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복의 빛 쏟아지는 태종대 가는 길

[여행]by 걷기여행길

절영해안산책로는 부산 영도를 걷는다. 부산 사람들의 애환을 간직한 영도는 태종대로 유명하다. 하지만 남항대교 입구부터 태종대까지 수려한 산책로가 이어진다. 이 길을 하나로 꿰뚫어 태종대까지 연결한 코스가 절영해안산책로다. 이 길은 시종일관 역광 속에서 걷게 되는데, 축복처럼 쏟아지는 빛과 바다가 어우러진 풍경이 일품이다.

축복의 빛 쏟아지는 태종대 가는 길

부산의 대표 절경인 태종대. 기암과 바다가 어우러진 모습이 일품이다. 부산의 지질명소 측면으로 보면 더욱 볼거리가 많다.

부산 시민들의 애환이 담긴 영도

영도는 부산 시민들에게 특별한 섬이다. 지리적으로 부산항 아래에 자리해 부산을 천혜의 항구로 만들었으며, 역사적으로 6·25전쟁의 피난민들과 애환을 함께했다. 지금은 영도와 연결된 4개의 다리가 있지만, 예전에는 영도다리(현재 영도대교)뿐이었다.


영도다리는 6·25전쟁으로 임시수도 부산으로 피란 온 실향민들에게 망향의 장소였다. 그들은 영도다리에서 머나먼 고향을 그리워했고, 심지어 바다로 몸을 던진 사람도 있었다. 현인이 부른 ‘굳세어라 금순아’ 2절에는 “이 내 몸은 국제시장 장사아치다/금순아 보고 싶구나 고향 꿈도 그리워진다/영도다리 난간 위에 초승달만 외로이 떴다.”라는 가사가 나올 정도였다. 또한 부산 사람은 어린 시절 “니는 영도다리 밑에서 주워왔다.”는 말을 수시로 듣고 자랐다. 아이들은 엄마의 그 말에 울음을 뚝 그쳤고, 진짜 엄마를 찾겠다며 다리 밑을 헤맨 철부지들도 있었다고 한다. 그만큼 영도다리는 부산 시민의 애환을 함께 한 존재였다. 

축복의 빛 쏟아지는 태종대 가는 길

출발점인 절영해안산책로 관리동 입구. 안내소에서 지도를 받을 수 있다.

출발점은 절영해안산책로 시작점인 관리동 앞이다. 버스를 타고 부산보건고등학교 정류장에 내렸으면 해변으로 내려오면 절영해안산책로 시작점이 보인다. 출발에 앞서 관리동 안내소에 들러 지도를 받을 수 있다. 절영해안산책로의 이정표에는 갈기를 휘날리며 달려가는 말이 그려져 있는데, 여기에 영도의 역사가 담겨있다. 영도의 옛 이름은 절영도(絶影島)다. 영도는 육지가 코앞인 섬으로 말을 방목하기 좋아 신라 때부터 조선 중기까지 국마장 있었다. 이곳에 명마가 많았다고 전해지는데, 하루에 천리를 달리는 천리마가 있어 빠르게 달리면 그림자가 못 따라올 정도라고 하여 ‘끊을 절’(絶), ‘그림자 영’(影)을 붙여 절영도로 불렸다. 광복 후 행정구역을 정비하면서 옛 이름 ‘절영도’를 줄여서 현재의 ‘영도’로 부르게 됐다.  

축복의 빛 쏟아지는 태종대 가는 길

절영해안산책로의 이송도전망대. 푸른 바다가 시원하게 들어온다.

푸른 바다를 오른쪽에 끼고 걷다 보면 가슴 속이 저절로 시원해진다. 바다가 마음속으로 들어와 자리한 것이다. 여유롭게 산책하는 주민들의 모습이 평화롭다. 높게 솟구친 ‘피아노 계단’을 밟으면 이송도전망대에 올라선다. 조금 올라왔지만, 드넓은 바다가 펼쳐진다. 건너편으로 남항대교, 송도해수욕장, 안남공원, 두도 등이 한눈에 들어오고, 왼쪽 끝으로 태종대 옆에 자리한 주전자섬이 앙증맞게 보인다. 주전자섬 오른쪽으로 아스라이 보이는 섬이 대마도다. 마찬가지로 대마도 ‘한국전망대’에 서면 부산이 잘 보이며, 특히 야경은 황홀하게 펼쳐진다. 

축복의 빛 쏟아지는 태종대 가는 길

절영해안산책로의 거친 암석 구간을 탐방객들이 지나고 있다.

이송도전망대에서 다시 해변으로 내려서는 길은 공사 중이다. 안전한 길을 택하려면 윗길인  절영해랑길을 따르면 된다. 공사 중이라도 통행은 가능하다. 조심조심 내려가면 제법 거친 해안길이 펼쳐진다. 걷기 어려운 곳은 철계단이 잘 놓여 있다. 무지개다리를 건너면 절영전망대다. 사실 이 길은 발길이 멈춰진 곳이 모두 전망대다.

절영전망대를 지나면 잠시 바다와 헤어져 솔숲을 지나 중리해변에 닿는다. 중리 앞바다에는  양식장이 조각보처럼 거대한 사각형을 그리고, 고기잡이배들이 둥둥 떠 있어 정감 있다. 중리는 30여 개의 식당이 모여 맛집 특화거리를 이룬다. 점심 먹으며 쉬었다 가기 좋다. 중리해변 옆에는 중리해녀촌이 있다. 중리해변을 걷다 보면 해녀들의 숨비소리를 들을 수 있다. 해안을 자세히 보면 몇몇 해녀들이 물질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해녀들이 따온 해산물을 노천에서 파는 곳이 해녀촌이다.

부산 지질의 대표명소 태종대 신선바위

해녀촌을 지나면 감리해변산책로로 들어선다. 야산을 타고 넘는 길이다. 솔숲을 조금 오르면 군부대 철조망 옆을 따른다. 모퉁이를 돌 때마다 눈부신 바다가 와락 밀려온다. 잠시 벚나무 터널을 내려오면 철썩~ 소리와 함께 자갈마당이 나온다. 자갈마당은 태종대 입구 해안의 포장마차촌으로 연탄불에 구워먹는 조개구이가 유명하다. 

축복의 빛 쏟아지는 태종대 가는 길

양식장이 있는 중리해변은 고기잡이배가 둥둥 떠 있어 포구의 정감이 살아있다.

축복의 빛 쏟아지는 태종대 가는 길

태종대 입구의 자갈마당에는 많은 포장마차들이 들어서 조개구이를 판다.

이제 부산의 대표적인 해안경관지 태종대를 둘러보자. 길은 신선바위에 들렀다가 한 바퀴 돌아 나온다. 울창한 난대림 숲으로 덮인 태종대는 영도 남쪽 끝머리의 언덕 전체를 가리킨다. 이름은 신라 태종 무열왕이 활쏘기를 즐겼던 곳이라 해서 태종대라 불렀다. 신라 이후 조선시대까지는 동래 지역에 가뭄이 들면 비를 기원하는 기우제를 지내는 제단으로 이용했다.

축복의 빛 쏟아지는 태종대 가는 길

태종대의 신선바위와 영도등대. 신선바위는 퇴적암의 지질구조와 해안침식 및 융기 지형이 어우러져 만들어졌다.

태종대의 백미는 암석해안이 아름다운 신선바위다. 등대를 구경하고 내려가면 거대한 암반 위에 사람들 가득한 신선바위를 만날 수 있다. 신선바위는 파도의 침식으로 평평하게 깎인 뒤 지각이 솟아올라 만들어진 것으로 ‘파식대지’라 불린다. 백악기 말 화산재들이 섞인 퇴적물들이 쌓여 형성된 퇴적암의 지질구조와 해안침식 및 융기 지형이 어우러져 만들어졌다. 


사람들이 많이 모인 바위의 건너편에는 망부석 바위가 우뚝하다. 그쪽으로 조심조심 건너 가면, 바닥에 움푹 팬 공룡발자국 같은 것을 볼 수 있다. 또 바위 표면에는 녹색과 붉은색, 흰색이 어우러진 천연벽화 같은 무늬를 볼 수 있다. 독수리상처럼 다양한 무늬를 그리는데, 이를 ‘슬럼프 구조’라고 한다. 바다에만 넋 놓지 말고 신선바위의 지질적 특징을 감상하는 맛이 쏠쏠하다. 

축복의 빛 쏟아지는 태종대 가는 길

태종대에는 버스나 자동차가 들어갈 수 없고 다누비 순환열차가 운행한다.

맛집

중리해변 식당에서 싱싱한 활어회, 노천 해녀촌에서는 해녀들이 따온 해산물을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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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리 바닷가횟집의 회정식

중리바닷가횟집(051-403-5292)은 회정식, 장어탕, 해물뚝배기 등을 잘한다. 태종대 입구의 자갈마당은 연탄불에 구워먹는 조개구이가 별미다.


코스요약

걷는 거리 : 10km

걷는 시간 : 3시간

걷는 순서 : 절영해안산책로 관리동 입구~중리해변~감지해변산책로~자갈마당~태종대 입구~태종대~태종대 입구

 

교통편

대중교통 : 부산역 광장 맞은편(지하철 7번 출구)에서 82, 508번 버스 승차 후 부산 보건고 정류장에서 내린다. 종착점인 태종대 입구에서 부산역으로 가는 버스가 많이 다닌다. 

 

걷기여행TIP

축복의 빛 쏟아지는 태종대 가는 길

* 자세한 코스정보는 http://www.koreatrails.or.kr/course_view/?course=1377 이곳을 참조해 주세요. 

화장실 : 곳곳에 많다. 

식사 : 중리해변, 태종대 입구. 

길안내 : 이정표와 안내판이 잘 설치되어 있다. 절영해안산책로는 갈맷길 03-03코스와 중복된다. 갈맷길 이정표가 보여도 헷갈리지 말자.

코스문의: 한국해양재단 (02)714-5278

진우석 (여행작가 mtswamp@naver.com)

2016.01.18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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