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까 말까' 고민중? 지금 필리핀 여행가면 이렇습니다

[여행]by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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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보라카이 해수욕장. /사진= 강예신 여행+ 기자

지난달 17~23일, 필리핀에서 실감이 안 나는 일주일을 보냈다. 입 떡 벌어지는 자연 경관, 지갑을 자꾸만 열게 되는 저렴한 물가, 밥보다 많이 먹은 망고, 여기저기서 “안녕하세요!” 외치던 현지인들까지. 35도가 넘는 무더위의 따가운 햇볕에 빨갛게 탄 피부까지도 현실감이 안 들어 내가 실제로 여행을 온 건가 하는 생각에 놀라곤 했다. 숨이 턱 막혀오는 더위인데 숨통이 트이는 아이러니한 상황. 지긋지긋한 코로나19와 드디어 이별하는 듯한 기분에 몇 번이고 만세를 외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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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마닐라 거리의 지프 버스. /사진= 강예신 여행+ 기자

아직까지 많은 한국인들이 선뜻 필리핀 여행을 결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여행이 가능해졌다고는 하지만, 지역마다 다르게 요구되는 QR코드 및 PCR 검사를 비롯해 복잡한 절차, 치안 우려 등이 뒤따른다. 인기 여행지 보라카이 직항편을 현재 운영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불편하다. 필요한 절차를 알아보는 것을 시작으로 준비를 하고, 여행 마치고 돌아오기까지 마냥 좋은 기억만 남기지는 못했다. ‘그냥 가지 말까’하는 생각이 몇 번이고 머리를 스치기도 했다. 하지만 꾹 참고 잘 준비해 다녀온 필리핀은 힘들었던 과정의 몇 배로 큰 기쁨을 선사해줬다. 다소나마 코로나19에서 자유로워지는 것이 얼마나 홀가분한지 절감했다. 필리핀 여행을 꿈꾸는 이들을 위해, 현재 필리핀 여행을 하려면 필요한 절차는 무엇인지, 현지 분위기는 어떤지. 4월 중순~말 기준 직접 경험한 따끈따끈한 후기를 푼다.

STEP ① 필리핀 입국 전,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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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 제 1터미널 코로나19검사센터(서편). /사진=강예신 여행+ 기자

필리핀에 입국하기 위해선 여러 절차가 필요하다. 도착 시간 기준 최소 6개월 이상 유효한 여권, 최소 3만5000달러 보장 조건의 코로나 치료 여행보험, 원헬스패스 등록 절차를 통해 발급받은 QR코드 등을 준비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백신접종여부와 상관없이 48시간 이내 실시한 RT-PCR검사 음성확인서 혹은 출발 24시간 전 실시한 신속항원검사 음성확인서가 필요하니 준비해야 한다. 원헬스패스 QR코드는 백신 예방 접종 영문증명서, 숙박 예약 확인서, 왕복항공권, PCR 혹은 신속항원검사 음성증명서 등을 등록해야 발급할 수 있다.


기자는 일요일 오후 7시 비행기였기 때문에 출발 전까지 PCR/신속항원검사 영문증명서 발급을 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힘들었다. 따라서 출발 당일 공항에 일찍 도착해 공항 내 코로나19검사센터에서 신속항원검사를 받기로 하고, 미리 Safe2go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 후 방문했다. 신속항원검사는 1시간 이내 문자 및 이메일로 결과를 받아볼 수 있고, 검사소에서 영문증명서 출력도 가능하다. 증명서 발급 후 원헬스패스 QR코드 발급 절차를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출발 전 넉넉하게 검사 예약을 하는 걸 추천한다. 현재 해외여행객이 증가하는 추세라 예약을 하지 않으면 오래 기다려야 할 수 있으니 꼭 예약 후 방문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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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코로나19검사센터에서 발급받은 영문 음성확인서. /출처=강예신 여행+ 기자

​신속항원검사 음성증명서를 받았다면 필리핀 입국 시 필요한 QR코드들을 발급받아야 한다. 원헬스패스를 포함해 각 지역별로 필요한 QR코드들이 다르니 미리 확인 후 모든 QR코드를 사전에 출력 또는 화면 캡쳐를 잘 소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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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아시아나항공 비즈니스라운지. /사진= 강예신 여행+ 기자

몇 달 전까지만 해도 휑했던 인천공항인데, 새삼 해외여행이 다시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아직 공항에 사람 얼마 없겠지’하는 생각은 오산이다. 기자가 탑승한 인천~마닐라 왕복 아시아나 비행기는 전좌석이 꽉 찼다. 게다가 모든 승객마다 특정 국가 입국 시 필요한 서류를 확인하기 때문에 짐 부치는 시간이 예전보다 지체될 수 있다. 적어도 출발 2시간 반 전에는 도착하는 걸 추천한다.

​STEP ② 필리핀 현지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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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마닐라공항 제2터미널. /사진= 강예신 여행+ 기자

필리핀 마닐라의 니노이아키노국제공항에 도착하니 원헬스패스 QR코드를 통해 입력한 서류를 꼼꼼히 확인했다. 공항 이용객이 많아 시간이 지체될 수 있으니 이후 일정을 잡을 때 감안하는 게 좋다. 필리핀은 최근 해외여행객을 받기 시작하자마자 해외 관광객이 급속도로 늘어난 듯 보였다. 특히 서구권 관광객들이 많이 보였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국내선 터미널도 안산인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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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닐라 SM몰. /사진= 강예신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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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카이 해수욕장. /사진= 강예신 여행+ 기자

쇼핑몰, 해수욕장, 호텔, 레스토랑 모두 평일에도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관광지에는 음료, 기념품 등을 파는 상인들도 많이 보였다. 마닐라와 보라카이 기준으로 아직 한국인 관광객은 드물었다. 마스크의 경우 실내외 시설, 대중교통 등 어느 곳에서나 철저히 착용하고 있었다.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미국·유럽에서 온 기자들은 다소 갑갑해하는 듯했다. 펍의 경우 새벽까지 영업하고 있었는데, 입장 전 백신접종 여부를 확인하는 곳도 있었다. 백신패스가 사라졌다고 하지만 일부 시설에서는 계속 유지하고 있는 것 같았다. 한국에서 발급해온 영문백신접종증명서를 보여주니 무사히 입장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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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카이 해변. /사진= 강예신 여행+ 기자

최근 다녀온 입장에서 조심스럽게 의견을 내보자면, 필리핀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지금이 다녀오기 좋은 시기라고 생각한다. 우선 한국, 중국, 일본 등 동양인 여행객들이 아직 거의 없는 시기라 훨씬 한적하게 즐길 수 있다. 특히 한국인에게 인기가 많은 휴양지 보라카이 섬의 경우 지난 2018년 6개월 간 환경 문제로 문을 닫은 뒤 바로 코로나 사태를 맞아 장기간 관광객의 발길이 끊겼다. 그 영향 때문인지 어느 해변이든 아주 깨끗하고 한적했다. 한 필리핀 주민은 “필리핀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비싼 물가 때문에 보라카이를 많이 가지 않고 보다 저렴한 지역의 해변을 주로 찾는다”고 말한다. 너무 물이 맑고 깨끗해 이 지역이 한때 몰리는 관광객으로 인해 심각한 환경 문제를 겪었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평화로운 자연 속의 럭셔리 리조트에서 제대로 힐링하고, 수상 액티비티까지 즐기다 보면 길었던 코로나 블루를 치유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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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닐라에서 탑승한 택시. /사진= 강예신 여행+ 기자

​많은 필리핀 여행객들이 염려하는 치안의 경우 코로나19 상황과 무관하게 항상 제기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개인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특히 마닐라와 같은 대도시에서는 저녁 늦게 외출을 삼가고, 택시 이용 시 그랩(Grab) 어플을 이용하는 등 늘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다만 그랩을 이용하면 대개 10분 이상은 기다려야 택시를 배정했다. 그랩이 잘 잡히지 않아 일반 택시를 몇 번 이용해보기도 했다. 많은 택시 기사들이 미터기를 켜지 않아 흥정을 해야 했는데, 운이 좋으면 그랩 비용보다 저렴하게 이동할 수도 있었다. 기자는 혼자 몇 번 일반 택시를 타면서 다행히 별다른 이슈가 없었지만, 급한 일이 없다면 그랩을 이용하는 걸 추천한다. 거스름돈이 없다며 주지 않는 택시가 많으니 잔돈을 미리 준비해 탑승하는 것이 좋다. 택시를 타고 내릴 때마다 귀엽게 생긴 아이들이 꽃을 팔려고 몰려와 난감했다. 일행 중 한 명이 한국 돈 2만원 정도를 준 적이 있는데 꽃을 얼마나 많이 줬는지 일행 전원이 나눠 갖고도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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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카이에서 기념품을 판매하는 상인. /사진=jp/tp

한국인이 자주 가던 관광지에서는 능숙한 한국말로 인사를 걸어오는 이들이 종종 있었다. 아직 한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보이지 않는데도 ‘I ♡ Korea'라고 적힌 티셔츠를 입은 상인들도 보였다. 한식당은 물론, 쇼핑몰에서 한국인 모델 및 브랜드, K-pop 노래가 등장하는 건 흔한 일이었다. 영어 의사소통도 원활하게 되고 현지인에게 도움을 요청하면 대부분이 적극적으로 설명해줬다. 결과적으로 좋은 기억만 간직하고 돌아온 여행이었지만, 늘 긴장을 늦추지 않고 주의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STEP ③ 한국 귀국 전 절차 및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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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 입국심사 대기줄. /사진= 강예신 여행+ 기자

인천공항으로 향하는 비행기 탑승 시 출발일 기준 48시간 이내 검사한 PCR 음성확인서가 있어야 한다. 호텔의 안내를 받아 인근 검사소를 방문하면 된다. 출발일 기준 10~40일 전 코로나19가 확진돼 치료 이력이 있는 내국인은 관할 보건소에서 코로나19 회복 영문증명서를 발급받아 지침하면 PCR검사를 면제한다.


​음성확인서를 발급받았다면, 입국 전 질병관리청에서 시행하는 검역 정보 사전입력 시스템 누리집에 접속해 개인정보, PCR 음성확인서, 예방접종증명서 등을 입력하면 QR코드를 발급받을 수 있다. QR코드를 발급받지 않을 경우 모든 서류를 일일이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대기시간이 길어지니 빠르고 간편하게 입국심사를 받기 위해 꼭 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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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방접종완료자 수동감시 안내문. /사진= 강예신 여행+ 기자

​QR코드를 발급받았다면 착륙 전 여행자 휴대품 신고서만 작성하면 된다. 여권, QR코드만 준비해 입국 심사대로 가면 신속히 끝낼 수 있다. 4월 1일부터 해외에서 한국으로 입국하는 국내외 예방접종완료자는 격리를 면제하고 7일간 수동감시 대상이 된다. 입국 후 1일차에 PCR검사를 받고 음성 판정 시 별도의 격리 없이 생활하면 된다. 입국 후 6~7일차에 신속항원검사 검사를 받고 음성이 나오면 수동감시를 해제한다.


​마닐라, 보라카이(필리핀)= 강예신 여행+ 기자


[강예신 여행+ 기자]

2022.05.07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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