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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 ] 지금 트위터는

다시 보는 서경덕 감독·추신수 주연 '불고기' 광고

by경향신문

‘한국홍보전문가’로 불린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국가정보원 ‘사이버외곽팀’ 민간인 팀장을 맡았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여론이 들썩였습니다. 서 교수는 ‘댓글부대’ 연루 의혹에 대해서 “잘 아는 국정원 직원이 제 이름을 팔아 허위보고를 한 것”이란 취지로 해명했습니다. (▶‘국정원 댓글’ 서경덕 교수 “국정원 직원이 제 이름 팔아 허위보고한 것”)

 

여론이 의심의 눈초리를 완전히 거두지 않은 상황에서 트위터 이용자들은 서 교수의 지난 한국 홍보 작업을 비판적으로 되짚어 보고 있습니다. 서 교수의 주요 업적으로 알려진 해외 주요 일간지나 뉴욕 타임스퀘어에 내건 한국 광고들이 정말 그에게 ‘한국홍보전문가’란 별칭을 붙일 만큼 수준 높은 작업물이었는지가 쟁점입니다.

다시 보는 서경덕 감독·추신수 주연

지금 가장 많이 회자되는 광고는 메이저리거 추신수 선수의 불고기 광고입니다. 추 선수가 젓가락으로 불고기 한 점을 들고 있는 사진엔 영어로 이런 문구가 써있습니다. “저의 훈련을 도와주는 것이 뭔지 아시나요? 바로 불고기입니다. 한식당에 가서 한번 드셔보세요. 아주 맛있습니다.”

 

‘불고기는 힘이 나게 하는 건강식’이란 메시지를 담은 광고로 보입니다. 이 광고는 2014년 3월 미국 주요 일간지인 뉴욕타임스에 실렸습니다. 뉴요커들은 이 광고를 보고 “오! 불고기”라며 입맛을 다셨을까요? 당시 반응을 보면 그렇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이 광고는 국내외에서 많은 비판을 받았습니다.

 

한국 문화 관련 블로그(http://zenkimchi.com)를 운영하는 조 맥퍼슨은 당시 <중앙선데이>에 기고한 칼럼(▶한식 이미지 망치는 광고)에서 “홍보를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이렇게 하면 안 된다’는 좋은 사례가 될 거다”라고 잘라말했습니다. 조는 뉴욕 중심 일간지에 텍사스 레인저스 소속 선수를 등장시킨 점, 정작 불고기 정보가 없는 점 등을 문제로 꼽았습니다.

 

그러면서 서 교수 등 한국 홍보전문가들이 홍보 대상을 외국인으로 삼고 있는 게 아니라 한국 사람들에게 ‘우리가 이런 걸 하고 있어요’라고 말하는 것이라고, 즉 ‘국내용’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최근 트위터에서 이 광고를 다시 보는 이용자들도 “서 교수 광고의 문제는 언제나 한국을 알리는 게 아니라 ‘국뽕’(과도한 민족주의 경향을 이르는 신조어) 광고를 올리는 것 자체가 목적이란 것”이라고 비판합니다.

다시 보는 서경덕 감독·추신수 주연

불고기 광고와 비슷한 콘셉트로 김치, 비빔밥, 막걸리 등 광고도 제작됐습니다. 광고 모델이나 광고 내용이 모두 한국인들을 겨냥하는 것 마냥 외국인들이 보기엔 이해하기 어렵고 불친절하다는 비판을 공통적으로 받았습니다. 해외에서는 이 같은 패러디도 나왔다고 합니다. 

다시 보는 서경덕 감독·추신수 주연

서 교수의 한국 음식 광고가 논란에 직면했을 때 또 한창 화제를 낳은 이미지가 있습니다. ‘Your Ad S**ks’란 계정에서 서 교수의 광고가 ‘셀링 포인트’를 제대로 짚지 못하고 있다며 대안 광고를 제작해 배포한 것입니다. 서 교수가 광고가 회자되는 요즘 트위터 이용자들은 이 광고 또한 다시 불러냈습니다. 

다시 보는 서경덕 감독·추신수 주연

이 광고는 짧은 치마를 입은 여성을 두고 ‘뚱뚱한 한국인을 본 적 있습니까’라고 묻고 있습니다. 서 교수 광고를 비판하며 나온 이 광고 역시 많은 비판을 받았습니다. ‘여성 상품화’란 측면에서 문제제기가 많았고, ‘did you ever see’가 아니라 ‘have you ever seen’이 맞지 않냐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참고로 이 광고를 제작한 계정 이름은 ‘너의 광고는 구려’란 뜻이네요.)

 

이 밖에도 트위터에서는 서 교수가 타임스퀘어에 한 군함도 관련 광고에서 조선인 징용자가 아닌 일본인 광부 사진을 잘못 쓴 뒤 사과한 일, 한 의류업체가 기부 용품을 빼돌린 혐의로 서 교수를 고소한 사건 등이 다시 거론되며 서 교수의 한국홍보전문가로서의 위상에 문제제기가 잇따랐습니다.

 

서 교수는 지난 5일 “이번 국정원 사건에 대한 저의 마지막 글을 짧게나마 올려 본다”며 보도 내용을 해명하고 검찰 수사에 응할 의사를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으로 인해 제가 지금까지 해 왔던 모든 한국 홍보 활동의 진정성 자체를 폄훼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정말로 진정성을 갖고 오직 우리나라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하는 순수한 마음과 열정으로 진행해 왔다”고 했습니다.

 

<정리|허남설 기자 nsheo@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