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한 숲과 계곡을 만나는 길

[여행]by 걷기여행길

경상남도 산청군 단성면 운리마을에서 시천면 사리까지 걷는 13.9km의 지리산 둘레길은 숲길과 계곡길, 임도를 번갈아 걸을 수 있는 구간이다. 선비 정신의 표상 남명 조식 선생의 흔적을 길 곳곳에서 만난다. 

시원한 숲과 계곡을 만나는 길

여름철 백운계곡은 지리산둘레길 8코스의 하이라이트가 된다.

흰 구름이 놀다가는 곳

웅석봉 턱밑인 800고지까지 올라가야 하는 다소 힘든 오르막과 탑동마을까지 긴 내리막 임도를 품고 있는 지리산둘레길 7코스 성심원~운리 구간을 마무리하면 8코스 운리~덕산 구간이 시작된다. 8코스의 시작은 구름도 머물러 쉬어간다는 산청군 단성면 운리이다.  운리는 지리산의 험준한 산속에 파묻혀 구름 걷힐 날이 없는 곳으로 탑동, 본동, 원정마을 3개 동네를 말한다. 마을 주차장을 출발해 감나무가 심어진 농로를 따라 조금만 걸으면 작고 아담한 원정마을을 만난다. 마을 입구에는 커다란 노거수가 시원한 그늘을 제공해 봄부터 가을까지 마을 사랑방으로 사랑받고 있다. 원정마을을 지나 포장된 임도를 따라 오르게 된다. 한여름에 시멘트 임도를 걷는 것은 제법 힘들지만 임도 아래로 운리마을의 시원한 풍광이 펼쳐진다. 계속 이어지는 임도 중간에 쉼터는 여행객의 사랑방으로 변한다. 탁 트인 전망에 시원한 바람까지 불어와 자연스레 이곳에서 발길을 멈추고 이야기꽃을 피운다. 

시원한 숲과 계곡을 만나는 길

한낮에 임도를 걷는 것은 힘들지만 임도길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운리마을 풍광은 가슴까지 시원하게 만든다.

임도를 조금만 더 올라가면 왼쪽 산의 돌계단이 있는 방향으로 접어들면서 호젓한 숲길이 이어진다. 한때 이 길은 나무를 운반하던 나무를 운반하는 운재로였다. 숲길이 깊어질 수 록 참나무가 하나 둘씩 나타나다가 금세 참나무 군락이 끝없이 이어진다. 이곳은 지리산둘레길에서 참나무가 가장 많은 곳이다. 

시원한 숲과 계곡을 만나는 길

지리산둘레길 최대 참나무군락지 따라 이어진 오솔길은 잘 정비되었다. 

예로부터 우리민족은 ‘좋은 것’을 일컬어 ‘참’이란 단어를 붙이고 ‘나쁜 것’을 일컬어 ‘개’라는 단어를 붙였다. 산청에서는 먹을 수 있는 꽃인 진달래를 ‘참꽃’이라 부르고 독이 있어 못 먹는 철쭉은 ‘개꽃’이라고 불렀다. 참나무의 학명인 ‘퀘르쿠스(Quercus)’도 라틴어로 ‘진짜’, ‘참’이란 뜻이라 한다. 그래서인지 참나무는 열매로 묵을 만들고, 나무로는 목재와 숯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좋은 나무’라 참나무라 불렸을지 모른다. 산허리를 따라 하나하나 손으로 직접 쌓은 석축 옆 오솔길을 걸을 때면 이 길을 내느라 애쓴 분들의 노고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지리산을 사랑한 남명 조식

더위가 살짝 몰려올 즈음 들리는 큰 물소리에 귀가 번쩍 열린다. 지리산둘레길 8코스의 중간지점이자 시원함을 책임지는 백운계곡이다. 백운계곡은 골이 깊고, 아름다운 반석, 맑은 물로 인하여 곳곳이 한 폭의 그림 같은 곳이다. 계곡 저리에서 열 오른 발을 잠깐만 담그고 나면 발의 피로는 풀리고 계곡의 아름다움에 반하게 된다.  

시원한 숲과 계곡을 만나는 길

참나무 군락지를 지나 백운계곡으로 가는 길에는 시원한 물줄기가 내려오는 작은 계곡을 만난다.

남명 조식[曺植, 1501 ~ 1572] 선생이 산천재에서 제자들을 가르치다가 머리를 식히러 이곳을 찾았는지 짐작된다. 한편, 계곡에는 일찍이 남명이 남겼다는 ‘백운동(白雲洞)’, ‘용문동천(龍門洞天)’, ‘영남제일천석(嶺南第一泉石)’ 등 10여 곳에 새겨진 글자를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백운계곡에서 마근담과 덕산 방면 이정표를 따라 10분 정도만 오르면 8코스에서 최고지점인 용무림재이다. 여기서부터는 오르막이 없어 사실상 하산길이다. 

시원한 숲과 계곡을 만나는 길

조리대숲길을 지나면 오르막은 끝이 난다. 

하산길은 남명 조식 선생이 산천재에서 백운계곡을 오가던 길이자 마근담 사람들이 백운마을로 가던 마실길이다. 참나무가 주종인 활엽수림과 솔숲, 참나무 숲을 지나면 임도를 만나게 된다. 이곳에서 우측으로 조금만 올라가면 마근담이지만 지리산둘레길은 좌측 산천재를 향해 내려가게 된다. 마근담(摩根潭)은 ‘막힌담’이란 말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골짜기 생김새가 마의 뿌리처럼 곧아 이름이 붙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시원한 숲과 계곡을 만나는 길

마근담 가는 길은 큰 바위가 곳곳에 있어 주의해야한다.

마근담에서 산천재까지는 시멘트임도 따라 한 시간 반가량 내려가게 된다. 산천재(山天齋)는 조선시대 선비정신의 표상이었던 남명 조식 선생이 생의 후반부를 보내며 살았던 곳이다. 그는 61세 때 이곳에 정착하여 지리산 천왕봉이 바라보이는 곳에 산천재를 짓고 후학을 양성하며 노년을 보냈다. 산천재 옆에는 남명 조식선생과 관련된 흩어져 있던 유물들은 모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만든 남명기념관이 있다.  

시원한 숲과 계곡을 만나는 길

산천재(山天齋)는 조선시대 선비정신의 표상이었던 남명 조식 선생이 생의 후반부를 보내며 살았던 곳이다.

길은 산천재 아래 덕천강을 따라 이어지면서 산수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 8코스의 종착지인 덕산은 삼장면의 한 마을 이름이다. 조선 중기 이후에 삼장, 시천면 등을 통틀어 덕산 혹은 덕산동이라 하였다. 덕산은 지리산 주봉인 천왕봉 인근 지역 주민들에게 가장 큰 장이 열리는 곳으로 지리산을 삶의 터전으로 삶는 주민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 

시원한 숲과 계곡을 만나는 길

덕천강변길은 산수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

코스요약

걷는 거리 : 13.9km

걷는 시간 : 5시간 

걷는 순서 : 운리마을 - 백운계곡(5.6km) - 마근담입구(2.1km) - 덕산(사리)(6.2km)

 

교통편  

가는 교통편 : 원지-운리-청계. 청계-운리-원지

원지시외버스터미널(055-973-0547) / 운리마을 앞

가는 교통편 : 원지-사리-덕산. 덕산-사리-원지

원지시외버스터미널(055-973-0547) / 덕산정류소(055-973-9027) 앞 20~30분 간격 배차

 

함께 즐길거리

보물 제 72·73호 단속사지 동·서삼층석탑 : 지리산둘레길 8구간은 운리마을에서 시작하지만 신라시대 석탑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이 석탑을 보고 시작하는 것이 좋다.

백운동 계곡 : 산청은 전체면적 중 78%가 산림으로 둘러싸여 지리산 등 명산과 더불어 이름난 청정계곡이 즐비해 여름휴가를 보내기 좋다. 백운동 계곡은 너럭바위와 기암괴석, 소와 담, 폭포가 끊임없이 이어져 있다. 이곳은 한낮에도 시원해 여유롭게 휴식을 취하고 천천히 코스를 마무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백운동계곡 아래에는 가족단위로 여름을 보낼 수 있는 펜션이 곳곳에 있어 여름휴가지로도 제격이다.  

시원한 숲과 계곡을 만나는 길

시원한 물줄기가 쏟아지는 백운계곡은 쉬어가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다.

덕산시장 : 덕산시장은 4일, 9일, 14일, 19일, 24일, 29일에 장이 열린다.

 

먹을거리

산청은 흑돼지와 산채나물이 유명하다. 

시원한 숲과 계곡을 만나는 길

걷기여행TIP 

시원한 숲과 계곡을 만나는 길
* 자세한 코스정보는 http://www.koreatrails.or.kr/course_view/?course=1259 이곳을 참조해 주세요.  

 

화장실: 운리주차장, 운리임도, 남명 조식기념관


식당: 코스 중간에 식당, 매점이 전혀 없으므로 충분한 식수와 비상식량을 준비해 가는 것이 좋다. 종착지인 덕산(시천면소재지)은 식당이 많은 편이다.

 

TIP

운리마을 입구에는 지리산둘레길 여행자를 위한 주차장과 쉼터가 있다. 

지리산둘레길에는 코스 중간에 휴지통이 없으므로 쓰레기를 담을 수 있는 봉투를 준비해가는 것이 좋다. 여행 중 보이는 쓰레기는 아름다운 경관과 환경을 위해 수거하는 걷기예절이 필요하다. 

 

코스문의: (사)숲길: 055-884-0850

             산청센터(성심원): 055-974-0898 

최해선 <sunsea81@nate.com>

2015.08.20원문링크 바로가기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걷고! 보고! 느끼고! 대한민국의 걷기 여행 길을 함께 합니다.
채널명
걷기여행길
소개글
걷고! 보고! 느끼고! 대한민국의 걷기 여행 길을 함께 합니다.

    Copyright © ZUM internet Cor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