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해철 2주기 추모, ‘마왕’이 남긴 영화음악 4

[컬처]by 맥스무비
신해철 2주기 추모, ‘마왕’이 남긴

2년 전 10월 27일, 신해철의 갑작스런 부고가 우리의 일상을 뒤흔들었다. 하지만 ‘마왕’ 신해철이 남긴 음악은 여전히 우리 곁에서 뜨거운 숨을 쉬고 있다. 신해철 추모 2주기를 맞아 그가 영화계에 남긴 영화음악을 다시 듣는다.

마왕, 음악감독이 되다

신해철이 영화음악을 시작한 건 1992년 '바람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 한다'부터다. 영화는 동명의 시집을 펴낸 시인 유하의 연출 데뷔작이자 엄정화의 연기 데뷔작이다. 1988년 MBC 대학가요제에서 ‘무한궤도’라는 3인조 키보디스트로 이뤄진 독특한 구성의 밴드로 대상을 받으며 데뷔한 신해철. 1990년대 초 록스타로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던 그는 1992년 밴드 넥스트를 결성한 뒤 멤버 이동규, 전기송과 함께 영화음악이라는 새로운 분야에 도전했다. '바람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 한다'에서 엄정화는 압구정동에서 출세를 꿈꾸는 혜진을 맡아 신해철이 작사, 작곡한 노래 ‘눈동자’를 불렀다. 영화는 흥행에 실패했지만 이후 엄정화는 주목받는 가수이자 배우로 이름을 알리게 된다.

마왕이 남긴 불멸의 사운드 트랙

신해철의 두 번째 영화음악은 '정글 스토리'(1996)다. 대중음악평론가 강헌이 시나리오를 쓰고 김홍준 감독이 연출했다. 당시 신인이던 가수 윤도현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윤도현은 로커의 꿈을 안고 상경한 도현을 직접 연기했다. 신해철이 직접 록스타로 특별 출연하기도 한 '정글 스토리'는 개봉 당시 평단으로부터 호평을 받았지만, 총 관람객은 6천 명으로 흥행에는 참패했다. 하지만 신해철은 '정글 스토리' 음악으로 자신의 바이오그래피에 큰 획을 긋는다. 신해철 개인 통산 네 번째 정규 앨범의 이름을 '정글 스토리'로 내세우고 영화 OST에 쓰인 곡과 새로운 곡을 모아 음반을 발매한 것. 타이틀곡 ‘절망에 관하여’, 산울림의 곡을 리메이크 한 ‘내 마음은 황무지’, 김동률과 함께 작업한 ‘그저 걷고 있는 거지’, 어두운 시대를 노래한 ’70년대에 바침’ 등 불후의 명곡들로 채워졌다.

마왕의 새로운 시도, 전자음악

신해철은 1997년 12월 31일 넥스트의 해체를 선언했다. 그리고 테크노 음악을 공부하기 위해 2년간의 영국 유학길에 오른다. 그가 돌아온 해 1999년 12월 11일, 마왕은 '세기말'에서 다시 한번 영화음악을 맡는다. '세기말'은 '넘버 3'(1997)의 연출을 맡은 송능한 감독의 차기작으로, 신해철은 영국 유학 당시 '넘버 3'를 수십 번을 보면서 생긴 송능한 감독의 영화에 대한 애정으로 그의 차기작에까지 참여하게 된다. 신해철이 영국에서 공부한 테크노 음악 작법은 '세기말' OST에 고스란히 녹아들었다. 신해철은 '세기말'에서 국악과 전자음악을 혼합한 ‘Nocturne’, 그의 대표곡으로 꼽히는 ‘일상으로의 초대’ 등을 선보였다.

마왕의 마지막 영화음악

신해철이 마지막으로 작업한 영화음악은 '쏜다'(2007)이다. 당시 신해철은 '쏜다'의 시나리오도 보지 않고 대략적인 줄거리만 듣고 작업에 참여했다. '쏜다'의 연출은 '신라의 달밤'(2001), '광복절 특사'(2002), '라이터를 켜라'(2002) 등 두 남자배우가 주연인 ‘브로 코미디’를 선보인 박정우 감독이 맡았다. 박정우 감독은 '쏜다'에서도 김우성, 김수로 두 주연배우를 정면에 내세웠다. 신해철은 '쏜다'에 OST를 실험적인 음악들로 채웠다. 미스터 펑키, 도그 테이블, 스키조, 마이크로 키드, 뷰티풀 데이즈 등 인디밴드들이 대거 참여해 다양한 음악을 선보였다. 주인공 박만수(감우성)의 테마곡 ‘국민체조’는 오르골 버전부터 메탈 버전, 왈츠 버전 등 다양한 장르로 편곡해 화제를 모았다.

 

글 양보연

2019.07.03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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