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황 날던 편백나무 숲길에서 숨쉬기

[여행]by 걷기여행길
봉황 날던 편백나무 숲길에서 숨쉬기
봉황 날던 편백나무 숲길에서 숨쉬기

빽빽한 편백숲이 청신한 숲길걷기를 돕는다.

봉황 날던 편백나무 숲길에서 숨쉬기

창원 시민의 큰 사랑을 받는 창원둘레길은 총 거리 100km가 넘는다.

‘마창진’이란 애칭으로 불리던 마산, 창원, 진해가 창원시로 통합된 지 7년여가 흘렀다. 지역 통합으로 인구 백만이 넘는 밀리언 시티가 된 창원시는 북로 낙동강을 이고, 남으로 바다를 끌어안아 민물과 짠물을 고루 갖췄다. 그리고 수계(水界) 안쪽으로 바다를 향해 열린 나긋한 지맥이 창원 중심부를 보호하듯 빙 둘러 감싸 안았으니 지세의 안온함이 남다르다.

 

창원둘레길은 창원을 감싼 이 지맥의 숲길을 따라 박음질하듯 숲길로 이어진다. 그 거리의 총합이 무려 100km가 넘어서 걷기여행과 산책을 즐기는 창원 시민들의 큰 사랑을 받는다. 다만 창원둘레길 15개 코스가 창원시로 통합되기 전에 지어진 예전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어 각 코스의 순서를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운 단점이 있다.

 

창원둘레길을 가장 동쪽부터 보자면 먼저 진해지역은 ‘진해 드림로드’라는 이름으로 4개 코스에 27km의 숲길이 있다. 그 다음인 옛 창원지역은 ‘숲속나들이길’로 5개 코스 42km의 노선이 바통을 잇는다. 그리고 서쪽인 마산지역은 천주산누리길이 4개 코스 24km, 무학산둘레길이 2개 코스 20km로 이어지면서 창원둘레길을 마무리한다.

도계체육공원을 출발점으로 삼기

이번에 걸었던 창원둘레길의 숲속나들이길 1코스는 예로부터 봉황의 숲으로 불린 봉림동에 조성된 편백나무숲과 자생 대나무숲이 일품인 태복산과 봉림산의 언저리를 두르는 명품숲길이다. 거리가 약 6km 정도 되지만 진출입로인 도계체육공원에서 창원국제사격장까지 모두 포함하면 실제 걷는 거리는 7.5km 정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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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점인 도계체육공원에서는 천주산누리길과 숲속나들이길을 동시에 안내한다.

실질적인 출발지인 도계체육공원에는 경남은행에서 조성한 숲속나들이길 랜드마크 안내판이 서 있다. 숲속나들이길 1코스의 명시적인 출발지는 여기서 10분 정도 능선으로 올라야 한다. 그곳에 다다르면 왼쪽은 마산 구간 창원둘레길인 천주산누리길이고, 오른쪽으로 숲속나들이길이 시작된다는 작은 푯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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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찾는 이들의 기대감을 상승시키는 ‘편백 숲 가는 길’ 푯말.

숲속나들이길은 말 그대로 햇볕 한 줌 새어 들 틈 없을 것 같은 짙푸른 숲 속으로 그림 같은 오솔길을 잇는다. 곳곳에 ‘편백 숲 가는길’ 이라는 이정표가 보여서 편백나무숲에 대한 기대감을 드높인다. 친절하게 이어지는 능선 숲길을 따라 30분 정도 천천히 걸으면 드디어 편백나무숲에 다다른다. 여기에서 직진하는 길과 오른쪽 편백 숲 안으로 향하는 길로 나뉘는데, 이정표가 없어서 어디로 가야할지 잠시 헷갈린다. 직진하면 태복산(280m) 정상을 향하는 길이고, 오른쪽은 편백숲을 관통하면서 태복산 허리를 둘러가는 숲속나들이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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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복산 정상가는 길과 편백숲길이 나뉠 때는 오른쪽 편백숲길로 가면된다.

빼곡하게 잘 자란 편백나무 사이로 이어지는 숲길은 산 곳곳의 약수터를 경유한다. 식수를 미리 준비하지 않아도 될 만큼 약수터를 자주 만나지만 간혹 음용 불가 판정을 받는 경우도 있으므로 기본적인 식수는 사전 준비하는 것이 좋겠다. 편백나무가 뿜어내는 피톤치드 덕분인지 상쾌함이 남다른 길이 태복산에서 오래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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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과 가까운 울창한 숲길은 언제나 인기만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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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나들이길 1코스에서 유일하게 내려 보는 조망이 있는 지점.

봉림산의 자생 대숲으로 좋은 마무리

편백숲을 지나면 얼마 안되어 창원골프장 진입도로가 태복산과 봉림산 구역을 잘라내듯 앞을 가로막는다. 도로를 건너 봉림산 구역으로 넘어가면 예상치 못한 빽빽한 대숲이 이어진다. 잠시 나오고 그칠 줄 알았던 대숲은 꽤 긴 구간에 걸쳐 봉림산 숲길을 이어간다. 대숲이 굉장히 발달되어 있으나 다른 활엽수와 대나무가 서로 엉켜서 공존하는 모습이 이채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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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황이 날았다는 봉림산은 자생 대나무가 숲을 이뤄 길게 이어지는 진풍경을 펼쳐낸다.

다만 자연의 섭리에 따라 이곳저곳에 쓰러진 대나무들이 많아서 경관적으로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대숲 위주로 관리를 한다면 담양의 죽녹원이나 울산의 십리대숲길처럼 대나무숲을 테마로 하는 지역 명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봤다. 봉림산은 물의 기운이 강하게 느껴지는 양치류와 솔이끼류 등이 넓게 포진하여 더욱 깊은 숲속을 걷는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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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이끼들이 자라는 봉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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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생명력을 자랑하는 솔이끼도 쉽게 만날 수 있다.

대숲을 뒤로 하고 다리쉼이 필요하다 싶을 즈음, 잘 지어진 정자 쉼터가 나오는데, 이곳이 이 길의 종착점인 소목고개다. 여기에서 2코스 7.1km를 더 걷고 싶으면 이정표를 따라 숲길을 계속 걸을 수 있고, 그만 마무리하고 싶으면 2018년 완공을 목표로 공사중인 창원국제사격장 쪽으로 내려가면 된다. 사격장 운동장에는 잘 생긴 벚나무들이 도열하고 있어 붉은 빛으로 물든 가을을 제대로 만끽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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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국제사격장 운동장의 벚나무들이 붉은 가을을 펼쳐내며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한다.

코스 요약

(도계체육공원)~천주산누리길, 숲속나들이길 분깃점~태복산 숲길~태복산 편백나무숲~봉림산 대숲~소목고개~(창원국제사격장)(약 6km(진입로 포함 7.5km), 3시간 내외)

교통편

  1. 대중교통 : 창원종합버스터미널서 10, 12, 30번 탑승 후 도계주유소 정류장에서 하차 후 도보로 도계체육공원으로 접근. 창원고속버스 1688-0882 / 시외버스 1688-5090
  2. 주차장 : 도계체육공원 주차장

TIP

  1. 자세한 코스 정보 : 두루누비 www.durunubi.kr
  2. 화장실 : 도계체육공원
  3. 식수 : 약수터를 5곳 지남(간혹 식수 불가판정 있음)
  4. 식사 : 사전 준비 필요.

글, 사진: 윤문기 걷기여행작가, '(사)한국의 길과 문화 사무처장 y02599@daum.net'

2017.11.06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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