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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 ] 소금산 출렁다리와 간이역

‘강원도 원주’ 절경 속 점 하나 되어 마음이나 출렁 놓아볼까

by경향신문

‘강원도 원주’ 절경 속 점 하나 되

내년 1월 초 강원도 원주에 있는 소금산에 국내 최장·최고의 출렁다리가 개통된다. 몸무게 70㎏의 성인 1280명이 한꺼번에 통행해도, 초속 30m 강풍이 불어도 끄떡없도록 설계됐다. 2018년 2월2일에는 평창 동계올림픽 성화봉송을 출렁다리에서 할 예정이다.

강원 원주 섬강변 소금산(해발 300m)에 국내에서 가장 긴 출렁다리가 2018년 1월에 개통된다. 막바지 공사 중인데 원주시의 양해를 구해 미리 출렁다리를 걸어보고 왔다. 원주시는 개통일을 1월4일(잠정)로 잡고 있다.

국내 최장 출렁다리 곧 개통

“국내에서 가장 긴 출렁다리예요. 절벽 끝에서 하늘 구름 위를 한번 걸어보실래요?” 원주시청 조은희씨의 얘기에 서울에서 원주 간현유원지까지 한달음에 달려갔다. 기온은 영하 10도 아래로 뚝 떨어졌지만 섬강은 완전히 얼어있지 않았다. 기암절벽 아래 강바닥을 훤히 드러낸 강물이 맑고 투명했다. 살얼음 사이로 흐르는 물줄기가 햇살을 받아 찰랑거렸다.

 

소금산 등산로 입구, 새해 공개될 소금산 출렁다리로 오르는 나무데크 공사가 한창이었다. 폭 1.5m, 500개의 계단을 딛고 서야 출렁다리로 갈 수 있다. 출렁다리까지는 빠른 걸음으로 15분 정도. 막바지 공사 중이었다. 출렁다리에 발을 올려놓았다. 다리 아래로 섬강이 아득하게 멀리 보였다. 몸무게 70㎏의 성인 1280명이 한꺼번에 통행해도 끄떡없고 초속 30m 강풍이 불어도 걱정 없다고 한다.

 

“2018년 평창올림픽 성화봉송을 2월2일 출렁다리에서 할 예정입니다. 저기 벼랑 끝에 스카이워크 전망대가 생기지요. 야간에 LED 조명을 설치하면 아마 짜릿함이 더할걸요.”

 

원주 섬강변에는 캠핑장도 오픈할 예정이라고 한다.

원주 옛 도심과 간이역

‘강원도 원주’ 절경 속 점 하나 되

발길 따라 둘러보는 ‘원주 옛 도심’ 일러스트 | 김상민 기자

“원주 옛 도심을 보고 싶다는 분들이 많아요. 원주는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도시지요. 1939년 생긴 원주역 바로 옆 급수탑에서 근대 역사를 찾아볼까요.” 원주시 문화해설사 목익상씨는 “일제강점기 강원도 정선과 사북 등에서 광물자원을 수탈하기 위해 중앙선이 놓였다”면서 “원주역은 다음 목적지로 가기 위해 부족한 물을 채우던 교통요충지”라고 말했다. 원주역은 여전히 붐볐지만 1년쯤 뒤 남원주역이 새로 생기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고 했다.

 

간이역인 반곡역과 신림역도 1년 뒤면 열차가 다니지 않는다. 야트막한 언덕에 자리한 반곡역부터 찾았다. 잎사귀 하나 없이 온몸을 드러낸 은행나무와 120년 된 벚나무 두 그루를 앵글에 담았다. 미닫이가 아닌 여닫이문을 열고 들어서자 아늑한 공간이 펼쳐졌다. 반곡역은 주민들이 그림을 배워 직접 전시도 하는 마을 미술관이었다. ‘곧 사라지게 될 아름다운 간이역이 그리울 거야’를 주제로 그린 수채화가 벽면을 따라 걸려 있었다. 낮은 천장에서는 예쁜 장식품들이 대롱거렸다.

 

반곡역에서 신림역으로 가는 길, 청량리발 부산 부전행 열차가 ‘똬리굴’을 빠져나와 백석철교를 달리는 모습이 보였다. “기차가 높은 산을 넘으려면 빙글빙글 돌고 돌아야 했죠. 똬리굴이라고 하는데 십리굴이라고 불렀으니 대략 4㎞쯤 되겠네요.” 원주시청 김연희 계장은 “남원주역이 생기고 간이역이 폐쇄되면 똬리굴을 새로운 관광지로 개발할 예정”이라면서 “미국의 유니버설스튜디오처럼 4D 체험을 할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림역(1941)은 아담했다. 담쟁이덩굴이 가득한 성당 옆 건물은 북유럽에서 보았던 창고 같았다. 신림역은 지금도 상행선과 하행선이 교행하는 간이역으로 하루 8차례 여객열차가 머물지만 하루 평균 이용객은 주말에도 30명이 채 안된다.

 

신림역에서 용소막성당까지는 걸어야 멋진 풍경을 사진에 담을 수 있다고 들었다. 15분 정도 걸었을까, 저만치 붉은 벽돌의 110년 된 고딕양식 용소막성당이 고색창연했다. 신발을 벗고 안으로 들어서 마룻바닥에 놓인 의자에 앉아 십자가를 올려다봤다. 18권의 히브리어 구·신약 성경을 한국어로 처음 번역한 선종완 신부가 환하게 미소짓는 듯했다. 150살 된 느티나무 다섯그루를 지나 뒷동산에 있는 묵상의 길을 타박타박 걸었다.

 

도심 한복판 100년 된 원동성당은 복잡했다. 하늘에 걸린 하얀 돔형 종탑은 특이했다. 삼지창으로 악마를 물리치는 미카엘 천사와 천국으로 가는 열쇠를 쥔 베드로상이 인상적이었다. 한자로 ‘천주당(天主堂)’이라고 쓰인 문을 열고 조심스럽게 들어섰다. 얇고 기다란 기둥을 따라 알록달록한 스테인드글라스를 통해 햇살이 쏟아졌다. 오래된 마룻바닥과 나무의자는 소박했다. 답답했던 마음이 뚫리고 어지럽던 머릿속이 명징해졌다.

 

글·사진 | 정유미 기자 youm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