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매치' 바비 피셔 vs '응답하라 1988' 최택

[컬처]by 맥스무비
'세기의 매치' 바비 피셔 vs '응

여기 두 명의 천재가 있다. 체스 말로 세계를 재패한 <세기의 매치>의 바비 피셔 그리고 <응답하라 1988>(tvN)의 바둑의 신 최택. 체스와 바둑만큼이나 닮은 듯 다른 두 천재를 비교해봤다.

실존과 허구

피셔와 최택의 가장 큰 차이는 바로 실존 여부다. 1월 28일(목) 개봉하는 <세기의 매치>의 바비 피셔는 혜성같이 나타나 최연소 그랜드 마스터 타이틀을 획득해 체스 천재로 불렸던 실존 인물. 반면 <응답하라 1988>의 최택은 한국 바둑의 신이라 일컬어지는 이창호 9단을 모델로 한 허구의 인물이다.

'세기의 매치' 바비 피셔 vs '응

떡잎부터 다르다

바비 피셔는 14세에 전미선수권대회를 8연패하고, 불과 15세에 최연소 그랜드 마스터 타이틀을 기록했다. 최택 역시 11세에 프로에 입단, 13세라는 어린 나이에 세계 최연소 타이틀을 거머쥔 바둑 천재다. 두 사람의 무서운 집중력과 승부욕은 이들을 천재 반열에 올려놓은 일등공신인지도 모른다. 유년시절부터 비기는 것을 싫어해 어른을 상대로도 이를 악물었던 바비 피셔나 오락실 게임에서조차 자신의 이름을 1위에 올려야 직성이 풀렸던 최택의 일화는 천재들의 집중력과 승부욕을 잘 보여주는 예.

'세기의 매치' 바비 피셔 vs '응

공존할 수 없는 행복과 천재성

천재는 단명 한다는 속설이 있다. 64세의 나이로 타계한 바비 피셔는 그 속설에 속할 만큼의 젊은 나이는 아니었지만, 순탄치 못한 삶을 살아왔다. 바비 피셔를 가장 힘들게 했을 고통은 바로 정신병. 강박증과 과대망상증이 점차 심해지며 자신이 도청, 감시 당하고 있다고 여긴 바비 피셔는 우수한 체스 성적과는 별개로 기이한 행동을 하고 불안에 떨며 살아갔다. 안타깝게도 그런 바비 피셔의 주변에는 그를 믿어주고 격려해주는 동반자보다 저마다의 이해타산이 있는 사람들이 많았던 모양이다. 점차 정신병이 깊어지는 바비 피셔에게는 가족조차도 큰 힘이 될 수 없었다. 

 

바비 피셔에 비하면 비교적 평온한 삶을 사는 최택도 수면제, 수면유도제 등이 있어야 잠을 잘 수 있었으며 두통약을 달고 살았다. 천재 바둑 기사라는 타이틀을 지켜내기 위한 강박 때문. 하지만 최택은 따뜻한 가족의 품과 안식처가 되어주는 친구들, 연인의 사랑으로 결국 약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세기의 매치' 바비 피셔 vs '응

예민하거나 무심하거나

바비 피셔는 천재였으나 완벽한 인간은 아니었다. 자신의 실력을 너무나도 잘 알고 높이 평가했기에 자신감을 넘어 자만했던 것. 배려와 타협을 모르는 오만한 천재는 선망의 대상이었지만 동시에 대중의 미움을 사기도 했다. 

 

최택은 바둑을 둘 때는 천재지만 서툰 젓가락질로 깍두기도 못 먹고, 신발 끈조차 못 묶는 어리바리한 모습이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인물이다. 또한 누군가 별똥별을 보며 ‘택이가 제발 나쁜 놈이었으면 좋겠다’고 소원을 빌 정도로 순수함의 결정체다.

'세기의 매치' 바비 피셔 vs '응

전설 아니고 레전드!

<세기의 매치>의 하이라이트는 역사상 가장 극적인 대결로 회자된 세계체스챔피언대회 장면이다. 1972년 미국과 소련의 냉전 당시 세계 챔피언이었던 러시아의 보리스 스파스키와 미국 국적인 바비 피셔의 경기는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혹자는 3차 세계대전이라고 부를 만큼 피 튀겼던 대결에서 바비 피셔는 첫판에 지고 두 번째 경기에선 경기 거부로 몰수 패를 당했다. 그러나 나머지 경기에서 승리를 챙기며 결국 보리스 스파스키를 제치고 세계 챔피언으로 등극했다. 이 대회에서 구사한 바비 피셔의 전략은 라이벌인 보리스 스파스키조차 감탄하고 존경을 표했을 정도라고 한다.

 

<응답하라 1988>의 최택이 중국과 일본의 선수들을 상대로 혼자 5연승을 거둔 에피소드는 바둑계의 전설로 회자되는 이창호 9단의 ‘상하이 대첩’을 재구성한 것이다. 6회 농심배 한·중·일 세계바둑최강전에서 이창호 9단이 중국과 일본의 최고수 5명을 완파한 것. 드라마에서 최택은 당시 이창호 9단의 옷차림, 홀로 대국장으로 걸어가는 모습은 물론 실제 우승 기보까지 완벽하게 재현해 화제가 됐다.

 

글 임윤주(프리랜스 에디터)

2016.03.12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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