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함께 걷는 황톳길

[여행]by 걷기여행길
가족과 함께 걷는 황톳길

‘계족산황톳길’은 장동산림욕장으로 들어가는 길 초입 주차장(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은 ‘장동지구산림욕장’ 시내버스정류장에서 내리면서부터 시작된다.)부터 시작해서 장동산림욕장을 거쳐 산 중턱에 난 임도를 한 바퀴 돌아 다시 장동산림욕장으로 내려오는 약 16km 코스다.

 

장동산림욕장에서 산 중턱 순환형 임도가 시작되는 곳까지 오르막길이 있고, 순환형 임도는 대부분 평탄한 길이다. 길 전체는 넓고 잘 관리되어 걷기 편하다. 특히 길 한쪽에 황토를 깔아 황톳길을 만들어 놓았다. 맨발로 황토를 밟으며 걷는 사람들도 종종 볼 수 있다. 황토 묻은 발을 씻을 수 있는 곳이 길 따라 띄엄띄엄 있다.

가족과 함께 걷는 황톳길

아이가 엄마 손을 잡고 황톳길을 걷는다.

장동산림욕장 입구로 들어가서 황톳길이 시작되는 지점에 있는 작은 야생화단지에서 철마다 피어나는 야생화를 볼 수 있다.(5월 초에는 금낭화가 피었다.) 사방댐에 고인 물과 주변 숲이 어우러진 풍경도 좋다. ‘계족산황톳길’ 코스는 아니지만, 황톳길에서 올라갈 수 있는 계족산성에 오르면 가슴 탁 트이는 시원한 전망을 즐길 수 있다.

푸르른 자연과 옛 마을

계족산과 성재산 줄기에서 시작하는 골짜기가 길어서 예로부터 ‘긴골’ 혹은 ‘진골’로 불렀다. 이를 한자로 옮긴 게 장동(長洞)이다.

 

‘계족산황톳길’은 장동산림욕장과 임도에 만든 길이다. ‘계족산황톳길’ 주변에는 옛 이름을 간직한 자연마을이 있어서 청정한 자연과 함께 사람들의 마음을 푸근하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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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산림욕장 입구

장동산림욕장 북쪽에는 요골, 샛골, 텃골 등이 자리잡고 있다. 장동산림욕장 서쪽에는 새뜸, 남쪽에는 산디마을이 푸르른 자연과 함께 하고 있다.

 

진골 혹은 긴골로 부르는 마을은 긴 골짜기를 따라 형성됐다. 옛날에 마을이 있는 긴 골짜기에 복숭아나무가 많아 봄이 되면 복사꽃이 만발했다고 해서 ‘도장(桃長)골’이라고도 불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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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의 숲에 난 황톳길

요골은 요상하게 생긴 산 아래 마을이 있다고 하여 붙은 이름이고, 삿갓봉 아래 마을이 있다고 해서 샛골, 옛날부터 절이 있던 터라고 해서 텃골, 마을이 새로 생겨서 새뜸이 됐다고 한다. 산디마을은 계족산 뒤에 있는 마을이라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산뒤마을, 산북마을, 붤터 등으로도 불렀다고 한다.

 

산디마을에서 매년 정월 14일에 지내는 ‘산디마을 탑신제’는 대전광역시 무형문화재 제5호로 등록됐다. 산디마을에서는 산신제도 지낸다. 진골에서는 장승제와 산신제를 지내고 새뜸에서는 샘고사가 열린다고 한다.

 

‘계족산황톳길’은 푸르른 자연과 옛 풍습이 전해지고 있는 주변 환경과 더불어 사람들 마음을 푸근하게 해준다.

‘계족산황톳길’을 걷다

오전 9시에 장동산림욕장으로 들어가는 길 초입 버스정류장에 내렸다. 길은 그곳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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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길과 황톳길이 나란히 계속 이어진다.

장동산림욕장으로 가는 길은 아스팔트길이지만 차량 진입을 통제하고 있어 부담 없이 걷는다. 장동산림욕장 입구를 지나면 황톳길이 바로 시작 된다.

 

황톳길이 시작되는 곳 옆에 작은 야생화단지가 보인다. 산국, 금낭화, 얼레지 등 꽃과 식물 이름을 알리는 팻말을 보니 계절마다 꽃이 피어나는 작은 꽃동산이겠다 싶었다. 5월 초입, 금낭화가 여행자를 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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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단지에 피어난 금낭화

금낭화의 배웅을 받으며 황톳길을 걷기 시작한다. 길옆에 황토를 깔아 만든 황톳길이 있다. 길은 계속 그렇게 이어진다. 그냥 길을 걷는 사람들이 많지만 맨발로 황톳길을 걷는 사람들도 종종 보인다.

가족과 함께 걷는 황톳길 가족과 함께 걷는 황톳길

맨발 모양을 새긴 돌(왼쪽) / 황톳길에 남은 누군가의 발자국

중년의 아줌마가 맨발로 황톳길 위에 서 있고 아저씨는 삼각대에 카메라를 고정시키고 타이머를 작동시킨 뒤 아줌마 옆으로 달려가 선다. 기념촬영을 하기 위해 주변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그 모습을 보더니 맑게 웃는다. 아저씨는 ‘한 번만 더 찍을 게요’라며 다시 카메라로 달려가고, 기다리는 사람들은 흔쾌히 ‘네’라고 대답한다.

 

사진을 다 찍은 아줌마 아저씨가 맨발로 황톳길을 걸어서 올라가는 사이, 기다리던 사람들도 신발과 양말을 벗고 황톳길에 서서 사진을 찍고 돌아서서 걷는다.

 

이제 막 결혼을 한 것 같은 젊은 신혼부부, 느린 걸음으로 함께 걷는 할아버지와 할머니, 걸음마가 예쁜 아이 손을 양쪽에서 잡고 걷는 부부, 웃고 이야기하며 걷는 단체여행객, 물 한 병 손에 쥐고 가볍게 뛰어가는 사람들... ‘계족산황톳길’은 그렇게 사람들을 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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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방댐 풍경

사방댐에 고인 물과 주변 숲이 만들어 내는 고즈넉한 분위기 앞에서 사람들은 잠시 쉬었다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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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힐을 신은 코끼리’ 조형물

붉은 황토가 숲의 초록빛과 잘 어울린다. 색의 조화 또한 이 길을 걷고 싶게 만든다. ‘하이힐을 신은 코끼리’라는 제목이 붙은 작은 조형물이 이 길에서 말하고 싶은 건, 아마도 ‘진정한 휴식’이 아닐까?

 

순환형 임도 앞에 도착했다. 대청호두메마을과 계족산성·봉황정 방향 이정표가 보인다. 어느 쪽으로 가든 다시 이곳으로 돌아오는 순환형 임도다. 계족산성·봉황정 방향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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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의 굴곡을 따라 길이 구불거리며 이어진다.

넓고 잘 관리된 길은 걷기 편하다. 하지만 순환형 임도가 약 14~15km 정도 되니 개인의 체력을 안배하며 걸어야 한다. 임도삼거리를 지나면서 길을 걷는 사람들이 줄어들었다. 절고개를 지나면서부터는 사람들이 뜸하다. 절고개 방향으로 걷는 사람들과 마주치며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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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타고 오른 넝쿨에서 보랏빛 꽃이 피었다.

한적한 숲길을 따라 산모퉁이를 도는데 눈앞에 보랏빛으로 물든 숲이 나타났다. 넝쿨이 나무꼭대기까지 감고 올라가서 보랏빛 꽃을 피운 것이다. 산모퉁이 숲이 다 보랏빛 꽃으로 덮였다. 이른바 ‘보랏빛 꽃폭포’ 같았다. ‘보랏빛 꽃폭포’에서 달콤한 향기가 쏟아져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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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큰 나무가 줄지어 선 길(왼쪽) / 가지가 구불거리며 자란 나무가 눈길을 끈다.

꽃향기의 여운을 마음에 담고 남은 길을 걸어 출발한 곳으로 내려가는데, 숲속에 아름다운 선율이 흐르고 있었다. 오전에 길을 올라오면서 본 안내문구가 생각났다. 4월부터 10월까지 매주 토요일 일요일 오후 3시에 열리는 숲속음악회였다. 숲의 향기와 음악의 선율이 흐르는 그곳에서 좀 더 머물고 싶었다.

계족산성

‘계족산황톳길’의 코스에서 조금 벗어난 곳에 계족산성이 있다. ‘계족산황톳길’을 걷다보면 계족산성으로 올라가는 이정표가 보인다. 계족산성은 선택사항이지만 웬만하면 잠시 코스를 벗어나 계족산성으로 올라갔다가 내려오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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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족산성

순환형 임도에서 계족산성·봉황정 방향으로 가다보면 임도삼거리 전에 계족산성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나온다. 계단을 따라 계족산성으로 올라갔다가 다시 그 길로 내려와서 황톳길을 걸으면 된다.

 

계족산성은 삼국시대에 대전에 있던 많은 성 가운데 중심 역할을 했던 곳이다. 문터가 동, 남, 서쪽에 하나 씩 있다. 건물터는 북쪽 벽에 2개, 서쪽 벽에 3개, 남쪽 벽에 2개, 동쪽 벽에 2개가 있다. 집수지, 우물터, 봉수대 등도 있다. 일부 성벽은 1992년부터 복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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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족산성에서 본 전망. 대덕구 일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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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족산성에 자란 풀꽃 넘어 대덕구 일대 아파트 단지가 보인다.

계족산성에 오르면 가슴이 탁 트이는 시원한 전망을 즐길 수 있다. 굽이치는 산줄기와 그 산줄기에 싸인 대덕구와 금강줄기 등이 보인다. 쉼 없이 불어가는 바람에 젖은 땀이 마른다. 성벽에 피어난 작은 풀꽃이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 뒤로 멀리 아파트 단지의 윤곽이 희미하게 겹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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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

계족산 맨발축제가 5월13~5월14일 열린다.

코스요약

  1. 걷는 거리 : 약 16km
  2. 걷는 시간 : 5시간
  3. 걷는 순서 : 장동산림욕장으로 들어가는 길 초입 주차장(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은 ‘장동지구산림욕장’ 시내버스정류장) - 장동산림욕장 입구 - 야생화단지 앞 황톳길 시작 - 대청호두메마을과 계족산성 방향으로 길이 갈라지는 곳에 있는 이정표에서 계족산성 방향 - 사방댐 - ‘하이힐을 신은 코끼리’ 조형물 - 산책로, 대청호두메마을, 계족산성·봉황정 방향으로 길이 갈라지는 곳에 있는 이정표에서 계족산성·봉황정 방향 - 황톳길, 계족산성 방향, 산디마을 방향, 등산로로 길이 갈라지는 곳에서 황톳길을 따라 간다.(계족산성은 ‘계족산황톳길’에서 벗어난 곳에 있다. 이른바 ‘선택사항’이다. 계족산성에 오르면 가슴 트이는 전망을 즐길 수 있다. 계족산성으로 올라갔던 길로 다시 내려와서 황톳길을 따라 계속 간다.) - 임도삼거리 - 절고개 - 이현동, 장동주민문화센터, 장동산림욕장 방향으로 길이 갈라지는 곳에 있는 이정표에서 장동산림욕장 방향 - 관리사무소·산책로, 청호두메마을(이현동), 산책로·계족산성 방향으로 길이 갈라지는 곳에 있는 이정표에서 산책로·계족산성 방향 - 산책로, 대청호두메마을, 계족산성·봉황정 방향으로 길이 갈라지는 곳에 있는 이정표가 다시 나옴. 산책로 방향으로 내려간다. - 장동산림욕장 입구 - 주차장(버스정류장)

교통편

  1. 찾아가기 : 대전 복합터미널 건너편 ‘복합터미널’ 시내버스정류장에서 급행2번 버스를 타고 ‘와동현대아파트’ 시내버스정류장에서 하차, 74번 버스를 타고 ‘장동지구산림욕장’ 시내버스정류장에서 하차.(대전 복합터미널~장동산림욕장으로 들어가는 길 초입까지 택시비가 약 1만 원 정도 나온다.)
  2. 돌아오기 : ‘장동지구산림욕장’ 시내버스정류장에서 74번 버스를 타고 ‘신대주공아파트’ 시내버스정류장에서 하차, 급행2번 버스를 타고 복합터미널이나 대전역으로 이동.홍천버스터미널에서 수타사행 버스는 09:10, 13:30, 16:50 등 3회 운행한다. 이 버스는 9:35, 14:00, 17:20 홍천버스터미널로 돌아간다. 문의 033-432-7893.

걷기여행 TIP

가족과 함께 걷는 황톳길
  1. 자세한 코스정보 http://www.koreatrails.or.kr/course_view/?course=1094
  2. 화장실 : 장동산림욕장 입구 야생화단지 옆, 황톳길에 여러 곳 있음.
  3. 식당/매점 : 장동산림욕장으로 들어가는 길 초입에 간이매점 있음.
  4. 숙박 : 안대전시내 숙박업소 이용
  5. 코스문의
    1. 장동산림욕장관리소 042-623-9909
    2. 대전광역시 관광사업과 042-270-3974

글, 사진: 장태동(여행작가)

2017.05.11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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