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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 ] 법과 사건

실종된 준희양 가족들은 왜 한꺼번에 휴대폰을 바꿨나?

by경향신문

전북 전주에서 실종된 고준희양(5)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이 고양의 가족들 주택과 차량을 압수수색했다. 경찰 수사가 가족들에게 한 발 다가서고 있는 모양새다.

 

전주덕진경찰서는 지난 22일 준희양의 친부 고모씨(36)와 양모 이모씨(35), 양조모 김모씨(61)의 주택과 차량을 압수수색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날 압수된 세 사람의 휴대전화를 조사한 결과 지난달 14일 모두 전화기를 바꾼 것으로 밝혀졌다. 이날은 가족들이 준희양이 실종됐다고 주장하는 날짜보다 4일 앞선 날이다. 이들은 한꺼번에 휴대전화를 바꾼 이유를 “스마트폰을 바꿀 때도 됐고 보조금을 준다는 판매원 말에 새로 개통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준희양의 유일한 혈육인 친부 고씨의 휴대전화에는 딸의 사진이 한 장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준희양 실종 전단에 쓰인 사진도 내연녀 이씨가 지난 2월 촬영한 사진을 경찰에 제공한 것으로 밝혀졌다. 준희양을 반년 넘게 맡아 기른 이씨 어머니 김씨의 휴대전화에도 준희양 사진은 없었다.  

실종된 준희양 가족들은 왜 한꺼번에

경찰은 가족들에 대해 지난 13일 1차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이상소견이 나왔으나 경찰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경찰은 2차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하려 했지만 가족 반발로 무산됐다. 법 최면 조사도 응하지 않아 애를 먹고 있다. 가족들은 “심정이 편치 않은 가족들을 피의자로 몰고 가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수사에 협조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준희양 실종시점 규명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가족들은 지난달 18일 준희양이 사라졌다고 8일 신고했다. 하지만 경찰 조사결과 8월30일 이후 준희양을 목격한 주민은 나오지 않고 있다. 경찰은 준희양이 어린이집 등 유아원에 다닌 기록이나 병원진료기록이 전무하다는 점도 실종시기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가족들의 진술에 의한 실종시기가 달라지면 수사방향은 집중될 수 있다.

 

덕진경찰서 김영근 수사과장은 “가족들에 대한 압수수색 등 수사방향을 좁혀 가고는 있지만 현재로선 가족들을 용의자로 특정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라면서 “여러 가능성을 열어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박용근 기자 yk21@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