃은 ‘팡이’가 전력을 다해 달려와 품에 안긴다. 낯선 사람을 경계할 거라는 선입견이 무너졌다. 두 녀석은 이내 기자의 무릎 위에서 ‘골골송(고양이 특유의 그르렁 소리)’을 부른다. 한산도를 지척에 두고 죽도, 비진도와 이웃하고 있는 용호도에 지난 9월 6일 ‘공공형 고양이 보호·분양센터’가 개소했다. 센터의 전신이었던 한산초등학교 용호분교는 인구 소멸로 2012년 3월
최근 언론을 뜨겁게 달군 이슈가 있죠. 바로 남현희 펜싱 전 국가대표 선수와 예비 신랑 행세를 했던 전청조 씨 얘기입니다. 지난달 23일 종합월간지 <여성조선>은 단독 인터뷰를 보도합니다. ‘펜싱 남현희·15세 연하 재벌 3세 전청조, 만남·열애·결혼 풀 스토리 최초 공개’라는 제목의 이 기사에서 전씨는 ‘재벌 3세’ ‘시그니엘 거주’, ‘글로벌 IT 기업 임원 재직’ 등 화려하게 포장된 이력으로 자신을 소개했습니다. 그러나 두 사람의 이야기는 곧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통해 제기된 각종 의혹으로 반전을 맞이하게 됩니다. 사실은 그가
이색 작물이 뜨고 있다. 포포, 금화규, 동과, 차요테, 열매마, 여름두릅, 하늘수박… 하나같이 귀엽고 맛있을 것 같은 이름이다. 모두 농약을 쓰지 않아 저탄소 친환경 농법이 가능하고 재배와 관리가 쉬워 고령화 특화작물로 적격이라 하니 더 기특해 보인다. 이색 작물과 사랑에 빠진 농부 3인을 만났다. 서울에서 25년간 농산물 경매를 하던 옥도령씨는 50대 초반 초기 위암 진단을 받은 뒤 모든 일을 내려놓고 귀향을 택했다. 천안 골짜기에 터를 잡아 건강을 회복한 그는 병충해에 강하고 수확이 쉬운, 즉 손이 많이 가지 않는 작물을 찾아
결혼에 대한 의지로 불타는 미혼남녀가 매주 백여 명 이상 한자리에 모여서 그룹미팅을 했다는 사실, 지금으로서는 참 믿기 어려운 풍경입니다. 이번 주 ‘옛날잡지’는 1995년 짝을 찾아서 모인 미혼 남녀 120명의 탐색전으로 후끈 달아올랐던 그 현장으로 가봅니다. 자, 그럼 120명의 단체 미팅은 어떤 순서에 따라 이뤄질까요. 일단 조를 만들고 조마다 남녀 팀장을 뽑은 뒤, 팀장을 중심으로 남녀 순으로 자리를 배치하고 게임에 들어갑니다. 당시 청춘들, 즉 X세대들의 대범함은 여기서도 드러납니다. 왜 팀장이 된 것 같으냐는 질문에 기상
<나는 솔로> 17기 재밌게 보고 계신가요? 하지만 아직도 대활약을 펼친 16기 멤버들의 여운이 가시지 않으셨다고요? 한동안 점심 먹으러 간 식당 옆테이블에서도, 카페 옆자리에서도 ‘상철’ ‘영숙’ 얘기가 끊이지 않았는데요. 연애프로그램을 재밌게 보는 각자의 관전 포인트가 있겠죠. 짝짓기 연애프로그램하면 2000년대 초반 남성 연예인과 일반인 여성의 미팅으로 인기를 모은 <목표달성 토요일>의 ‘애정만세’ 코너나 <자유선언 토요대작전> ‘산장미팅 장미의 전쟁’부터 떠올리는 분들이 있을텐데요. 당시 ‘꽃님씨’는 일반인임에도 여느 연예인
카페 음료 위에 장식으로 올려진 로즈메리를 집으로 가져와 목질화된 어엿한 나무로 키운다든가, 양념으로 파는 페페론치노 속 씨앗을 발아시켜 무한 복제한다. 때로는 집에서 샤인머스캣을 키워 ‘진짜 망고향’ 샤인머스캣을 수확한다. 한 폐교를 5년간 임차해 ‘지박령’으로 불리는 아내와 고양이 ‘백호’, 강아지 ‘현무’, 거위 ‘주작들’과 함께 사는 식물 블로거 ‘프로개’ 김형기씨는 자신을 ‘폐교 성주’ 혹은 ‘백수’라고 칭한다. 구독자 12만명이 넘는 ‘식물’ 블로거 프로개에게는 또 다른 별명이 있다. 드루이드다. 드루이드란 게임 ‘월드
(116) 군산 새벽시장 새벽보다 더 깊은 새벽에 길을 나섰다. 추석연휴의 시작일이기에 귀성 차량 행렬에 휩쓸리게 되면 군산은 다음을 기약하게 될 것이 불 보듯 뻔했기 때문이다. 출발은 막힘이 없었다. 수십 번 다녔기에 아는 길. 혹시나 하는 생각으로 켜놓은 내비게이션에서 길을 바꾸라는 메시지가 떴다. 보통은 몇 분이나 몇백 원 아낄 것이라면 길을 바꾸라는 권유 정도였다. 이번에는 달랐다. 가타부타 조건도 없이 바꾸라는 메시지다. 가는 방향의 고속도로 앞이 심하게 막히는 듯싶었다. 국도와 고속도로를 거쳤다. 간혹, 중간중간 정체를
고 서지원·김광석·이은주 등 사후 취재 뒷이야기 담아내 연예계에는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그리운 스타들이 있습니다. 불의의 사고로, 안타까운 사건으로 하늘의 별이 된 스타인데요. 이번 ‘옛날잡지’에서는 짧았지만 빛났던 스타들의 이야기, 그리고 그들의 마지막을 함께 한 취재 뒷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첫 번째 ‘별이 된 스타’는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멜로 드라마 <너의 시간 속으로> OST로 다시 언급되는 분이죠. 고 서지원 씨입니다. 고인은 소위 말하는 아이돌이 없던 시절, 혜성처럼 등장한 10대 가수였습니다. 유작 때문에 슬픈 이
[싸우는 여자들] 프로 종합격투기 선수 김영지, 허주경 “싸우고 싶었다”는 여자들이 있다. 주먹을 휘두르고 킥을 날리며 힘과 기술을 겨루는, 종합격투기 선수들이다. 싸우기 위해 몸을 단련하는 김영지(31), 허주경(19) 선수를 지난달 3일 강원 원주시 단구동 제이킥짐(이하 체육관)에서 만났다. 선수들이 훈련하는 체육관은 지하에 있다. 한 층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 옆 벽면을 따라 선수들의 경기사진이 줄지어 걸려 있었다. 단연 눈에 띄는 건 김 선수의 프로데뷔(2017년) 사진이었다. 일본의 요시코 선수와 벌인 경기로, 김 선수가 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