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쪽을 걷다] 여수 2_EP25
여정에 올라보자! |
어제에 이어, 오늘은 59코스다. 오늘도 역시 역방향으로 58코스를 향해 걸을 예정이다.
내가 사랑하는 풍경 |
궁항 마을회관 |
마을 풍경을 열심히 담고 있는데, 할머니께서 다가오셨다.
“어디서 왔나?”
“서울에서 왔어요! 할머니 혹시 남파랑길 아세요?”
“그 저 뭐 빨간거 파란거 붙어 있드만 그거가?”
“맞아요! 제가 그 길을 걷고 있어요.”
내가 담고 있던 마을 풍경 |
할머니가 말씀하신 빨간거 파란거는 남파랑길의 화살표인 듯하다. 남파랑길에서 동네 주민분들을 만나면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어디서 왔는지, 무엇 때문에 왔는지 였던 것 같다. 하긴 이렇게 인적 드문 동네에 혼자 배낭 메고 다니면 궁금해하실 것 같다. 할머니와의 짧은 담소(?)를 나누고 나는 다시 길 위에 올랐다. 오늘도 날씨가 좋아서 기분이 상쾌하고 좋다.
빨갛고 파랗다 마치 남파랑길 화살표처럼ㅋㅋ |
요즘 왜 이렇게 꽃 사진이 좋은지 |
한동안 듣지 않던 노래를 오늘은 듣기로 한다. 기분이 좋으니 신나는 노래를 들어볼까? 이어폰을 귀에 꽂고 “방탄소년단 - dynamite”를 듣는다. 정말 이 노래는 들어도 들어도 좋다. 나도 방탄의 팬이고, 우리 아빠도 엄청난 팬이다.
두 번 세 번 걷고 싶은 길 |
나무에 둘러싸인 마을 |
반가워! 남파랑길 리본 |
마을길은 모두 지나고, 이제 다시 바닷길이다. 바다의 짠 내음이 역시나 나를 반긴다. 걷다보니 더워지려는 찰나에 시원한 바닷바람이 열기를 식혀준다.
바다도 어디서 보느냐에 따라 다르다 |
시원한 바람 솔솔 |
어제오늘 자전거길이 나 있는 코스를 계속 걷다 보니,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자전거로 국내여행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걷는 것만큼 여유 있지는 않겠지만 또 다른 매력이 있지 않을까?
언젠가는 자전거 여행도 도전! |
이런 코스라면 너무 좋을 것 같다 |
음악 들으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걷다 보니, 저 멀리 긴 다리가 하나 보이기 시작했다. 지도를 찾아보니 섬달천으로 갈 수 있는 ‘달천교’ 였다.
저 멀리 보이는 달천교 |
달천교를 지나본다 |
달천교 근처 마을 |
달천교를 지나는 버스도 자주 보였다. 점점 배가 고파오기 시작했다. 회도 먹고 싶고, 진하게 끓인 짜파게티도 먹고 싶고, 삼겹살도 먹고 싶다.. 거기다 맥주 한 캔까지 더하면 정말 좋을 것 같은데..
힘내라 힘 |
계속 걸어보자 |
여정이 아직 1/3 정도 남아있어, 발걸음을 재촉해본다. 길 위에 저 멀리 나의 눈길을 끈 무언가가 보였다.
이게 뭘까? |
가까이 다가가보니, 예쁘게 만들어놓은 손 하트 모양의 돌조각 작품이었다.
정말 너무너무 예쁘다 |
‘염원’이라 이름 붙여진 이 작품은 2015년 6월 1일에 만들어졌다고 한다. 손 하트 모양 뒤로 여자만의 아름다운 풍경이 보인다. 너무 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삼각대도 없고 찍어줄 사람도 없어서 너무 아쉬웠다.
손 하트 옆에는 자전거 포토존도 있다 |
감탄사를 내뱉으며 한참을 구경하고 나서야, 나는 배가 고파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었음을 인지하고 다시 걷기 시작했다.
이제는 없으면 섭섭한 뷰 |
파란 하늘을 보며 걷는다 |
주황빛 노을을 바다 근처에서 마주할 수 있는 시간이 다가왔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대와 풍경이다. 마음도 차분해지고, 오늘 하루가 어땠는지 되돌아 보기에 가장 좋다.
오늘도 보여줘서 고마워 |
예쁜 건 많이 담아야지 |
오늘 하루는 '남파랑길 여정을 내가 걸을 수 있어서, 참 나는 행복한 사람이다'라는 생각이 드는 하루였다.
복받은 나 |
그리고 많은 계절을 함께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
여름을 지나 |
가을 그리고 겨울의 문턱 |
오늘의 기록 : 나와 똑같이 지는 노을을 보며 하루를 마무리하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