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100만 찾는 최장 황톳길 생긴 이유가 하이힐 때문?

[여행]by 매일경제

코로나도 지옥이지만 휴가철인데 회사, 집, 회사, 집만 반복하려니 갑갑하기 그지없다. 이럴 때는 야외 활동이 ‘딱’이다. 단, 장맛비 굵은 빗줄기를 피하시되, 바깥에서도 마스크는 반드시 꼭 착용하셔야 한다. 마스크를 착용해도 숨이 많이 차지 않는 걷기 좋은 길 2곳을 추천한다. 대전 시내에서 차로 20~30분이면 닿는다.

연간 100만명 방문했던 계족산 황톳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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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족산 황톳길은 1/3가량은 황톳길이고 나머지는 흙길이다. 신발을 벗지 않고도 걸을 수 있다.

대전시 대덕구와 동구에 걸쳐 있는 계족산(鷄足山)은 한자대로 풀이하면 닭발처럼 생겼다는 의미인데, 닭보다는 발에 방점을 찍을 만하다. 천국 최초로 맨발로 걸을 수 있는 황톳길이 깔렸다. 길이는 장동삼림욕장에 임도삼거리까지 14.5km에 달한다. 해발 200~300m 높이 완만한 길이라 걷기에 그다지 부담스럽지 않다. 이제는 대전의 대표 관광지를 넘어서 한국을 대표하는 길로 자리매김했다. 수상경력이 화려하다. 한국관광공사가 ‘한국관광 100선’, ‘5월에 꼭 가 볼 만한 곳’에 꼽았고, 여행전문기자들이 뽑은 ‘다시 찾고 싶은 여행지 33선’에 선정했다. 연간 방문인원이 100만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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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진행된 계족산맨발축제 당시의 모습.

황톳길이 탄생한 사연 역시 흥미롭다. 마라톤이 취미인 조웅래 맥키스컴퍼니 회장은 2004년 소주 회사를 넘겨받은 후 대전으로 이사했다. 맥키스컴퍼니는 충청권 대표 소주 오투린과 이제 우린 소주를 생산한다. 조 회장은 대전에 와서 틈만 나면 계족산 임도를 연습 삼아 올랐다. 2006년 고향 친구들이 찾아오자 평소대로 계족산 나들이를 갔다. 일행 중 하이힐을 신은 여성이 있자 자신의 신발을 벗어주고 맨발로 걸었다.


그 당시에 계족산 임도는 돌길이어서, 발이 상당히 아팠다. 그런데 자려고 누우니 발부터 시작해 후끈 몸이 달아오르고 꿀잠이 들어 머리가 상쾌해졌다. 그렇게 맨발 걷기에 빠진 조 회장은 매일 같이 계족산을 맨발로 걷기 시작했다. 맨발 걷기의 효능을 혼자만 누리기 아깝다고 여긴 조 회장은 함께 나누고 싶은 생각에서 회삿돈을 들여 2006년 9월 황톳길을 깔았다. 최적의 상태로 관리하는데 매년 2천여 톤의 황토가 소용된다. 값으로 따지면 10억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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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족장이 있어, 중간에 발을 씻을 수 있다.

황톳길의 효과는 발 마시지와 산림욕에 그치지 않는다. 황토의 붉은 색깔이 안정감을 주는 시각적 효과로 우울증과 불면증을 줄여준다. 5월에는 황톳길 맨발축제를 열고, 4월부터 10월까지 연 130회가량 무료로 뻔뻔한 클래식 공연을 펼쳐왔는데, 코로나로 인해 쉬고 있다. 그렇지만 걷기 본연의 즐거움에 빠지기에는 문제가 없다.


▷ 계족산 홧통길 2배 즐기려면 : 계족산성까지 오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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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족산성 끝에 서면 대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다소 힘에 부칠 수 있지만, 역사의 정취 위에 자취를 남기고 싶다면 계족산성 성벽까지 힘을 내보아도 좋다. 계족산 황톳길을 쭉 걸어오다가 정상 방면으로 진입하면 된다. 서울 남산으로 치면 둘레길을 걷다가 서울타워 방향으로 오르는 길에 접어드는 것과 비슷하다.


계족산성은 둘레 1200m로 높이 399m 계족산 정상부에 있다. 계족산성의 원형은 일부만이 남았지만, 새로 만든 산성에 오르면 대전 시내와 시를 관통하는 갑천, 대청호까지 전경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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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으로 담은 계족산성. 둘레 1200m로 외벽의 높이는 7m 정도이다.

내륙의 다도해로 불리는 대청호 호반낭만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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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륙의 다도해라는 평가를 받는 대청호다.

대전은 대청호를 접하고 있다. 원래 대덕군과 청원군 사이에 있다고 하여, 대청호라 이름 붙었다. 현재 상황은 대전광역시 대덕구, 동구, 충청북도 청주시와 보은군, 옥천군에 걸쳐 있다. 금강 수계 최초의 다목적 인공 저수지인 대청호는 저수량 기준으로 소양호와 충주호에 이어 국내에서 세 번째로 큰 인공호수다. 대청호를 가장 가까이에서 제대로 즐길 방법은 호수 둘레길을 따라 걷는 것이다. 대청호 호수 주변으로 ‘사람과 산과 물이 만나는 대한민국 대표 녹색생태관광로드’, 이름 하여 ‘대청호오백리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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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속마을 정원으로 가는 길에 수몰민의 향수가 짙게 느껴진다.

그중 가장 유명한 구간은 4코스 호반낭만길이다. 호숫길 풍경은 감탄을 자아낸다. 내륙도시라는 아쉬움을 날려버릴 정도로 큰 대청호가 모래밭과 어우러져 어느 각도에서 봐도 그림이 나온다. 가장 그림 같은 장소를 한 곳만 꼽는다면 물속마을 정원을 들겠다. 1980년 12월 2일 대청호 지역에 살던 86개 마을 4075세대 주민 약 2만6000명이 살던 터전이 물속에 잠기면서 대청호가 생겼다. 실향민은 휴전선을 건널 날을 꿈꾸지만, 수몰민은 그런 희망조차 없다. 물속마을 정원은 고향마을에 대한 그리움을 담은 정원으로 4코스 호반낭만길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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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드라마 슬픈연가와 영화 창궐을 찍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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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호오백리길 4구간 호반낭반길과 대청호를 드론으로 담은 모습.

정원을 지나면 전국의 영상 종사자들이 몰려든 촬영장소가 나온다. 물속마을 정원 인근에서 드라마 슬픈연가와 영화 창궐, 7년의 밤 등을 찍었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1km 정도 대청호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수변데크 길과 흙길은 걸음을 옮길 때마다 달라지는 풍경에 발걸음이 저절로 멈추게 된다. 구석구석 다양한 포토존이 있어 사진 찍는 재미도 있다. 산보다 호수가 좋은 이들에게 추천한다. 송현철 한국관광공사 대전충남지사 지사장은 “대청호는 국토 중앙에 자리하고 있어 전국 어디서나 쉽게 다녀갈 수 있다”라며 “아름다운 풍경을 즐길 수 있는 오백리길과 계족산 황톳길을 하루코스 언택트 건강 힐링 여행지”라고 강력 추천했다.


▷ 4구간 호반낭만길 코스 제대로 걷기 : 대전 동구 윗말뫼→B지구→ 드라마 촬영지→전망 좋은 곳→ 가래울→교촌→대청호 자연생태관→습지공원→추동 취수탑→황새바위→연꽃마을→금성마을 삼거리→엉고개→제방길→신상교(6시간 이상 소요)


▷ ▷ 대청호 오백리길은 : 총 길이 약 250km로 본선 21구간과 지선 5개 구간으로 이루어진 이 코스에는 대청호 물문화관, 두메마을, 미륵원, 대청호 자연생태관, 청남대, 금강유원지, 찬샘마을, 문의문화재단지, 정지용 생가 등 역사유적, 문화답사, 농촌체험, 등산과 산책 등을 고루 즐길 수 있는 포인트가 이어진다. 대청호오백리길의 대전 구간은 두메마을길(1구간), 찬샘마을길(2구간), 호반열녀길(3구간), 호반낭만길(4구간), 백골산성 낭만길(5구간), 대추나무길(6구간)이며, 7~21구간은 충북지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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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호 오백리길.

[권오균 여행+ 기자]

2021.07.22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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