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20도’ 실화야?…등린이가 명심해야 할 산행의 법칙

[여행]by 매일경제

코로나19가 여러 가지를 바꿔놨지만 그중에서 여가문화의 변화도 빼놓을 수 없다. 가급적 소단위로, 서로 거리를 두며 즐길 수 있는 레저에 관심이 높아졌다. 최근 몇 해만에 달궈진 캠핑이나 차박, 등산 등의 아웃도어 열풍이 그렇다.


하지만 올 겨울은 심상치 않다. 좀처럼 날씨가 외부 활동하기에 적절하지 않으니 말이다. 최근 보름 가까이 시베리아 한파에 몸살을 앓았고, 절기 상으로도 대한 추위 등 수차례 강추위가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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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산행 / 사진 = 국립공원공단

매서운 추위는 아웃도어 활동을 하는 데 있어 가장 큰 난관이다. 무엇보다 산을 타야하는 등산 초보자, 이른바 등린이에게는 더욱 힘들 수밖에 없다. 겨울철 산행은 추위와 눈길로 체력소모가 심하고, 폭설‧강풍 등 예측할 수 없는 기상이변 또한 많이 발생한다.


때문에 산행 전에 반드시 기상정보 확인과 겨울철 산행에 필요한 아이젠, 각반(스패츠) 등 안전장비, 그리고 방한복, 모자, 장갑 등의 겨울용 산행용품을 반드시 갖춰야 사고를 미리 방지할 수 있다.


또 겨울철에는 급격한 온도차로 심혈관계 질환을 유발해 심장돌연사 및 뇌출혈의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충분한 준비 운동을 하고, 방한모를 쓰는 등 머리 부분을 따뜻하게 유지해야 한다. 초콜릿과 같은 열량이 높은 간식이나 비상식량을 준비하는 것도 좋고, 해가 떨어지기 2시간 전에는 산에서 내려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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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산행 중 안전 사고자 구조 장면 / 사진 = 국립공원공단

국립공원공단이 2015년부터 최근 5년간 산에서 발생한 안전사고를 조사한 결과 총 914건의 안전사고 중 겨울철인 12월~1월에 발생한 사고는 전체 20%인 187건이었다. 187건 중 골절이 59% 110건으로 가장 많았고, 상처가 35%인 66건, 탈진이 6% 11건 순이었다. 골절과 상처를 합치면 전체의 94%로 겨울철 안전사고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5년간 사망 사고 83건 중 동사 사고는 1건이 발생했다. 다만 2014년 이후 6년간 발생한 동사 사고는 3건이다. 2014년 11월 소백산을 찾은 60대 여성이 흰봉산 삼거리일원(비법정)에서 조난돼 이틀에 걸친 수색 끝에 발견했으나, 영하의 날씨로 인해 사망했다.


같은 해 크리스마스 날에는 지리산에 오른 40대 남성이 전날 장터목대피소에서 숙박 후 다음날 탐방로를 벗어난 곳에서 배낭을 메고 누운 채 사망한 상태로 발견됐다. 2016년 1월에는 일행 2명과 설악산 오색~대청봉~중청대피소를 산행하던 60대 남성이 대청봉 100m 하단에서 강풍 등 급격한 날씨 변화로 체력이 저하돼 뒤쳐져 유명을 달리했다.


그럼 추위에 따른 불상사를 막기 위한 방법은 없을까. 저체온증 증상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이해하기 쉽게 Q&A로 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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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유산 향적봉 / 사진 = 국립공원공단

Q. 저체온증의 원인은 무엇인가?

A. 저체온증은 체온이 35도 이하로 떨어진 상태를 말한다. 추운 날씨에 인체의 열 생산이 감소하거나 열 소실이 증가할 때 발생한다. 증상은 중심체온인 35도에 따라 경증, 중등, 중증 등 3가지로 나뉜다.


Q. 3가지 증상은 어떻게 다른가?

A. ⓐ 경증은 체온이 33~35도일 때를 말한다. 온몸에 심하게 떨림 현상이 나타나고, 피부에 닭살로 불리는 털세움근(기모근) 수축 현상이 일어난다. 피부 혈관이 수축해 피부가 창백해지고 입술이 청색을 띠며 기면 상태에 빠지거나 자꾸 잠을 자려 한다. 판단력 저하와 건망증이 나타난다.


​ⓑ 중등도는 체온이 28도에서 32도일 때로, 맥박 및 호흡이 감소하고 혈압이 저하돼 기억상실, 환각증세가 나타나고 혼수상태에 빠질 수 있다. 근육 떨림은 멈추고 경직되며 동공이 확장되기도 한다.


ⓒ 중증은 체온이 28도 미만으로 떨어진 상황이다. 부종, 폐출혈 등이 생길 수 있고, 심실 세동과 같은 치명적인 부정맥이 유발돼 심정지가 일어나거나 의식을 잃고 정상적인 반사 신경이 소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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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백산 북부 설경 / 사진 = 국립공원공단

Q. 응급처치는 어떻게 해야 하나?

A. 가장 먼저 119에 도움을 청한 후 추운 장소로부터 환자를 대피시켜야 한다. 젖은 옷은 갈아입힌 후 침낭, 담요 등을 이용해 환자의 체온을 높여 준다. 이때 갑자기 체온을 높이면 치명적인 부정맥이 발생할 수 있다. 신체 말단 부위부터 가온을 시키면 오히려 중심체온이 더 저하되는 합병증이 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의식이 확실한 경우에는 알코올, 카페인 등이 없는 따뜻한 음료와 초콜릿, 사탕 같은 고열량의 음식을 섭취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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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산 서석대 / 사진 = 국립공원공단

국립공원공단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조되고 있는 지금 안전한 탐방이 우선이다. 겨울산행은 다른 계절에 비해 사고 위험성이 높기 때문에 산행 전에 탐방계획 등 사전 준비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겨울 산을 찾을 등린이와 등산객에게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이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가 가져온 답답한 일상에 많이 지쳐가고 있다. 때문에 잠시 잊고 어디론가 떠나려는 등린이를 포함한 이들이 늘고 있다. 정부가 정한 사회적 거리두기는 물론이고, 계절에 맞는 안전 준비도 최선을 다해 지켜 건강한 아웃도어 라이프를 즐기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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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리산 비로봉 / 사진 = 국립공원공단

▶▶▶ 겨울 산행을 100배 즐기는 준비물 3

● 아이젠 = 강철 등으로 된 스파이크 모양으로, 얼음이나 눈길에 미끄러지지 않도록 등산화 밑에 덧신는 장비다. 겨울 산은 눈에 드러나지 않는 빙판 코스가 많은 만큼 꼭 챙겨야 한다.


● 각반(스패츠) = 발목부터 무릎까지 감싸주는 장비로 습기로부터 다리와 발을 보호해 준다. 등산화 보호 및 보온 역할도 겸한다. 특히 눈 덮인 산 또는 비 오는 산을 등반할 시 유용하다.


● 안전가이드 예약시스템 = 안전가이드 예약시스템은 탐방객의 안전하고 즐거운 산행을 위해 가이드서비스를 원하는 이용자(탐방객)와 가이드를 연결해 주는 예약시스템으로 활용하면 좋다.


[장주영 여행+ 기자]

2021.01.13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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