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흑인 뮤지션, 프린스 로저스 넬슨(Prince Rogers Nelcon). 4월 21일(미국 현지시간) 아침 그의 사망소식이 들려왔다. 미국 최고의 음악상 그래미 어워즈에서 7개의 상을 수상한 바 있는 프린스는, 먼저 세상을 떠난 마이클 잭슨이 유일하게 자신의 라이벌로 프린스를 지목했던 팝가수였고, 신해철은 생전에 자신이 진행하던 라디오에서 프린스를 ‘20세기에 태어난 흑인 모차르트’라고 찬양했다. 그의 비보를 들은 팬들은 임시 추모 공간에 보라색의 꽃을 수놓고 있다. 프린스를 추모하며 그가 남긴 영화와 음악을 마음에 새겨보자.

<퍼플레인>(1984)과 O.S.T. ‘Purple Rain’

‘퍼플 레인(Purple Rain)’은 프린스의 대표곡이자 1985년 미국 아카데미에서 ‘베스트 음악상’을 수상한 명곡. 같은 해에 골든글로브의 ‘베스트 음악상’ 후보로도 올랐다. 한국에서도 이 곡을 통해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졌다. <퍼플 레인>(1984)은 프린스가 주연을 맡아 무명 록밴드의 성장기를 그린 영화로, 프린스의 자전적인 이야기가 더해졌다. 영화에 대한 평가도 긍정적이었지만, 더 큰 호평을 받은 건 역시 그의 음악이다.

<체리 문>(1986)과 O.S.T. ‘Parade’

<체리 문>(1986)은 프린스가 처음으로 직접 연출과 주연을 맡은 영화다. 당시 미국공윤심의회에 부적격 판정을 받고 불쾌함을 표현했던 그는 예정대로 음악을 발표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영화는 상당 부분 편집되어 개봉하며 혹평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 영화의 O.S.T 앨범인 ‘Parade’는 흥행 대성공이었다. 펑키하고 섹시한 ‘Kiss’가 대표곡.

팀 버튼의 <배트맨>(1990)과 O.S.T. ‘Batman’

국내에서 1990년에 개봉했던 팀 버튼 감독의 <배트맨>의 O.S.T. 앨범의 전곡을 작업했다. 프린스의 정규앨범 같은 이 O.S.T. 앨범은 프린스의 목소리가 담긴 곡 8곡이 수록되어 있다. 조커가 페인트로 박물관의 전시품들을 엉망진창으로 만들 땐 ‘Partyman’이, 조커가 피에로 풍선을 달고 퍼레이드를 벌이며 돈을 뿌리는 장면에서는 ‘Trust’가 흘러나온다. ‘Batdance’는 1989년 8월 첫 주 빌보드차트 1위를 차지하며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앨범 자체도 명반으로 인정 받은 OST.

<해피피트>(2006)와 ‘The Song Of The Heart’ ‘Kiss, Heartbreak Hotel’

파격적인 음악과 퍼포먼스로 유명했던 프린스가 2006년에는 애니메이션 음악에도 참여했다. 바로 뮤지컬 애니메이션 <해피피트>의 O.S.T. ‘The Song Of The Heart’ 를 부른 것. 그리고 그 해에 또 한 번 수상의 영광을 누렸다. 2007년 미국 골든글로브에서 ‘베스트 음악상’을 수상했다. 귀여운 펭귄 목소리와 함께 어우러진 이 곡 여전히 프린스의 독특한 음색으로 꽉 차있다. 

 

당시 <해피피트>(2006)는 팝, 락, 재즈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재해석한 뮤지컬 애니메이션으로 찬사를 받았다. 배우들의 버전으로 재탄생한 곡 중 프린스의 음악도 빠지지 않았다. 영화 속에선 노마 진 역의 니콜 키드먼과 멤피스 역의 휴 잭맨이 함께 ‘Kiss, Heartbreak Hotel’을 불렀다. 이 곡은 배우들이 프린스의 ‘Kiss’를 부르는 가운데 엘비스 프레슬리의 ‘Heartbreak Hotel’반주가 흐르는 매시업(mash-up) 기술을 활용했다. 명곡이 명곡을 낳았다.

글 채소라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