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로록~” 나라 말아먹는 희대의 간신 5

[컬처]by 맥스무비

간신은 아첨으로 권력을 얻고, 그 권력으로 자신의 배를 불리는 간악한 신하를 이르는 말입니다. 주로 역사와 권력을 다룬 영화에서 ‘악당’ 역할을 도맡아왔죠. 요즘엔 영화보다 현실에서 더 많은, 수없는 간신 무리를 봅니다.

 

역사는 현실로 반복되고, 영화는 그 현실을 비추는 거울이라고 하죠. 현실의 간신을 꼭 닮은 영화 속 희대의 간신을 불러모았습니다. 영화 속 간신의 최후에 밑줄 쫙.

'간신'(2015) 임숭재

미친 왕에겐 천하의 충신, 백성들에겐 천하의 간신

“호로록~” 나라 말아먹는 희대의 간

임숭재(주지훈)는 연산군(김강우)에게 아첨하고 전국 각지의 미인을 바쳤다. 영화에서는 임승재는 연산군을 배신하고 옳은 길을 가려고 하지만, 역사에는 죽을 때까지 왕의 간신 노릇을 했다고 기록됐다.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강한 놈은 적고, 약한 놈은 적히는 것이지요.”

간신 임숭재(주지훈)은 ‘왕 위의 왕’으로 군림한다. 연산군(김강우)의 처남으로, 연산군에게 갖은 아양과 아첨을 떨며 비위를 맞췄다. 여색에 미친 연산을 위해 전국에서 아름다운 1만 여인을 납치해다가 연산에게 바쳤다. “단 하루에 천년의 쾌락을 누리실 수 있도록 준비하겠나이다!”라고 큰소리 친 임숭재가 왕에게 바칠 여인들을 물색하는 것을 ‘채홍’이라 했는데, 채홍의 깃발이 뜨면 그 인근엔 피눈물이 흘렀다.

 

폐비 윤 씨 사건을 연산군에게 전해 갑자사화를 일으켰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권력에 위협이 되는 적들을 몰살시켰다. 그 빈 자리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자신의 측근을 벼슬자리로 올렸다고 한다. 영화 '간신'에선 임숭재가 미친 연산에게 등을 돌리지만, 실제 임숭재는 죽을 때까지도 “나는 죽어도 여한이 없으나 다만 미인을 왕에게 바치지 못한 것이 유한입니다”고 말해 간신의 진면목을 보여줬다고 한다.

'한반도'(2006) 권용한 총리

일본의 이익 먼저 챙기는 대한민국 공무원

“호로록~” 나라 말아먹는 희대의 간

대한민국이 강대국의 손아귀에 있길 바라는 권용한 총리(문성근). 통일이 되면 북한처럼 가난한 나라가 될 것을 두려워해 강대국이 한반도에서 빠져나가지 않도록 갖은 애를 쓴다. 사진 CJ엔터테인먼트

“통일해야지. 미국과 일본이 동의한다면.”

한반도 통일보다 원만한 대일관계가 우선인 권용한 총리(문성근). 남과 북이 통일을 약속하고 경의선 철도 완전 개통식을 추진하자, 일본은 한일신협약을 빌미로 한반도 유입 자본의 철수와 개통식 방해를 선포한다. 불안해하던 권 총리는 최민재 박사(조재현)가 고종의 숨겨진 국새를 찾으면 조약을 폐기할 수 있다고 주장하자 측근인 국정원 서기관 이상현(차인표)에게 국새 발굴 방해 지시를 내린다. 동시에 대통령(안성기)에게는 “국새는 없다”고 거짓 보고한다.

 

대통령이 건강상의 이유로 모든 권한을 총리에게 넘기자, 권용한 총리는 최민재를 압박하고 모든 발굴 작업을 중단시킨다. 하지만 최민재는 총리 모르게 발굴 작업을 진행해 국새를 찾는다. 결국 월급은 대한민국 세금으로 받으면서, 일본의 이익을 우선시하던 간신 총리는 옷을 벗는다.

'신세계'(2013) 이사진 3인방

‘문고리 3인방’ 뺨치는 권력 빈대들

“호로록~” 나라 말아먹는 희대의 간

아무 힘도 없는 <신세계>의 이사진 3인방. 이중구를 거쳐 이자성까지, 권력의 냄새만 맡으면 누가 됐든 빌붙는 게 이사진 3인방이 하는 일이다. 사진 NEW

“우리가 중구 동상을 치고받을 일이 있는가? 아녀, 아녀.”

이중구(박성웅)의 하수인 노릇을 하던 양 이사(장광), 박 이사(권태원), 김 이사(김홍파)는 권력에 흐름에 따라 손바닥 뒤집듯 자리를 옮긴다. 골드문의 서열 체계가 바뀌면서 이자성(이정재)이 실권을 잡자 결국, 이자성의 밑으로 들어간 그들. 이 셋은 능력은 없지만, 재빠른 눈치와 권력의 냄새를 맡는 예민한 후각 만은 세상 따라올 자가 없다.

 

이중구 앞에서 고개를 숙이던 ‘권력 빈대’ 3인방은 이자성에게 권력이 이동하자 그를 큰 박수로 환대한다. '신세계'에서 권력에 빌붙는 것 말고는 할 줄 아는 게 없는 ‘이사진 3인방’은 현실의 ‘문고리 3인방’과 판박이다.

'맥베스'(2015) 레이디 맥베스

비선 실세, 킹 메이커

“호로록~” 나라 말아먹는 희대의 간

남편 맥베스(마이클 패스벤더)를 왕위에 올리기 위해 그의 배후에서 모든 걸 조종한 레이디 맥베스(마리옹 꼬띠아르). 욕망이 부른 결과는 비극 뿐이다. 사진 판씨네마

“순결한 꽃처럼 보이되 그 밑에 숨은 뱀이 되세요.”

레이디 맥베스(마리옹 꼬띠아르)는 맥베스(마이클 패스벤더)를 코더 영주로 만들기 위해 애를 쓴다. 영주인 덩컨(데이빗 튤리스)을 살해하고 맥베스를 그 자리에 올리기 위해 레이디 맥베스는 밤낮으로 기도하며 맥베스에게 살인을 부추긴다. 덩컨에게 약을 먹여 재우고 맥베스가 덩컨을 죽이는 사이 술에 취해 잠든 신하들에게 죄를 뒤집어씌우는 레이디 맥베스.

 

결국 ‘킹 메이커’ 이자 ‘비선 실세’ 였던 레이디 맥베스의 바람대로 맥베스는 왕위에 오른다. 하지만 피로 얻은 권력의 끝엔 파멸이 기다리고 있다. 맥베스는 자신도 덩컨과 마찬가지로 암살될 지도 모른다는 공포로 인해 광기에 사로잡히고, 레이디 맥베스도 신경쇠약과 몽유병으로 끝내 스스로 생을 마감한다.

'암살'(2015) 염석진

나라 쯤은 얼마든지 팔아넘기는 앞잡이

“호로록~” 나라 말아먹는 희대의 간

희대의 이중첩자 염석진(이정재). 그는 임시정부의 엘리트였지만 독립운동이 나라의 해방에 도움이 되는지 의문이 들어 일제와 손을 잡는다. 변절자가 된 염석진은 광복 이후, 독립운동가 안옥윤(전지현)의 손에 최후를 맞이한다. 사진 쇼박스

“어떻게 저를 의심하실 수가 있습니까?”

염석진(이정재)은 테라우치 총독을 암살하려고 임시정부에서 파견했을 정도로 실력이 뛰어난 독립투사였다. 그는 임시정부로부터 안옥윤(전지현), 속사포(조진웅), 황덕삼(최덕문)으로 이루어진 특공대를 이끌고 조선 주둔 사령관인 카와구치 마모루(박병은)와 친일 인사 강인국(이경영)을 처단하라는 특명을 받는다.

 

하지만 이 정보를 일본군 헌병대에 돈을 받고 팔아넘긴 염석진. 헌병대와 손잡은 그는 하와이 피스톨(하정우)을 고용해 특공대원들을 제거하려 하지만 실패한다. 광복 이후, 대한민국 경찰이 된 염석진은 친일파 행적으로 재판에 선다. 자신의 몸에 난 상처들을 보여주며 독립투사라고 우겨대던 염석진은 ‘밀정이면 죽여라’라는 임무를 잊지 않았던 안옥윤의 손에 죗값을 치른다.

 

글 박경희

2016.11.30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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