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쪽을 걷다] 포항4_EP27

[여행]by 걷기여행길

개인적으로 이번 코스가 해파랑길 포항 구간에서 가장 메인이라고 생각되는 곳이다. 해파랑길 15번 코스 끝자락에 위치한 호미곶 때문이다. 호미곶은 우리 한반도 지형에서 호랑이의 꼬리 부분으로 특히나 돌출되어 있기 때문에 매년 새해 해돋이로도 워낙 유명한 곳이다. 그만큼 오늘은 중요한 날이라 출발 전에 오랜만에 포식을 해보기로 한다.

죽도 시장에서 먹은 회

맛있는 매운탕까지 포함

확실히 강원도부터 계속 내려오며 먹었던 관광지에서의 물가에 비해 싸며 양이 많았다.


“뭔가 제대로 회를 즐기며 먹는 것 같다, 코쿠야”

“그러게요, 해파랑길 걸으면서 가장 많이 먹는 날이 될 것 같네요 ㅎㅎㅎ”

“얼른 맛있게 먹고, 호미곶으로 가보자! ㅎㅎㅎ”

해파랑길 15번 코스의 시작

그 시작에는 말 목장성이 있다.

말 목장성

구룡포 돌문에서 동해면 흥환리까지 호미반도를 가로지르는 약 7.6KM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돌 울타리 목장이다. 정확한 조성시기는 알 수 없다고 한다. 하지만 해파랑길과는 전혀 다른 길이라 그 길을 따라갈 수는 없었다.

우리는 저 멀리 보이는 곳으로 가야 해

정말 우리나라가 작다고 생각했는데, 생각 잘못했던 것 같다. 여기저기 가도 다 가보지도 못하고 가야 할 곳들, 예쁜 곳들이 너무나 많다.

열심히 걷고 또 걸었다

오늘도 안녕 멍멍아

그렇게 멀어 보였던 하얀 등대와 빨간 등대를 만났다

오전은 푹 쉬고, 점심을 배불리 먹고 조금 늦게 출발했더니 속도를 붙여 좀 빨리 걸어야겠다.

번화가를 벗어나 엄청 고요한 풍경을 보니 저절로 힐링이 된다

우리에게 너무 중요한 이정표

포항에서 길을 걸으며 느낀 건, 크게 헷갈리는 경로들은 없는 듯싶다. 아무래도 큰 도시이다 보니 갈 수 있는 길과 없는 길들이 좀 더 확실히 나누어져 있는 기분이다.

일광욕 중인 멍멍이

마을을 통해 해안 둘레길로 접어든다

바닷바람에 잡념들을 날려보내며 걸어보자

나는 평소에 생각을 거의 멈추지 않는 편이다. 머리가 가만히 있질 못하고 늘 무언가를 생각하려 한다. 두광이 형도 코로나로 인해 늘 너무 걱정들이 많아서 머리가 아팠었다. 해파랑길 초반에는 그런 생각들이 너무나 많았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정말 길을 느끼며 잡념들을 떨치며 걷기 시작했다.

여기는 파도가 넘어올 수 있어 물 때를 잘 맞춰야 걷고 또 파도가 거셀 때는 우회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우선 구룡소까지 열심히 걸어가 보자

중간에 장군바위도 있다

바위 모양이 장군처럼 생겼나 보다. 그래서 장군바위. 장군처럼 보이는 방향을 보기 위해 이리저리 걸어가며 구경해본다. 참 중간중간에 볼 것 들이 있어서 재미있다. 무료하다 싶을 때면 포인트가 있다.

구룡소에 가기 위해선 등산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조금은 걸어 올라가야 한다

구룡소

아홉 마리의 용이 승천할 때 뚫어진 9개의 굴이 있어서 구룡소라고 불리며, 파도가 칠 때 굴의 입구로 흰 거품과 같은 바닷물이 쏟아져 나오는 모습은 마치 용이 입에서 연기를 뿜어내는 듯 보인다고 한다. 그리하여 구룡소는 현재도 아주 신성한 곳으로 믿고 있다고 한다.

구룡소에서의 해 질 녘

해가 지기 전에 얼른 다시 길을 걸어본다

구룡소 전망대에서 내려가는 길

저 멀리 마을이 보인다

도로로 나갈 땐 조심 또 조심

“아무리 봐도 신기하네요”

“뭐가?”

보고 또 봐도 신기하다

“저렇게 바위에서 자라는 나무들이요. 바위같이 부서지지 않을 것 같은 그런 곳에 뿌리내려 생명력을 키워서 저렇게 한번 버텨보고 싶네요. 제 인생 말이에요 ㅎㅎ”


“너 그래도 전공과 전혀 상관없는 분야에서 7년을 그렇게 버텨왔어. 다른 일 하나도 안 하고 오직 사진만으로. 늘 내가 얘기하잖아. 너 대단한 거라고. 잘하고 있고 곧 빛을 볼 날이 올 거야, 코쿠야. 조급해 하지 않아도 돼.”


“형, 늘 고마워요.”

이제는 해파랑길을 걸어온 날이, 걸을 날 보다 훨씬 많아졌다

문득 또 길을 걷다 보니, 뒤돌아 풍경을 한번 살펴봤다. '35/50 = 0.7' 오늘 15번 코스를 끝내면 이제 7부 능선을 넘는다. 점점 끝이 다가온다는 말이다.

마치 포항이라는 도시에 쇳물을 붓는 것 같은 풍경이다

해 질 녘 풍경이 너무 멋있다. 참 적절한 타이밍에 적절한 곳에 도착한 기분이다. 이 풍경을 보니 호미곶의 상생의 손을 안 봐도 될 것 같은 그런 전율이 밀려온다. 멋있다는 말 말고는 표현할 길이 없다.


“코쿠야 그거 알지? 사실 우리 포르투갈에 있을 때, 해 질 녘을 정말 좋아했었는데, 진짜 알짜배기는 해가 딱 지고 나서라고”


“그럼요, 얼른 다른 예쁜 하늘도 보러 가요”

그렇다. 해가 지고 나면 하늘 색이 파스텔톤으로 변하기 시작한다

그렇기에 다양한 하늘을 볼 수 있다

바라보는 방향에 따라 하늘 색이 엄청나게 차이가 난다

상생의 손에 도착할 무렵 노을은 극에 달했다

하지만 우리는 상생의 손을 만나지 않았다. 경상북도 문화 관광공사와의 취재를 위해 일찍 자고 아침 일출을 담기 위해서였다. 그 일출의 감동을 위해 아껴뒀다. 그렇게 우리는 아침에 상생의 손과 그 인근 풍경을 맞이했다.

새천년 기념관

새천년 기념관

새천년 기념관

새천년 기념관

새천년 기념관

새천년 기념관에는 꺼지지 않는 불이 있는데 2000년을 맞이해서 진행한 사업이다.

호미곶 느린 우체통

우체통 앞에서 마음속으로 우리의 염원을 전달해본다. 그러곤 스탬프를 쾅!

해파랑길 15번 코스 스탬프

해를 붙잡은 상생의 손

마치 상생의 손이 우리에게 손을 흔드는 것 같다. “안녕, 15번 코스야”

2020.11.25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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